사하도서관 고전산책 반
논어를 읽고 있습니다
논어 1권 학이편부터 요왈 20권까지
한글자도 빠짐없이 완독을 하고
또 새로 시작하기를 벌써 12년째입니다
글을 읽는 모습이
참으로 평화로워 보이지요?
사하도서관에서 고전산책을 시작한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동양철학이라는 것이 물맛과 같습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달지도 쓰지도 않습니다
그맛 늘 한결같이 밍밍하지만
갈증나는 사람에게는 감로수입니다
上善若水, 상선약수
가장 좋은 것은 물맛과 같다
실제 갈증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들은
물 맛의 소중함을 알지 못합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그 귀한 샘물의 근원을 덮어버리려고 했습니다
논어반 문하생들이
도서관 사이트에 호소문을 줄줄 줄줄줄 올렸습니다
저는 아무 힘도 없이
'떠날 때는 말없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님들이
우리반을 구사일생 회생시켰답니다
사하도서관에서 논어에세이로
논어를 함께 강독한 명단
대표: 김상연
손은미 류정은 김예숙 황명주 김진숙 김영애 이은설 박봉선 최송자
김부자 손지은 김은수 조영건 박현이 이수빈 최영보 정도선 한영선 성만순
오명옥 김연숙 이명순 허용택 이승미 이은희 박종임 김순선 안수구
장춘자 김순자 선생님들이십니다
한번도 결석한 날이 없는 회원들이 대부분입니다
매화꽃 필때부터 노란은행잎들이 휘날릴때까지
한결같이 함께 해주시는 님들
한해동안 고마웠습니다
세계인문학포럼에 단체로 수업을 대신한 날입니다
'워홀에서 모네까지'
부산시림미술관관람에서 세대차를 무너뜨리고
긴머리소녀 파마머리소녀 흰머리소녀가
모두 화락화락 하하호호 즐거웠답니다
그 소녀와 같은 감흥을 이기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혼자 해저무는 어스름 광안리 바닷가 끝자락에
그 유명한 프랑스 화가의 빨강 화분을 보러갔습니다
그냥 빨강 화분하나 덩그마니 있을 뿐입니다
子曰 君子는 不器니라
공자님이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한정된 그릇이 되지 말것이니라
단지, 화분일 뿐이지만,
나무를 심을 수도 국화꽃을 심을 수도
상추를 심어 야채쌈을 먹을 수도 있지만
저렇게 예술가 눈에는 작품이 되어
프랑스에서 한국까지 건너와
우리와 함께 하늘 빛과 바닷바람에
공감 교감을 같이 할 수도 있습니다
논어는 절대 박문관이나 도서관 고서에
박제된 글이 아닙니다
읽는 이에 따라 무엇이든 가능하게 하는 인문학입니다
子曰 視其所以하며 觀其所由하며 察其所安이면 人焉廋哉리오 人焉廋哉리오
그 사람의 행동을 보고 그 연유를 살리며
그 사람의 결과를 관찰해보면
사람됨됨이를 어찌 숨길 수 있겠느냐?
사람됨됨이를 어찌 숨길 수 있겠느냐?
子曰 溫故而知新이면 可以爲師矣니라
옛날의 학문을 충분이 익히고 더 나가서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낼줄 알면
그사람이 바로 스승이 될 수 있느니라
논어 위정편 문장으로 종강을 했습니다
그릇울 설명하며 너무나 웃겨서
웃음의 '도가니' 어찌할 줄 몰라
휴식의 시간까지 가지며 웃음을 진정시켰습니다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의 상징물입니다
아픔을 슬기로 함께 헤쳐나갔던
사하의 우리님들
감사드립니다
내년 봄학기
더 새로워진 모습으로 뵈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