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일
우리 장조카 장가가는 날이다
우리 대소가 얼마나 기쁜일인지
모두 희희락락 화기애애하다
ㅋㅋ
기쁜 나머지
우리 집 큰아들 정욱과
집의 거실에서 괜히 기분내고
미장원에서 머리하고 한복 곱게 차려입고
절값까지 완벽하게 준비했는데 ...
에구머니~~~~
ㅋㅋ 예식장에 가서보니
정작, 얼굴 화장하는 것을 빠뜨렸다
딸 없는 엄마들의 비애다
형님댁 사진이다
6월 초여름 녹차라떼 분위기다
연두빛 결혼이다
형님도 아즈버님도
조카며느리 내외도 좋다
조카 자신도 얼마나 좋은지
신랑이 썬그라스 끼고
신부를 위한 깜짝 퍼포먼스
"당신뿐이야!"
열창중이다
우리큰댁 분위기는
언제나 엄숙한 편이다
그런데 약속이나 한듯
금기를 깼다
여자들 다른 어떤 날보다
화려하다
장조카 결혼해서 더욱 기쁜 우리들
대소가 모이기만 하면
결혼한지 스무해가 다되어도
세척기 앞에서 설거지 마무리 하는 우리동서님
형님댁보다 먼저 혼주가 되어
형님 앞에서 늘 마음이 죄송했던 나
서열무시하고 먼저 머리 올린 우리 며늘아기 영근이
내심 말은 안했어도
혹시, 형님댁 보다 먼저 아기를 낳을까봐
나는 한해동안 마음이 조마조마했었다
미안하다~ 영근아
우리 모두 장조카의 결혼에 기뻐함은
구순을 바라보는 우리 아버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님은
얼마나 기쁘시겠는가
이제 할아버지 앞에서 손자들은
증손자 증손녀나 순풍순풍 낳아드리면 된다
ㅋㅋ
우리도 우리려니 ...
줄줄이 밀려있는 총각들
이제, 눈치 안 살피고
마음대로 연애하고 결혼하고
속도 위반 아기낳아도 된다
자기들도 형님이 장가가니
좋아서
박수치고 야단이다
밤 대추 받은 것이 8알 이라고 한다
아들딸 8남매 낳고
무조건 잘 살아야한다
김진우 최정미 조카부부
자네들을 믿는다
우리 장조카, 서른 넷에 장가가서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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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후,
조카와 조카며느리
신혼여행에서 돌아왔다
다음 날 산소에 갔다
김씨 집에 시집와
죄라고는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늘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
장조카 장가가니 갑짜기 등급이 올라갔다
초대된 지관이 "형제분들 서열이 있으니 단위로 올라오라" 했다
조카는 올라갈 수 있어도
형님 내외분 앞에서 단위로 올라가기는
나는 처음이다
큰집에 가면 ...
산소에 가면 ...
나는 늘 관람객처럼 구경한다
닦고 있는 빈칸에
내 자리도 있다는데 ....
ㅎㅎㅎ
나, 죽고 싶지 않다
어찌 죽어서까지
서열 속에 군기잡혀
옆에 계신 어른들을 보필 할 것인가
손자들도 단위에서 술을 올리라고
지관이 말했다
그들도 뽑힌 것에 즐겁다
나와 영근이는
영국황실 분위기 패션의 우아한 모습으로
동서가 쓰고 온 모자를 서로 써보며
"나, 어울려?"
놀이 중이다
우리 며늘아기 영근이
시아버지가 카메라 들이대니
환하게 웃는다
얼굴이 작으니
모자가 정말 잘 어울린다
내 옆에 우리 민지공주 (중학교 3학년)
더불어 가혹한 여자의 역할을 배운다
우리 아버님, 슬하에 따님도 없으신데
꽃같은 며느리들 사이에서 멋지시다
산소에 가서 조상님께 신고하고 돌아오는 길
해운대 가서
다 같이 냉면먹고
지난해 결혼한 우리 아들내외 <성욱이와 영근이> 집에 갔다
사방이 온통 유리벽으로 바다가 보이는
초고층 신식 아파트
아이스크림 먹으며,
티부이 화면보며,
볼링 골프 복싱 ...
희한한 놀이에 손님 접대도 완전 신식이다
할아버지 모시고 '찰칵!'
집의 주인공, 성욱이와 영근이다
사진찍는 나의 짝지와
형님댁 작은 아들 진만이와 우리 집 큰아들 정욱이가 빠졌다
장조카 결혼식은 끝나고
생활로 들어갔다
이제, 날마다 일상생활로 백년해로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