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0일 ~ 11일  아그라

타지마할 & 아그라성

 

 

 

 

 

 

 

진공청소기처럼

세계의 관광객을 쫘~악 빨아들이는

 타지마할을 가기위하여

아그라행 기차를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는 기차

한숨 잠을 때리는 중이다

 

 

 

 

 

 

 

 

 

도착한 기차에 이름표가 붙었다

퍼스트클래스 칸안에

단 두명의 이름이 나와 남편이다

확인하는 순간,

와우 ~ !

 

 

 

 

 

 

 

 

 

 

 

 

 

 

 

 

 

하얀시트, 세면대, 노트북 놓을 수 있는 탁자

각종 전기를 꽂는 세트 무엇이든 우리칸안에 다있다

그리고 아주 작은, 내 손가락 만한

작은 생쥐도 들락날락 바쁘다

 

 

 

 

 

 

 

 

지도를 볼때는 숙소가 매우 가까웠는데

많이 헤맸다

 

멀리서 타지마할이 보이는 순간,

파리에 도착하여 에펠탑이 보이는 순간처럼

익숙한 그림에

친근감이 확 당긴다

 

 

 

 

 

 

 

 

 

 

 

가까이 다가가면 타지마할을 볼수가 없다

아침햇살에 보면 흰색이고

저녘 석양에 보면 황금빛이다

 

원래 일정은 다음 날 볼 예정이었지만

매주 금요일은 타지마할이 쉰다고 한다

 

새벽에 도착하여

아그라 기차역에 짐을맡기고 갔으니...

그것도 4키로 정도에서 걸어들어 가야한다

공해때문에 건물이 점점 검게 되는 것을 막으려고

릭샤나 택시를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또 세계의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가

인도인들도 평생에 한번은 꼭 와보는 곳이라니

인간 전시장 같다

 

 

외국인 줄에 서서도 한시간을 넘게

검색대를 통과하고 음식물 쿠키 초코렛같이 작은 것도 금한다

요금도 외국인은 엄청비싸다

 

그대신 외국인에게는 생수 한병과 덧버선을 하나씩 준다

 

 

 

 

 

 

 

 

타지마할의 빛깔과 어울리는

시티팰리스에서 거금(200루피)을 주고 산

물빛 '튜닉'을 입었더니 기분이 들뜬다

 

 

 

 

 

 

 

 

 

 

 

 

 

ㅋ 금방 결혼한 아랍왕자와 왕비를 만났다

(내가 보기에 그렇게 보였다.

왕비눈에는 왕비만 보인다)

얼굴 작고 뼈대가 가늘다

 

 

 

 

 

 

 

 

 

 

그들은 신혼여행에

친구들이 쫓아다니는 것 같다

선그라스 가방 카메라 티셔츠 신발 등이 모두 유명상표다

 

 

 

 

 

 

 

 

 

 

 

요기서는 모두 같은 포즈를 취한다

저절로 남들을 따라 젖꼭지 누르듯

손을 모아 조렇게 한다

나는 꼭지에 각도가 잘 맞지 않았다

 

 

 

 

 

 

 

 

앉아있는 대리석 의자는

줄 서서 기다리는 의자다

영국 찰스황태자와 '다이애너'비가 앉아서 사진찍던 자리란다

일명, 다이아나 의자다

대부분 돈 받고 찍어주는 사진사들이 진치고 있어

일반인들은 앉아서 찍으려면

구박을 받거나,

아니면 남들이 앉아있는 배경으로 어정쩡하게 찍어야 한다 

 

 

 

하늘빛 물빛 옷빛

삼색 구색을 맞췄다

 

 

 

 

 

 

 

 

 

 

 

 

 

 

 

 

 

아 여기는 다음날 간 아그라성이다

사람들이 많이 계속 등 떠밀리다 보면

두세시간은 예사다

먹을 것이 하나도 없으니 화장실도 없다

완전 지쳐서 쓰러지기 전에 나와야 하는데

들이 밀고 계속 들어오는 인간띠를 보면

그곳에 있다는 긍지가 발동을 해

버틸 때까지 버티며

사람구경을 한다

 

 

 

 

 

 

 

 

아무데가 걸터앉아 쉰다

 

 

 

 

 

 

 

 

 

 

 

 

 

 

 

 

 

 

 

 

 

 

 

 

아~ 그러고 보니

위의 사진은 다음 날 간 아그라 성이다

 

 

 

 

 

 

 

 

 

 

 

 

 

 

 

 

티벳에서 왔다는 이 아주머니들은

아마도 타지마할 계를 탄 모양이다

어찌나 시끄럽던지...

