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 초코릿
라스베가스 카지노
밤의 환락을 밤새 봤다
정신차리고 나오니
아침은 비교적 고요하다
서양사람들은 여행을 다니면서
개를 데리고 다니니, 개의 휴식공간
말 하자면 헬스장이다
밤의 환락에 정신없던 동네가
낮에 보니
레고블록 같다
그래픽으로 처리한
그림엽서 같다
하늘도 맑고 건물도 미니어처같다
아 ~ 나는
그림같은 그 세상이 신기하고
거리의 남자는 동양여자의 내가 신기하다
본래 황금 사자상은 다른 곳에 있었다고 한다
황금사자 밑으로 들어가야 카지노를 할 수 있었는데
주 고객인 중국인들이 돈 밑으로 들어가는 것을 꺼려해서
높은 곳에 세웠더니
모두 돈을 우러러보며
호텔로 들어가더라는 '카더라'통신이다
자유의 여신상 앞에 한 여자는
표정이 자유롭지 못하다
벽면이 온통 초코릿이다
형형색색이다
동화속 같은
꿈속 같은
아고, 신기해
아고, 달콤해
요런, 초코렛 하나는 기념으로 사야하는데
우리는 못 산다
서로 'LOVE'는 하지만
ㅋ
ㅋ 간이 작아서
층층이 컨셉대로
뭐든지 초코릿과 관련된 것은 다 있다
꼬마 신사 숙녀들이 왔다면
평생 초코릿을 우상으로 삼을 것 같다
조그만 것 세개 사서
하나는 버스 운전기사
하나는 안내를 맡았던 제임스 장
하나는 부부가 '러브'하며 나눠먹었다
다행히 나는 달콤한 초코릿을 좋아하지 않는다
씁쓰레한 칡뿌리 시골스럽다
이곳은 콜라 집이다
여태까지 나는
콜라는 갈색만 있는 줄 알았다
형형색색 콜라
콜라 시음장이 있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우리돈 오천원 정도만 내면
10잔 정도의 빛깔과 맛이 다 다른 콜라를 맛볼수 있다
나는 남편이 한 쟁반 사서
같이 여행하는 우리 일행 대학생(캐나다 어학연수)들에게
한 모금씩 주셨으면 바랬다
그 핑계를 삼아
나도 여러가지 콜라를 맛보고 싶었다
"쟤들이 우리보다 돈이 더 많아"
우리 아이들은 둘다 결혼을 했지만,
참으로 미안하게도
그 흔한, 어학연수 한번을 보내주지 못했었다
물론, 공부에 의욕도 없었지만
그래도
여행을 다니면서 해외에 나온 대학생들을 보면
대한민국 부모 자격이 없었던 듯하여
간간이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한번도
부모의 돈으로 여행을 시켜준적이 없다
그래도
앞에 앉은 부자지간처럼
혹은 아래 마주앉은 연인들처럼....
그래서 한쟁반 사자고
부드럽고 애절한 목소리로
완전 비굴하게 자세를 낮추고 어린아이처럼 졸랐다
"여보, 우리 저거 한잔 마시고 가요"
우리 남편은 헛튼 짓은 절대 안 한다
나는 오줌이 마려운 것이 아니라
몹씨 '비애', 울음이 마려웠다
위 아래, 콜라를 수혜받는
꼬마와 여인의 눈빛을 보시라
콜라를 보는 것이 아니라
콜라를 제공해주는
아빠와 연인의 눈을 바라보며
마주 앉은 '당신'에게 고맙다
콜라가 술도 아닌데
그래서 취하거나 중독될 것이 아닌데
남편은
안 되는 것은 안된다
남편의 심기를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콜라마시는 사람들을 우두커니 바라보며
애꿎은 손톱만 잡아 뜯고 있다
여기서 한마디,
"나이가 몇인데?"
돈이 없나, 손이 없나?
남편이 버는 돈으로 개념없이 쫓아간 여행도 아니다
내 몫의 여행비는 항상 내가 남편에게 지불하고 간다
바보! 네가 한 쟁반 사서
"쳐 마시세요"
그거 하나를 못해
여태까지 뭐하고 살았노?
하시겠지만,
나는 남편 뿐만 아니고
여태까지 누가 싫다고 하는 짓은
잘 안한다
차라리, 그 사람을 안 보고 만다
더구나 남은 여생도
함께 살아갈 내 짝지 아닌가
해외 여행을 하다보면 다리도 몹씨 아프다
혼자 앉았다가
혼자 빙빙 돌다가
혼자 밖으로 나왔다
어라! 이게 뭔가?
신나게 거리에 음악과 춤이 한 판이다
"오빤, 강남 스타일"
와우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든 말든
안에서 춤추는 사람들이 보든 말든
무슨 상관이랴
여기는 미국 라스베가스 길거리다
죽어라하고 목청껏
갈비뼈 순서가 바뀌도록 몸을 흔들며 춤을 췄다
길거리 '미친 동양여자'의 또 다른 퍼포먼스다
나의 돌발적인 행동에
남편이 쫓아나와
동영상을 찍었는데 올릴 줄 모른다
콜라는 건물의 홍보하는 여자가 마시고
나는 거리의 풍경이 되었다
미서부 7박 8일 동안 운전을 했던 기사와 이별
라스베가스 공항으로 갔다
공항 안에도 온 천지 카지노다
이럴 때, 잘 땡겨 대박나면
콜라 한 쟁반이 문제랴
박스떼기로 라스베가스 거리에 콜라를 쐈을텐데 .....
도착했다
그곳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