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안 하고 살다가

무지 하고 싶은 날이 있다

순수하게 무 말랭이만 넣고 하면

좋을 텐데... 짓을 낸다

 

 

 

 

 

 

 

 

 

 

 

 

 

 

 

 

 

 

 

 

 

 

 

 

 

 

 

 

 

 

 

 

 

 

 

 

 

 

 

 

 

 

 

 

 

 

 

열심히 담그는 재미

그것이 전부다

김장김치도 무우말랭이도 먹을 사람이 없다

담아 퍼주면 끝이다

 

 

 

 

 

 

 

 

 

 

 

 

 

 

 

 

 

 


 

 

갑짜기 석류를  한 상자 사서

알알이 속살을 빼냈다

ㅋㅋㅋ

무슨 붉으 카펫같은  영화를 볼거라고 짓을 내었을까

 

 


 



 


 

 

 

 


 




 






 

 

 

 

 

 

 


 

 

 

 

 


 








 

 

 

 


 


 

 

 

 

 

 

 

 

 

 

 

 








 






















 





송년회 행사가 컸었는데

기록과 사연을 남기지 못한체

밥만 먹고 끝났다

 


 


 

 

 

 

 

 


12월

도서관 월례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추적추적(秋適秋適)
가을이 간다, 가을이 간다
가을비가 오는 겁니다

 

 

 

 

 

 

 

 

 

 

 

 

 

 

 

 

 

 

 

 

 

 

 

 

 

 

 

 

 

 

 

 

 

 

 

 

 

 

괜히 울컥 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하는
낭만에 빠져
한참을 빗속에서

 

 

서성거렵답니다

 

 

 

 

 

 

 

 

구월

시월

십일월

 

가을내내

불던 내 짝지의 거센 바람,

바람을 잡았습니다

 

언제 또 불쑥 삭풍이 불지

아마 2년 정도는 바람이 잠잠할 조짐입니다만,

 

그런데, 어찌 내가 이긴 것 같지 않고

쪼매 서글프려고 합니다

 

 

 

 

 

 

 

 

해운대 장산입구

해운대도서관 옆

 

 

 

잠시 산책로를 걸었다

20분의 여유다

 

 

 

 

 

 

 

 

 

 

 

 

 

 

 

아직, 개망초가 달걀 후라이를 잔뜩 피웠다

 

 

 

 

 

 

 

 

 

 

 

 

 

 

 

 

 

 

 

에구머니나!

마른 풀섶에

패랭이꽃, 석죽화다

 

 

 

 

 

 

 

 

 

 

 

 

 

 

 

 

 

 

 

 

 

 

 

 

 

 

 

 

 

 

 

 

 

 

 

 

 

 

 

 

 

 

 

 

 

 

 

 

 

 

 

 

 

 

 

 

 

 

 

 

 

 

정말, 단언컨데

아무짓도 안했다

 

 

지난 해처럼

몰래 꺾어 가방속에 담지도 않았다

 

그냥 살며시 다가가 사진만 찍었을 뿐인데....

 

 

 

 

 

 

 

 

 

도깨비 바늘이 위협을 하고 있다

 

 

 

 

 

 

 

 

 

 

진짜, 사진만 찍었다니까

 

 

 

 

 

 

 

 

들고간 손 가방에 달라붙었다

 

 

치맛자락 온통

도깨비바늘 천지다

 

가을과 나와 한참을 싸웠다

근질근질 따갑다

하나 하나 잡아 뜯다가

강의실에 들어가니

지각이다

 

 

 

 

 

 

 

 

밑도 끝도 없는 꿈 이야기다.

 

 

 

박근혜 대통령이 혼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이렇게 혼자 식사하시는 줄 알았다면 점심은 같이 할 텐데요."

형광등 몇 개 켜놓은 강의실 안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다.

와인빛의 옷을 입고 두세 가지 반찬의 소박한 밥상이다.

시립도서관의 정식수준이다.

주로 내가 말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먹으면서 내 이야기를 들었다.

 

 

대통령이면 뭐하나

그냥 측은하다는 생각을 하며

“내가 일주일마다 같이 마주 앉아 이야기해도 되느냐?”라고 물었다.

내 노트의 간단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촌철살인 같은 어록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아마, 대통령을 내 강좌를 들으러 온 수강생쯤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공자가 말했다.

“성인을 내가 만나볼 수 없다면, 군자라도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선인을 내가 만나볼 수 없다면, 항심(恒心)있는 사람이라도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없으면서도 있는 체하고, 비어도 찬 것 같이 하고,

가난해도 태연해야 하니, 항심 있기도 참으로 어렵다.”

 

 

 

성인, 군자, 선인, 유항자,

본질은 곧 한결같은 변함없는 나다.

내가 변함없이 추구하는 ‘참나’. 나를 만나는 일이다.

모든 사람의 좋은 점은 내가 추구하는 스승이다.

 

 

 

꿈에서 깨어나니 내가 곧 소우주다.

내가 곧 박근혜, 내가 곧 대통령이다.

 

 

 

힘들어도 격조 있는 삶을 영위하자

 

 

 

 

부처도 아닌 성철스님께서

당신을 친견하고 싶으면 삼천 배를 하라고 했다.

불심이 강한 신자뿐만 아니라,

친조카 이병수 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생전에 두 번을 뵈었다고 들었다.

 

 

 

108배를 해 봤는가.

나는 그것도 참 힘들다.

삼천 배의 수고로움을 할 수 있다면 성철스님 아니라 누구인들 못 만나랴.