무지 친한척 하며 어째에 손도 얹어보고

아이들 보고도 외국인과 사진찍으라고

시끄럽게 부른다

 

 

 

 

 

 

 

 

 

 

 

 

 

 

 

 

 

 

 

 

 

 

 

 

 

 

 

 

타지마할 내부로 들어가면 샤자한과 뭄따즈의 가묘가 있다

진짜 무덤은 본당 지하에 은폐되어 있다

후세 호사가들의 도굴을 염려해서 가묘를 만들었다고 한다

죽은후 까지 철저한 계획을 세웠으나

아그라 성에 갇혀

자신이 지은 건물을 바라만 봤다는 샤자한의 팔자

 

 

 

 

 

 

 

 

 

사리를 인도인들보다 세련되게 입은 아가씨들이다

세련된 걸로 보아 당연히 한국아가씨들이려니 여기고 말을 거니

중국의 꾸냥들이다

"헌 피아롤리앙" 추켜세우고 한참동안 중국말로

쑤알러 쑤알러 하니 또 다른 힘이

'쟈요우, 쟈요우!' 솟는다

 

 

 

 

 

 

 

 

 

와 ~ 드디어, 손끝으로 잡았다

찌릿하다

나의 유선이 팽팽해지는 느낌이다 

 

 

저 위치에 가면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인도인들이 많다

쫓아다니면서

당신 옷이 예쁘다, 당신 웃는 모습이 예쁘다

침을 튀기며 칭찬을 한다

 

자기에게 카메라를 맡기면

진짜 잘 찍어주겠다며 ...

근데, 맡겨보시라

진짜 잘 찍는다

 

 

우리 관광객은 평생에 한번 가서

어리버리 사진찍기 좋은 위치를 잘 못 잡는다

그들이 좋은 위치는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기 저기 사진 몇장 찍어주고

"땡큐~" 하면 돈 달라고 한다

 

그러나 줘도 별로 아깝지 않다

그 사람들은 그곳에서만 하루에도 몇십명에게 익힌 기술이라

사진기술이 예술이다

쓸만하다

10루피 20루피

한국돈 1천원도 안되는 돈으로 호사를 누린다

 

 

 

 

 

 

 

 

 

 

물위의 타지마할

물속의 타지마할

 

 

 

 

 

 

 

 

 

 

 

 

 

 

 

 

 

 

 

 

 

 

 

 

 

 

 

 

감동 크고 벅차다

행복도 마구마구 차 오른다

쓰나미 밀려오듯 들어오는 군중들을 보면

더 흥분이 고조된다

 

흥분은 사람멀미의 전조등이다

 

 

 

 

 

 

 

 

 

 

 

 

 

 

말로는 모자란다

아름답다

 

 

 

 

 

 

 

 

 

 

 

 

 

 

 

 

 

타지마할 안으로 들어가려면

인도인들은 맨발로 들어가고

외국인들은 입구에서 받은 덧신을 신는다

 

 

 

 

 

 

 

 

 

 

 

 

 

 

 

 

 

 

 

인도거리의 경찰들은 막대기를 들고 있는데

여자 경찰들은 미소를 담고 있다 

한국인이라고 하니

한국말에 관심을 보이며 따라 한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멋져요

사랑해요

또 만나요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이 자리에 쭉 다리펴고 눕고 싶다

 

 

 

 

 

 

 

 

 

이제 눈도 침침하다

가장 먼저 허리가 무너지는 것 같다

그리고 으슬으슬 춥다

 

 

 

 

 

 

 

들고 다니던 파카와 마스크로

중무장을 한다

 

 

 

 

 

 

 

 

 

 

아그라 성에서 바라보는

타지마할

 

 

 

 

 

 

 

릭샤꾼에게 사다르 바자르 도미노 피자로 가자고 했다

60루피에 약속을 하고 갔는데

릭샤꾼 친구 두명 태우고 빙빙돌고 가다가 길도 잃어버리고

겨우겨우 찾아가서는 100루피 달라고 한다

못준다고 하니 마구마구 덤빈다

다른 릭샤꾼들도 편들려고 혹은 구경하려고 몰려든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장면이다

