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남자들이
거실 중앙에 자리하지만
여자들이 거실로 나오면
남자들은 베란다쪽으로 물러난다.

누가 그러라고 강제성을 띄지는 않지만
스스로 기세에 몰려
그렇게들 한다.



그리고
모여앉아
'엄마가 뿔났다'
'조강지처클럽'보다가
연속극 끝나면
"집에가자"

남자들 얼른 따라 나선다.
동작 늦으면 그날 밤
국물도 없다.

08년 6월 28일  십팔회 <십팀> 금ㅇㅇ회장집에서


문자 한통을 받았다.

'연한베이지색바지/ 파란샌들/ 나시티/ 힙까지오는 권색부라우스입고갑니다/설레이네요'
롯데백화점 면세점 안에서 그녀를 금방 찾았다.

"어머! 어머! 너 하나도 안 변했다"
"언니! 언니도 하나도 안 변했어.
그대로네. 머리스타일까지"

난 그녀를 쉽게 찾으려고
웨딩드레스입은 내옆에 그녀가 있는 사진을 들고 나갔다.
서로 뭐하고 살았냐며....
27년전의 이야기에 호구조사까지 마쳤다.

나는 부산생활 26년차이며
그녀는 남편직장따라 창원생활 2년차
객지생활 새내기이다.

후배인 그녀는 그동안
전공을 살려
국사편찬위원회 사서와 조선일보 리포터를 하다
결혼후, 수채화와 사진전시
갤러리와 작품 활동을 하며
왕성하게 놀고 있다고 ....

활기차다.
활기 전염받다.
무순이가 옆에 있으면 더 신났을 텐데...
다음에는 무순이에게 처 들어가야겠다.

근데,
솔찍하게 말해
얼굴 말투 행동
세월만큼 흔적 보였다.
에구~

뭣이 하나도 안 변했단 말인가....
변해야 새롭게 늙어지는 것을!
'세월은 잘 간다'

6월 24일


류창희   2008-07-11 12:53:02
당연하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까마득하게 잊었던 이름
오죽하면 성을 바꿨넸나

짧은 만남 긴이야기

어제 헤어졌나 오늘 만난듯
즐거웠던 시간

꿀꿀한 날
또 그렇게 만나 질것을 기대하며...
오두리   2008-07-12 11:16:52
27년의 세월을 단 두어 시간만에 두서없이 쏟아 붓고는 돌아오는 길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살면서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자가 아니라 행실과 함께 사람 저축을 하면서...)
그러기에 이 오랜 세월이 지나 갑자기 연락이 닿아도 반갑게 맞이하지 않나?ㅋㅋㅋ ^^


새내기 박은숙님 등단축하연

08년 6월 17일 화요일
참숯골에서
박은숙님의 <<에세이 문학>>등단
축하식사가 있었다.





행사 마치고 가는 장면까지
사진으로 출석과 행사보고.

<지성과 감성반> 통신문
보내느라 실패를 몇번 끝에
성공^^*

초상권침해를 막기 위하여
개인적인 사진을 삭제하면
메일에서도 따라 지어져
쌩ㅇ 쌌다.

우리 반 사람들
'내 고통 아는가 몰라'




집으로 초대해준 홍아샘 부부
아이들 다 떠나고 나면
둘이 마주보고
살아야 한다.

우리 모두
두 부부가 부럽다.

숙제를 마친 듯 하여...





예전에는
집에서 만나면
아이들 재롱 떠는 것 보고 웃어었는데,

지금은,
사진 찍는다고 쳐다보라 해도
TV속 야구 롯데팀을 보고 웃는다.


1983년 3월 부터
그때 참 살맛 났었다.

처음 여고에 발령 받았을 때,
집도 주소도 결혼여부도 밝히지 못할 정도로
여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쨩'들이었다.
지금의 '비'나 'MC몽'에 비교가 되지않는...

달달이 만나 식사하다
분위기 좋고 경치좋은 곳으로
나들이 다니고

여름방학 겨울방학 방학마다
농월정으로 남원으로 마리나 리조트로
경주로 고창으로 상하이로 ...
참 많이도 다니면서
20년이 넘는 세월을 같이했다.

