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엄청 쏟아지는 오후
솔솔이 가족이
거실에서 내다보이는
비오는 날의 풍경이 예쁘다며 가자고 했다
잠시, 거실에서
퀼트방석과 큐션에 정신을 빼앗기고
정작 비가 너무 쏟아져 거실 밖의
산사같은 풍경은 놓쳤다
졸지에 염치없이 쫓아갔다가
커피퍼레이드
특히, 해박한 집주인의 설명에
음악과 커피와 문화적 만남이 되었다
나의 남편은
술은 워낙 배냇적부터 마실줄 몰라
막걸리 소주 양주 와인 등의 메너는 모른다
그래도 음악이나 미술이나 문학이나
茶를 즐기는 마니아였으면 좋겠다
누군가 우리 집에 방문했을 때
남자가 손님 접대하고
여자는
우아하게 옆에서 웃고만 있었으면 좋겠다
신은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어
'어머니'를 만들었다고 하더니
위의 종합예술을 다 갖출 수 없어
'친구'라는 이름을 만들었나 보다
솔솔네 가족은
몸소 바람직한 삶을 보여주고
우리부부의 격을 높혀주는 베스트 프렌즈다
커피에 문외한인 우리도
에소프레소 한잔에 취하고
아메라카노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고
사람에 취했다
이 모든 깜짝 이벤트는
플로리안 까페에 가서 커피 마시라는
에소프레소의 전주곡이다
차마시고 나오는데
비바람이 강풍이라 우산을 써도 젓는다
근데,
첨벙첨벙 무진장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