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무렵
나는 추석무렵이 힘들다
아침저녘 찬바람이 불기시작하먼 맥을 못춘다
스무살에 시작한 폐결핵도 추석무렵부터 시작해 7년동안 약을 먹었다
늘 추석무렵이면 강박증에 시달린다. 쉬어야한다 쉬어야한다 지금 쉬지않으면 쓰러진다
지금 너에게 필요하건 오로지 휴식뿐이다 라고 끊임없이 최면을건다.
추석무렵,
남편이 느닷없이 폭탄 발언을 한다
아랫집 남자가 명퇴신청서를 냈다며
자신도 명퇴를 할것이라고 말한다
퇴직하면 뭐할거냐고 물었더니 농사나 지을거라고 한다
어디 송곳하나 꽂을 땅이있기를 하나?
씨뿌리고 거들때를 아나?
보리인지 파인지 분간도 못하는 출생부터 도시인이다
절기를 아나, 흐리고 맑은날을 아나, 촌부들의 심정을 헤아리기를 하나
농사나
농사는 '나'가 아니고
농사는 '는'은 전문직이다.
그것도 땅에 뿌리를 내리고 고조 증조 선대부터 살아온 사람들의 고유영역이다
오죽 힘들면 대그룹의 회장님께서도 가장 되지않는 것이
골프공과 '자식농사'라고 했던가.
내가 힘들어하며 일이 힘에 부친다고 말할때마다
자신이 퇴직하는 날 같이 그만두자고 강행군을 시키더니.. .
이제와서 혼자만 ... 그만 두겠다고 한다
부아가 난다
난 아직 준비가 되지않았다
은퇴가 그리쉽나
아랫집은 두부부가 연금을 받을수있는 직업의 사람들이다
나같이 방학동안 놀면
강의료가 없는 시간강사
비정규직하고는 다른 사림들이다
당장 연속으로 2주정도만 결강하면, 내 시간의 수업은 없어진다
남편이 일을 그만하고 싶다는데 왜 내가 회가 나는지.
내 준비가 되지않은 것은 순전히 내 문제다
그런데, 나에게 닥쳐올 일들이 나는 겁이난다
일할때가 좋은 때다
아무리 엄살을 떨어도 맘놓고 아플시간이 없을 때가 꽃시절이다
사실 나는 일이 없을까봐 늘 전전긍긍한다
내가 하는 일들은 꼭 돈을 버는일이 아닌 것이 더 많다
오히려 내돈을 써가면서 밥시간을 놓쳐가면서 하는 자원봉사의 일도 많다
나는 '일 중독'이다
일은 내가 살아있다는 건재하다는 증표다
일은 신성하다
나는 일을 날마다 종교처럼 받들어 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