집에 모여
피아노를 치며 작곡한 산노래를
왕성하게 불러대며
옷까지 맞춰입고 야구를 하고
관절이 나가도록 테니스를 치고
머리통이 깨지도록 골프치고
파도를 가르며 요트를 타고  
밥 먹고 차를 마시며
조하문처럼 노래를 하고...

어느 외각의 라이브 카페에서는  
뭐 하는 분들이냐며
시간이 되면 주말에만 와서
아르바이트로 노래를 해달라고도 했었다.

08년 5월24일
설미가 시집갔다.
재작년에는 글샘이가 시집갔다.
벌써,
우리들 중 장인 장모가 되었다.

축하 뒷풀이로 모였다.

사는게 그렇다.
버스를 놓쳐 손 흔들러 모였다.
" 요즘 관광버스는 KTX보다 더 빠르다" 며
설레발치는 너스레 속에서 세월이 보인다.

우리,
아직 꽃피는 오월이고 싶은데...
이미,
자식들의 그늘이 되어주어야 하는
초여름이 되고 있다.

조금은 서글프고
조금은 홀가분한

그래서
우리
우리 부부들끼리
더욱 더
왕성하게 잘 살아야 한다.


* 딸이 그려놓고 시집간 그림 앞에서 (5월 29일 설미네 집)
몇억짜리 라고... 비싼 그림이다.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조팝꽃 한가지 손에들고


靜坐處茶半香初 정좌처다반향초
妙用時水流花開 묘용시수류화개

조용히 앉아 차를 반쯤 마셔도
향은 오히려 처음과 같고
묘하게 운용할 때
물 흐르고 꽃 피는 듯 하여라



강아지풀 한 줄기라도 좋은데


겨우내 움추렸던 꽃봉오리
따뜻한 찻물 속에서 '素花' 피어난다
말간 꽃잎 한장
속치마 젖듯
실루엣이 아련하고 애처로워 ...

눈자위 지긋이 젖지만
...
.....

그냥
다 내려놓고
나의 빈집에 와서





차나 한잔 하고 가세요


찻상은 友硏이 붓글을 쓰고 碧海가 각을 했다
사진은 몇년전 동생이 집에 왔을 때
차한잔을 주니 카메라부터 들이대어 찍었다.

너와 나
마주 할 때

찻상이
차나 한잔 하고 가라며
둘 사이에 끼어 앉는다



제 몸 우려낸 꽃잎
잠깐 스친 바람 혼절하듯 날려보내고
찻물 같은 그리움 한 잔
차마 소리내어  입으로 마시지 못한다



풍경 님이 남기신 글

정성스러이 마련한 아담한 집에 들러
정갈한 차 한 잔 잘 마시고 갑니다.
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끈한 차가 생각나면
그대도 함깨 생각날 것입니다.


초파일에 불켜는
백련꽃등을 닮았어요
'보살꽃' 같아요.
나는 그날
너무너무 초롱꽃이고 싶었어요.
'눈물꽃'을 보았거든요.



처음 그녀를 만났어요.
이름표를 보면서 다가가는 순간
그녀가 왈칵 눈물을 쏟아내는 거에요.





정호경 김우종 선생님
정호경 선생님 수상

음악회에 가거나
연극을 관람하고는
잘도 벌떡 벌떡 일어났었건만....
정작,
우리 수필가들의 잔치에서는
뒷자리 앉아 눈치만 살피다가
이제 와서 후회를 한답니다.
기립박수 치지 못했던 것을.





10여년 전 명륜당에서 수업받던 시절,
강의실에서만 보던 안동댁을
문학행사장에서 자유롭게 만나니 좋다.

더구나
강병기선배와의 만남.
세상이 참 좁다.

아마도 내가 걷고 있는 길들이
다 좁은 오솔길인가 보다.
ㅇㅇ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하더니
꼭 만나야만 하는 인연들인가 보다.

흙과 솔바람 향기 좋아하는....


5월 24일 에세이스트 세미나
장소 : 서울 광화문 수출공사



에세이스트 창간 3주년 행사에 갔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남의 집 잔치에 축하를 하러 간셈이다.

아침에 에세이스트 책을 읽었다.
이름도 글도 모르는 사람들을 대하면
난감할 때가 있으니 ....

