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와서
처음으로 고요를 맛보는 성지다
녹야원은 인도 북부 우타르푸라데시주(州)의 남동쪽에 있는
바라나시(市) 북쪽 사르나트에 있는 불교 유적이다.
사르나트(Sarnath)라 불리는 이곳은
붓다가 득도후 처음으로 설법을 한 곳이다.
이곳은 힌두교 최대의 성지라 할 수 있는
바라나시에서 10㎞ 정도 떨어져 있다.
붓다는 보드가야에서 득도후 걸어서
라지기르에서 그를 버렸던 다섯 제자를 찾아
250㎞ 떨어진 이곳에 오게 된다.
그러다가 바라나시 외곽에 있는 녹야원에서 그들을 만나서
그들을 상대로 8정도(正道)와 중도(中道) 및 여러 깨달음을 설법한다. .
서양스님이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동작으로 설법을 하신다
ㅋ 그런데 외부 관광객의 시선에 더 신경을 쓰신다
사진을 보시라
성지에 금을 몰래몰래 쳐 바른다
좋은 것으로 치장을 하고
예장을 올리고 싶은 마음은 다 같은가보다
금가루를 성물에 칠하고 바른다
'금가루 금지' 조항이 여기 저기 붙어있다
그러나 꽃 한송이의 소박함도 있어
소박하다
그곳에 가면 누구나 탑돌이를 한다
탑돌이가 무슨 대수냐고요
여행객에게 걸음은 고행입니다
그러나
탑돌이 하는 동안은 다리 아픈 것 따위는 잊는다
나는 티벳 아줌마와 스님들이 신기하고
그분들은 내가 신기하고
그곳, 사르나트에서의 염원은 한결같다
"성불하십시요"
"라마스테"
1/21 월요일
고요하고 긴 밤을 지냈다. 밤늦도록 원숭이들이 술래잡기하는지 잠들만하며 우당탕 난리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종업원들에게 원숭이들이 야단을 맞는다. 쌩통이다.
앞의 방. 기령이네 방이 3천7백 루피 방이란다. 우리는 9백 루피다. 내가 멋있는 탁자에 앉아 혹은 서서 내려다보던 그 베란다가 다 기령이네 방값에 포함된 뷰라고 한다. 진작 그랬어야 했다. 자이살메를에서 생각해보니 멋진 라운지와 그네와 곳곳에 마련된 명상하는 대가 다 우리 두 사람을 위해 디자인하고 디스플레이 해 좋은 거였다. 그래서 우리도 그렇게 비싼 요금을 냈던 거다.
또 하나 다행인 것은 어제까지 길에서 혹은 카페에서 만나면 핼쑥하게 고개를 숙이고 눈길을 피하던 기령이가 방긋방긋 인사를 한다. 사춘기 소녀가 겪는 인도는 기령이에게 너무 가혹했다. 더구나 몇 날 며칠 설사를 했다지 않은가. 기령이는 엄마 아빠와 여행하던 인도를 평생잊지 못할 것이다. 그 가족이 부럽다.
햇살은 맑고 바람은 살랑살랑 강 건너도 선명하게 보인다. 작은 보트를 빌려 한 바퀴 돌았다. 잘생긴 17~8세 청년이 열심히 설명한다. 중간마다 말도 되지 않는 일본어도 씨부렁거린다. 그 청년은 일본어와 한국어가 지금 헷갈리는 중이다. 청년의 관심은 내 남편이 가지고 있는 삼성 스마트폰과 소형 카메라와 우리가 끼고 있 선그라스의 가격이다. 핸드폰가격을 말하니 그 돈이면 자기가 몰고 있는 배 1대 가격이라며 부러워한다. 좋다! 좋다! 말이 많다. 그 친구가 가지고 있는 것도 인도산 신형핸드폰이라며 자랑이 또 늘어진다. 참 잘생겼다. 붙임성도 있고. 장난기도 많다.
불교의 4대 성지라는 '사르나트', 그곳에는 분명히 경주에서 본듯한 불상들이 많았다. 붓다의 발상지인 인도에는 실제 불교는 믿는 인구가 1퍼센트도 되지 않는단다. 조그마한 박물관 안에 얼굴 깨진 부조들이 들어 있다.
조용하다. 우리나라 산사들은 얼마나 정갈하고 고요하고 고급스러운가. 소란 번잡함을 일시에 정지시키는 정적. 법정스님과 산사와 수행원들의 무채색 가사와 신도들의 법복을 입은 모습, 이곳 인도사람들은 상상도 못한다. 원색의 사리와 이마에 붉은 점, 맨발 불과 물과 종소리와 뿌자의식에서 울리는 음악소리 그나마 있던 혼도 다 빼앗아 가는 듯하다. 4대 발상지답게 켜켜이 세월의 무게에서 외려 고요함이 외설스럽다. 인도사람으로 동화되는 순간이다.
그곳은 바라나시에서 떨어진 외곽지역이다.
릭샤를 대절하여 갔다. 우리가 둘러보는 시간동안 릭샤와 운전사, 또 자기들끼리 심심하여 달고 다니는 친구까지 밖에서 기다린다. 다 둘러 보고 나오면 그들은 무슨 핑계를 대어서라도 요금을 올린다.
당연히 서로 분위기가 사납다.
아~, 나는 싫다.
그들과 남편의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