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양절
햇볕좋고 바람좋은 계절
산국
중양절(重陽節)
음력 구월(九月)구일(九日)
옛명절의 하나, 양기(陽氣)가 겹쳤다는 뜻으로
일년 중 해가 가장 맑고 바람이 좋은 절기(節氣)다.
봄이 여성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남성의 계절이다.
버버리 깃을 세우고
바람 앞에 흔들리는 계절이기도 하다.
봄,
강남 갔던 제비가 돌
아온다는 음력 삼월삼짓날,
여성들이 <화전(花煎)놀이>
진달래꽃 아래에서
두견주(杜鵑酒)와 진달래 화전(花煎)으로 봄맞이를 했다.
산나물을 핑계 삼아 삼삼오오 그네를 타며
음기(陰氣)를 거풍 시켰다.
가을,
제비가 강남으로 되돌아가는 계절.
국화 피고 단풍이 들면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남정네들이
등고(登高)라 하여 의관(衣冠)을 갖추고
풍로(風爐) 하나 술잔 하나,
종이 붓 먹 벼루의 문방사우(文房四友)를 들고
산에 오른다.
이른바 <풍국(楓菊)놀이>,
단풍과 국화를 줄기기위한 놀이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마셔라 부어라 하였겠는가.
시서화(詩書畵)(백일장
휘호대회 사생대회)를 하여
부상으로 술과 전과 차가 따르게 마련.
쑥부쟁이 감국 산국 구절초를 즐기며
국화주(菊花酒)를 마신다.
‘알딸딸’ 앞에 앉은 사람
둘이런가 셋이런가.
그동안 사회적인 체면으로
졸라맸던 갓끈을 풀고 거나하게 취한다.
가을 소슬바람이 상투 머리를 빗질하며 지나간다.
‘으시시’ 한기가 서린다.
동여맸던 허리끈을 풀고 시원하게 한줄기 ~,
연중 바지가랑이 안에 갇혀 살았다.
양기(陽氣)가 노출되며 거풍(擧風)이 된다.
그 위에 따끈따끈한 가을 햇살이 깊숙하게 스며든다.
맑은 햇볕 맑은 바람 속에 가을이 머문다.
이름하여 풍즐거풍(風櫛擧風)이다.
바람이 빗질해주고 양기(陽氣))를 바람 쏘이는
가을은 남성의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