그녀의 등단 소감을 읽었다.
'도대체 무엇을 하며 살아 왔기에
한줄 약력으로 쓸 것도 없을까?'로 시작하는,

이상 저상 40여명의 수상자들의
가슴에 꽃이 가득하다.
행사장에서 그녀에게 다가가
" ㅇㅇ선생님 등단축하드려요"
" ....."

처음보는 그녀가
별안간 눈물을 쏟아내는  것이 아닌가.
앞에서 수상자들이 사진을 찍기위해
서있다가 빨리 나오라
손짓하며 소리치는데
....
그녀를 감싸안아 앞으로 내보내고.

그리고 다음날
<에세이스트>까페
'한줄메모글'에 글이 올라왔다.

'기특하게 떨지않고 잘 견디어 낸다고 생각했는데
류창희 선생님을 뵙는 순간 눈물이 왈칵 나더군요.
정말, 누구 말마따나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그녀의 '눈물꽃'에 내마음 젖었다.
보살을 닮은 초롱꽃이 그려진
레이스 손수건
그녀 무릎앞에 펼쳐줄 참이다.  

그녀 말마따나
세상, 아름답다.



해마다 운동장에서 체육대회가 열린다.
집안에 큰 이변이 없는 이상 참가한다.
동기들이 한 아파트에 같이 사는
'메트로 훼릴리팀' 벌써 부터 신났다.




'최다입장상'을 준다기에
입원한 친구 다친친구
휄체어 목발 어린이 다 동원했다.



황도사가
관상과 사주를 보아 뽑은
'찹쌀궁합'
'이상적인 부부상'을
제정 한 이후
우리 부부는 꼼짝없이
꼬꼬댁 꼬꼬꼬
공식적인 닭살 커플이...





윷놀이 말판
달리는 말로서의 본분을 다 하자면
어쩔 수 없다.

민망하더라도
남의 신랑들에게 업혀야 같이 산다.



사진에서
꽹과리 소리 들리지 앉지만
황도사 꽹과리 소리 일품이다.
추임새까지 들어가면
신명 절로 난다.




바베큐담당
박교수 이교수

고기 굽는 사람 고기만 굽고
먹는 사람 먹기만 먹는다.

열심히 뛴 선수들이 먼저 먹는다.




노장은 살아있다.
족구 선수들
집에 가서 야단 맞을거다.
관절 아프다고 엄살 떨다간...




체육대회의 꽃은
뭐니 뭐니 해도
경품추첨!

도우미 언니들
땀 흘리고 머리 흔들고
난리다.


10년 전쯤
나도 이곳에서
칼라TV를 경품으로 받은 일이 있다.
그날 얼마나 분위기 업이 되었던지

큰아이 팔이 부러졌었다.

'호사다마'라는 말을 실감했다.

그 이후 큰 욕심없다.
올해의 대상은 문두짝 달린 대형냉장고다.
내년에는 자동차 한대 내 놓는다고 한다.

어찌해야하나
목욕재계하고
기도 하면 기도빨 받으려나

내년의 화두다.

5월 18일


와룡산산행에서
한물결체육대회에 이르기 까지
정겨운 시간들의
순간포착을 놓치지 않은
김기봉부부의 남다른 봉사에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황도사가 관상학적으로
가장 부부금실이 좋은 부부라고 얘기했듯이
와룡산에서나 운동장에서나
두분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소이다.

사모님의 천진난만한(?) 환한 웃음이
너무 보기좋았고 부러울 정도였습니다.

우리부부가 좋아하는 두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신우택 쓰다



이른 아침이면
풀룻 소리에 눈을 뜬다.
꽃임이가 일어났다는 신호다.





연주하는 꽃임이는
독일 Dresden 국립음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현재 창원시립교향악단 부수석이다.






내딸이나 되는 듯이
꽃임이와 둘이 착착 까불었다.





꽃임이가 들려준 풀룻의 여운으로

깊은 밤
꽃임이 엄마
음대교수
구청장
그리고 나
여자 넷이서

찐한 양주
크리스탈 잔에 주고 받으며
찰랑 쨍그랑
"위하여!"
자꾸 자꾸 잔 부딪쳤다.

남편이
그만 자라고 하는데도
기분이
너무 아까워 잠자기 싫다.

나는 남편 앞에서
자꾸 희죽거리며 웃었다.


