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친구

 



쌈지도서관 운영위원회의가 있었다.

오전 수업이 끝나고 점심 모임이라 두세 가지의 일정이 겹쳤다.

빠른 기동력을 위하여 차를 몰고 나갔다.

회의가 끝나고 마트 주차장에다 차를 주차해놓고

잠시 도서관을 돌아보고 나와 마트에 갔다.

오늘은 차를 가져왔으니, 오며 가며 몇 개씩 사오던 장보기 말고

이것저것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봉지에 들어있는 찹쌀 등

냉동식품까지 바리바리 한바리 샀다.

 

 

회의에 가느라 정장과 구두가 불편하다.

거기다 양손에 장 본 것까지 들고 에코 백까지 둘러메니 뒤뚱거리며 무겁다.

살 때는 즐겁더니, 슬슬 부아가 치민다.

아이들 먹일 것도 아니고 추운 날 이 무슨 고생인가 싶으니

남편 얼굴이 떠오르며 약이 올랐다.

 

 

장본 것을 정리하여 냉장 냉동실에 넣고

씻을 것 썰 것을 정리하다 보니 저녁 할 시간이다.

저녁 먹고 예습 복습을 해야지 생각하니

차 뒷자리에 놓아둔 책이 생각났다.

어둡기 전에 주차장에 내려가 가져와야지 싶어

주차장으로 내려가 지하 21층 온통 둘러봐도 내 차가 없다.

 

 

~ ! 이거 뭐지?’

갑자기 멍~~~~,

차가 어딨을까.

내가 오늘 나갔다 왔나?

 

잠시, 머리가 쇠 수세미 얽히듯 빙그르르 돈다

아차차!”

마트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장본 것을 낑낑대고 들고 왔구나!

 

 

새해를 맞이하여 나를 찾아온 새 친구(?)’

몇년 전 금요일 오후, 퇴근하면서 도서관 근처에 차를 세워놓고

일요일 오후까지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것보다는 괜찮은 것 같기는 한데

어쩐다!

몸과 마음이 분리되는 이 새로운 친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