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시 날
집 근처에 있는 '동명불원'에 갔다.
지 지난 해에 갔을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절도 디자인이다.
아기부처님
코끼리 타고 오셨다.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종교가 무엇이냐고?
儒敎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儒學'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럼 불교냐고 묻는다
딱히 불교라고 할 수도 없다.
전에는 친정엄마와 시어머님을 따라 절에 다녔다.
아이들을 위해 남편을 위해
더구나 조국과 민족을 위해
백일기도를 드려본 적도 없으니
나는
'보살'도 못된다.
사월초파일이면
연등을 구경하러 간다.
우리가족 이름을 적어
비록, 촛불하나 켜지 못했지만
법당에 들어서면 그냥 두손모은다
그리고 절을 한다.
부처님 앞에서도
차등이 있다.
크기에 따라 모양에 따라
화려하고 곱다
눈이 휘둥그레~~
아,
아,
아직 한번도
이렇게 멋진 연등을 본적이 없다.
전에
우리 아이들 생일 날,
삼신상을 차려놓으면
시어머님께서 두손을 모아 싹싹 비손을 하셨다.
"동에 가나 서에 가나
남의 눈에 꽃이 되어..." 라고
축원을 하셨다.
정말, 꽃이 되는 이들이 있다
'향원익청'
연꽃향기 멀수록 더욱 그윽하다
화려한 꽃등을 보게 해준
꽃같은 이들에게 감사한다.
그 경지, 따라할 수 없지만,
정말, 아름답다.
법당 밖의 일일등에도 불이 밝다.
아기 부처가 돌아가시는 길
불밝혀 배웅한다.
하늘에 달빛도 별빛도 밝았다
내 마음의 등불에도
심지를 올린다.
(장소 : 부산 동명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