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30년을 넘게
남자 셋 속에 살아왔다.

난 본래
... 살갑고
아기자기
.... 곰살 궂지만

그동안 연년생 사내아이들의 엄마라는 이름으로
본의 아니게 씩씩해졌다.
목소리
걸음걸이
마음 속의 통이
점 점 점 커졌다.


요즘
나의 씩씩한 영역에
한 가지씩
예쁜 것들이 쳐들어 온다.

어미가 정신 차리지 않고
꽃 보고 하하 호호하거나
민트 케잌 폭폭 떠 먹거나
제주감귤 맛있다고
홀딱홀딱 까먹다가는
아들 빼앗긴다.




호수아빠   2009-08-19 19:09:18
누가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언제까지 품안에 화초처럼 보살필 건데요.....
꽃 받을 때가 좋을 때죠. 그런 시절 다 노치면 내 아는, 누님도 잘 아는 어느 놈(ㅊ ㅓ ㄹ ㅅ ㅡ ㅇ)은 외국에서 꺽어 왔다죠?
축하드립니다.
류창희   2009-08-19 20:32:47
ㅋㅋㅋ 그렇겠지.
슬슬 쪼아부친말 말이시지.
요 며칠 맘 편하네.
일본갔거든. 오면 또 시작할거야. 쬐깐한 것이 ㅋㅋㅋ
화양연화   2009-08-22 12:13:35
엄마 까페테리아에 가다

오은


엄마
에스프레소,라고 발음해 봐요
인스턴트 커피에 설탕 두 스푼은 잠시 잊어버려요
우리가 가는 곳은 다방이 아니에요
꽃무늬 원피스는 제발,
시장에 가는 것이 아니래두요
엄마
검은 정장에 마름모 브로치를 달아요
오늘은 귀해 보여야 해요
싸구려 가루분은 집어치우고
대신 겐조 향수를 약간만 뿌려요
우리는 지금 까페테리아에 가는 거예요
다시 한 번 엄마
에스프레소,하고 발음해 봐요
기억하지 못해 에수프리마,라고 말해버린다면
나는 뛰쳐나올지도 몰라요
흰 가죽신이 아니래두요
블랙 앤 화이트는 좀 천해보여요
갈색이나 검은 구두를 신어요
차라리 엄마,
가는 길에 고급 구두 한 켤레 사기로 해요
오늘은 달라야 해요
우리는 토스트에 에스프레소를 마실 거예요
블루스를 들으면서요
엄마
하춘화 얘기는 잠시 지워두세요
에스프레소, 잊지는 않으셨죠?
아이 엄마
핀에 박힌 큐빅이 한 개 빠졌잖아요
이러면 안된다고 누누이 말씀드렸잖아요
엄마, 자 내 말을 들어요
귀찮은 건 힘든 게 아니래두요
오늘을 위해서 주름살은 좀 가려주세요
에스프레소 발음 연습은 이제 그만 하라구요

엄마 날 사랑하지 않나요?

* 빙호님께서 보내주신 시를 올렸습니다.
류창희   2009-08-31 09:00:33
드디어
까페테리아에 가서
랏데커피인지 카푸치노인지 한잔^^
혹시, 딸 아이 아까워 안 보내주신다하면
내 아들 통째로 가져가도 된다고...

가장 도도한 자세로
"미 스 에 스 문 ~"
우아 떨려고 26년을 갈고 닦고 기다려 왔는데 ...
두 예쁜 것들에게 내가 홀렸다.
바람행인   2009-09-03 21:34:03
미 스 에 스 문~~~~~
연가   2009-09-05 10:17:42
에소프레소
애수프리마
호학   2009-09-05 11:38:07
선생님은 좋겠다. 맛 있는 것 막 사다주고요.
류창희   2009-09-06 10:05:22
바람행인님
따라하지 마세요 ㅎㅎㅎ
류창희   2009-09-06 10:06:51
연가님
미투
미쓰리... 하셨다는 전직 대통령도 계세요.
학실이 발음하셔야~
류창희   2009-09-06 10:07:30
호학님
되로주고 말로 받는 다는 말
말로 나갑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