꽃임이 귀국
작은 음악회


오드리   2008-11-09 18:14:09

박완서 선생님 닮으셨어요. 웃는 모습이.^^*


작은 아들 김성욱 24회생일
아이는 삼신상 차리는 것을 싫어한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대소가 어른들을 집으로 초대하는 일이 드물어졌다.

모든 걸 간소화한다.
그래도 삼신할머니에게 보고는 해야겠기에
몰래 작은 방에 차렸다가
아이에게 야단맞았다.
내년 부터는 절대
"이런 짓 하지 말라"고.



밖에서 대소가 가족을 만났다.
할아버지, 큰아버지 큰어머니, 작은엄마 작은 아빠, 조카들, 우리 가족.
해운대 베네시티 <헬로우스시>에 모셨다.
큰아빠와 아이들



식당안에서 우연히 병우씨 부인을 만나 한컷!


바다에 가면 물이 무서워 파라솔 밑에서도 울더니


지금은 세계의 바다를 누비는 '뱃놈'이 되었다.


눈이 오지않는 부산에 폭설이 내리던 날
청남산장 시댁에서 눈 사람을 만들던 아이들



2002년에 큰아들 정욱이가
2003년 작은 아들 성욱이 성년식을 치뤘다.

08년 올해 성욱이 대학을 졸업했다.

그리고,
연봉을 받는 프로선수가 되었다.

근데,
어미에게 생활비를 한푼도 안 내놓는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요놈을 내쫓아야지.



하늘과 바다와 선수와 요트의 그림이 그럴싸 하지만,
늘 바람과 파도와 추위와 체력과 싸워야 한다.

그래도 임용고시는 절대 안 본다고 ...
선생님은 안 할것이라 못을 박으니 어쩌나.
지 좋은 것 하며 살아야지.



엄마가 해 주는 밥이 좋아서
결혼 하기전에는
집을 절대 안 나간다고 버티니
어디서
나 닮은 여자를 구해주나^^*


김성욱 생일


,,,   2008-10-15 17:18:44
엄마와 아빠얼굴 반반씩 닮았네요 대견스럽고 뿌듯하갰습니다 부러워요.....
류창희   2008-11-09 18:14:09
작은 아들
외모는 저만 닮았어요.
어렸을 때 사람들이
'뚝배기' 라고 했어요.
처음에는 못 났는데,
자꾸보면 정이 간다네요.
된장 뚝배기 잘먹고
갓김치 잘먹고
젓깔 잘먹고
순전히 토속적이지요.
생긴것도 먹는 것도^^
오드리   2008-11-09 18:15:29
 엄마 닮은 색시 구하기 좀 어려울텐데요.
 기대치를 좀 낮추라고 하심이......ㅎㅎ


시동생 '김병진'과 동서 '안녕아'의 아들
<김재환 졸업식> 날이다.


한신아파트 한통로에 같이 살면서
재환이와 민지가 태어났다.
재환이가 태어난 기념으로
집에서 이불을 만들다가
재봉틀이 말썽을 부려
어머님댁으로 세탁소로
바쁘게 다니던 생각이 난다.

6년전 재환이가 초등에 입학을 할때
어린이 자료들을 모아
스크랩을 해 주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코밑이 거뭇거뭇하다.

돈을 준다고 해도
거시기는 절대 안보여준다.
거기도 거뭇거뭇 털 났을텐데.....



아버님과 조카딸 민지와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남천동 빕스에서



이런 날은
아버님 모습에서 어머님이 보인다.
혼자 계신 것이 그렇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무엇보다 가족 행사들이 썰렁하다.

어머님은
항상 저기압 전선으로
며느리들 기압을 제압하셨지만
팽팽한 긴장감은
오히려 힘을 나게 했었다.

재작년
'박사학위 논문'을 들고
두 내외가 우리 집에 왔다.
내가 우니
동서가 따라 울었다.
시동생도 눈시울이 젖었다.

어머님 계셨더라면
또 얼마나 으스대며 잘난척을 하셨겠는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자식들!"
목에 힘주시며....



하나 밖에 없는 시동생
머리 숱도 적어지고 배도 나오기 시작했다
"았싸 ~ "
꼬소하다^^*

우리 같이 늙어간다.



84세의 우리 아버님! 여전히 멋있다.

2008년 2월 21일
김재환 부산교대부속초등학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