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 시민도서관은
부산의 서울 국립중앙도서관과 마찬가지다

시민도서관에서 고전의 향기로
논어강독을 시작한지도 꼴딱 10년은 넘었다

특히 남자선생님들이 많다
어느해부터인가 
인터넷으로 수강신청을 받으면서부터 
점점 젊은 여자분들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20대부터 80대까지 연령층도 넓다


나는 이곳에서 고명하신 분들을 모시고
공자님 말씀을 소리내어 함께 읽고 있다

나는 책을 보고 혹은 칠판을 보고 더듬 더듬 읽지만,
어느 선생님들은 책도 없이 노트도 없이
줄줄이 논어구절을 읊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 

 





 




 


2011년, 시민도서관 가을학기
<고전의 향기> 논어강독반

회장: 박희순, 총무: 구연숙
우매경 손상수 이은숙 유해욱 김명숙 윤남경 이지윤 오숙희 송정선
정근영 임기연 박경희 김준철 박원경 감명숙 황규영 손병태 박동희
권치만 이연이 조광성 안미경 이언주 최상남 장전선 김용희 남인주
서두수 김 관 박태선 조종덕 박경순 정효남 김태우 김남희 김경애
허금순 박상성 정계영 윤종엽 허희범 박기순 고유림 송연화 정득문
선생님들이셨습니다
고맙습니다

 









儒學의 美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다
이 문장을 읽을 때면 나는 혼자 흡족하여
목소리를 높이고 손발짓이 커지며 주체할 수 없는 기쁨으로
흥분을 한다

하기야 여러문장에서 제멋에 겨워 들뜨기 일쑤다
오죽하면 앞의 젊은 친구 몇명에게
'내가 정신없이 치달으면...'
엄지손가락을 뒤집는 모양으로 사인을 보내달라고 부탁했을까




點아 爾는何如오
鼓瑟希러니 鏗爾舍瑟而作하여 對曰 異乎三子者之撰호이다
子曰 何傷乎리오 亦各言其志也니라

曰 莫春者에 春服이 旣成이어든
冠者五六人과 童子六七人으로
浴乎沂하여 風乎舞雩하여 詠而歸하리이다
夫子喟然歎曰 吾與點也하노라


논어 선진편의 마지막, 아주 긴 문장이다
나는 한마디로 '무우영귀'라고 말한다

공자의 제자 자로 증석 염유 공서화가 공자님을 모시고 앉아있다
늘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불만을 한다

그래, 어디 내가 있다고 꺼려하지 말고 
만약 세상 사람들이 너희를 알아준다면 
너희들은 무슨일을 하겠는가 공자님은 묻는다 

모두 천승지국 백승지국 대부
요즘말로 하자면 국무총리나 국회의원
혹은 국방부 문화부 교육부 장관정도를 맡겨주면
3년안에 변혁시킬거라고 말한다 

그 중 뒤에서 듣고만 있던 증점이
'띵가~ 띵까~' 가야금을 연주하다 집어 던지며 하는 말이다


"저는 세 사람의 생각과 다릅니다"
왜 성질은 내느냐? 그냥 각자의 포부를 말했을 뿐이다
그래 너는 어찌하겠는가?
"늦은 봄에 봄읏을 만들어 입고
갓을 쓴 벗 대여섯과 아이들 6,7명과 같이
기수에서 목욕하고 기우제 드리는 곳에서 바람을 쐬고
노래를 부르면서 돌아 오겠습니다."

바로 안빈낙도, 양강의 미학, 유가의 자유, 보여지는 격조
탈현실이 아닌, 음유의 미학이 아닌, 홀로 아리랑이 아닌
우리 다함께 '아리랑' 이다

'극기복례'의 실천이다


봄옷만 해도 그렇다
늦은 봄옷이면 얇은 겹옷을 안팎으로 따로 지어야 하고
젊은이 어린이, 즉 아들 손자와 함께
신세계 스파에서 온천하고
해운대 달맞이 고개 창이 넓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며 달맞이 하고
기분좋게 와인에 취하면 노래가 절로 나오지 않겠는가


누군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자식들과
곰세마리 노래를 부르고 싶지 않겠는가

펑범한 범부가 세상에 가장 어렵다



























매주 목요일, 시간마다 최선을 다했다
깊어가는 가을, 구양수의 '추성부'를 읽으며 종강을 했다
최선을 다하면 여한이 없다

한 분 한 분 출석부를 체크하고
그리고 한 분 한 분 손을 잡아드렸다

누가 여자들이 눈물이 많다고 하던가
여학생들은 하하 웃으며 가볍게 손을 잡지만
남학생들은 마주치는 눈길이 깊다
그 눈길 속에 안개가 서린다  



보시라! 종강날 사진에 짙은 안개가 서린 모습을.



















우리 고전의 향기반

논어에세이로 


품격을 '만승지국'으로 올려주시는 님
고맙습니다

 

수강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
양보차원에서 일부러 출석부에 등록안하고도
우리반 총무를 맡아 떡 케익 커피 꽃으로
입과 눈과 마음을 따뜻하게 베풀어주신 구연숙님
선생님이 계셔서 제가 맘놓고 수업을 합니다

엄지 손가락을 엎어도 눈치 없이 '업'되어 흥분하면
대신 커피를 쏟아 나를 진정시켜주시는 센스
그대가 있어 행복합니다


겨울방학동안 건강관리 잘하여
내년 새봄 새학기에 더 발전한 모습으로
고전의 향기반 님들 곁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모두 저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뵈어요


유학의 미는
돌아와 함께 아리랑 노래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