 

결국은 뭉둥이 든, 경비가 왔다

릭샤꾼은 50루피만 받고 도망갔다

 

 

 

 

 

 

 

 

 

 

 

 

 

 

 

 

너무 지쳐 먹는 것 앞에서도

눈이 떠지질 않는다

 

어찌 하였든 고급 찬델라 레스토랑에서

 탄두리치킨을 먹는데

지치고 힘들고 민망하고 미안하고

음식이 눈앞에 있는데도

눈이 떠지지 않는다

 

 

 

 

 

 

 

 

 

 

 

 

 

 

 

 

 

 

 

 

 

 

 

 

 

 

 

 

 

 

 

 

그래도 먹어야한다

생존이다

 

 

 

 

 

 

 

어렵게 찾아간 민박집

전날 답답했던 여자주인은 안보이고

 

 

 

 

 

 

 

탁자위에 파란 파일이

A4용지 두배만한 숙박계다

일일이 손글씨로 작성해야 한다

 

 

 

 

 

 

나는 '올드'하다고 자꾸 말하는 남자주인

'영'하던 시절에는 영국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어찌하였든 민박집도 거리도

아그라는 내 몸의 기운을 다 빼앗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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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0일 목요일

아그라

약 200년간 대륙호령 지금은 슬럼가. 인도 최악의 관광도시. 여행자들을 홀리는 곳. 제국의 ‘영광과 퇴락’이 선명한 빛깔. 타지마할이 있는 곳이다.

 

유명세를 타고 가만히 있어도 외국인이 몰려드는 도시. 아그라 음식점에서 이질균을 넣거나 설사약을 타서 아프게 한 다음, 병원을 안내해주며 바가지를 씌운다. 인도인이 권하는 음식 절대 금물. 음식점 주인과 의사의 작당. 하루 이틀 입원시킴. 병 주고 약 주고 돈 뜯어가는 사기극. 속수무책 당함. 여행자 사망해서 의사와 음식점주인 입건했지만, 곧바로 무혐의로 풀려남. 심증과 물증을 확보할 길이 없음. 길에서 책에서 줏어들은 아그라에 관한 정보다. 동네의 4H 표지석보다 더 빨리 정보 알리는 아그라의 ‘카더라’ 통신이다. 나는 그곳에서 아프기 시작했다.

 

햇볕 햇살은 희망 행복의 다른 말이다.

 

‘생존’과 ‘연명’ 날마다 보이는 상황에 떠오르는 단어다.

 

문양 있는 창문, 병풍석, ‘가묘’ 지하에 진짜. 다이애나비 앉았던  의자. 물에 비친 타지마할. 어마어마 대리석, 타지마할 아름답다.

 

내 위가 기억하는 음식을 조금씩 먹고 있다. 아침에 기차 안에서 누룽지와 커피를 조제해서 먹고, 사탕과 초콜릿 하나로 버티다. 탄두리치킨 케밥 란 코카 골라 ...   ... 시킴

 

‘익스큐즈미?’ 할 필요 없다. 원하는 단어 짧게 한 마디디가 더 통한다. 간결의 미, 절제의 언어학. 부산의 야구장 언어, “마!”

 

콧물, 다리 허리 무겁게 다 밑으로 내려온다. 밤새도록 어제 10시 30분 기차 오늘 11시에 도착하여 세계사람들을 흡수하는 거대 진공청소기 안으로 들어왔다. 타지마할이다. 5시까지 이 체력 아무나 못한다. 체력이기보다는 정신력이다. 한국에서 같으면 말과 글이 통하는 쾌적한 신세계백화점 다녀오고도 3시간 정도는 누워 휴식해야 하는 나의 체력이다. 이 선파워, 어디에서 나오는가.

 

아그라 타지마할, 여기는 인도다. 금요일마다 타지마할 논다고 한다. 힘들어도 목요일에 가야 하는 이유다. 아그라 그곳은 이틀 이상 머물면서 놀거리가 없다. 오직, 타지마할과 아그라성이 전부다. 사흘 머물다가는 병원에 강제로 실려갈지도 모르는 ‘아서라!’ '말아라!' 동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