삼천 배 뒤에 만나지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삼천 배는 자신의 얼굴을 보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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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학기 들어 몸무게가 푹푹 늘고 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30년 전에서 지금까지 1~2킬로 늘었는데,

갑자기 두세 달 동안 3~4킬로가 늘었다.

 

처음에 구두 신은 발이 아팠다.

발이 퉁퉁 붓는 것으로 알았는데, 몸무게의 문제다.

사실, 오전 오후 급하게 운전하고 분 단위로 시간 다툼을 하다 보면

밥 시간을 더러 놓칠 때가 있다.

축적된 열량이 부족한 나는 이 한 끼 굶은 상황이 가장 힘들다.

손발이 벌벌 떨리며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나고 혀가 말려들어 간다.

그런데 그 스트레스가 살로 간다.  별꼴이다.

 

 

 

참 웃기는 일이다.

나의 초라한 꼴이 꿈에서는 대통령이 되어 나타나다니 말이다.

 

 

 

꿈을 꿨는지조차도 까마득하게 잊고 있다가

휴대전화기 메모장에 보니,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문자를 찍어놓은 것이 있다.

뭐가 무슨 소리인지….

내가 봐도 잘 모르겠지만 10월 7일 밤중의 일이었다.

 

 

 

 

 

 

 

비몽사몽 어둠 속에서 문자를 쳐 오타 투성이다.

별짓을 다 한다.

 

 

 

 

 

 

 

 

 

 

 

 

 

 

 

 

 

 

밥 한 끼 마음 편하게 먹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대통령과 버금가는 품위와 격조,

 

나의 자존심은 꼭 지키고 싶다는

나의 간절한 절규다.

 

 

 

 

 

 

 

옹심이

 

몇년 전, 처음 강원도 삼척에서 먹은

옹심이 맛을 잊을 수 없다

 

 

 

얼마 전, 강원도 봉평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니

추적추적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시장골목에 유명한 밥집이라는데

'옹심이'라고 쓰여있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들어서니

 나이지긋한 두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이 하신다

 

 

옹심이 두 그릇을 달라하니,

안 된단다

그럼 왜 특별메뉴에 써 붙여놓았느냐고 하니

잘못 붙인 건데 아직 떼어내지를 못했다고 하면서

나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남편이 나서서

우리 '마누라'가 좋아하는 것인데

"한 그릇 해주이소" 하니

"그 까짓 걸 돈 주고 사먹으러 아침부터 왔느냐"고 하면서

감자 몇개 쓱쓱 갈아 끓여먹으면 될걸 하며

빈정대신다

 

 

 도시형의 가느다란 내 꼬락서니가

얄밉게 보였던 모양이다

아마,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이나 할랑할랑 쓰며

맛있는 거나 사달라고 졸라대는

호강에 바쳐 요강에 ㅇ싸는

'등골부인'으로 비춰졌나보다

 

 

 

나는 이럴 때

너무 억울하다

남편은 인상이 호남형으로 후덕하여 

어딜가나

특히, 아주머니들이 후한 점수를 준다

 

 

사실, 봉평까지 대여섯 시간을

쎄가 빠지게 운전해 간 것도 나다

차에 넣는 기름 값도 내 카드로 결제했다

옹심이를 두그릇 해 주셨으면

옹심이 값도 내가 낼 것이다

 

 

사람들은 남녀가 같이 다니면

돈은 다 남자가 내는 줄 알고

남자들 한테만 대접을 해 준다

ㅎㅎㅎㅎㅎ

 

 

세상이 변한 걸

여자가 대통령이 된 이 마당에도 

오히려 여자들이 여자를 인정 안 하는 것이

나는 억울하다 

 

 

참으로 요즘,

난 할 말이 많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니

짝지가 있어야 모든 일을 씩씩하게 할줄 아는

못난이 의존형 내 인간성을 탓해야지...

 

 

 

남편이 두여인 주인장에게 묻는다

내가 마누라 해 먹일려고 하니 방법을 알려달라고

애교공세를 편다

 

 

나는 옆에서

한심한 여자라는 눈총을

빵 빵 빵 빵 !!!!! 맞으며

자존심도 못 지키고 귀담아 듣는다

 

 

결국, 그 아주머니

 우리부부에게

옹심이를 팔지않았다

 

 

 

 

 

 

 

 

 

 

 

 

 

 

 

 

 

 

 

 

 

 

 

 

 

 

 

 

 

 

 

 

 

 

 

 

 

 

 

 

집에 와서 들은대로 해보니

딱! 그맛이다

 

그 두 아주머니 혹시 부산올 기회가 있으면

내가 옹심이를 끓여

'뽄때'를 보여주겠다

사각사각 강판에 갈아서...

 

 

ㅋ 아주머니들 한테

칭찬받고 싶다

 

 

 

 

 

 

 

 

 

 

 

 

 

 

1. 감자를 손으로 강판에 갈아 (믹서기나 전기 제품은 맛이 떨어짐)  

2. 감자 간것은 손으로 꼭짜고

3. 국물은 가라앉혀 전분만 남게 한 다음

4. 감자 짠것과 가라앉은 전분에 소금간으로 반죽하여 

5. 우려낸(멸치 다시마) 다시물에

수제비 떼어 넣듯 동글동글 경단처럼 빚어 

끓는 다시물에 넣어 동동 떠오르면 완성

6. 무순 잔파 김 깨소금 등을 고명으로 얹는다

 

 

 

 

 

 

 

 

 

 

 

 

 

 

 

 

 

<부산국제 영화제>

 

벌써 18년이나 되었다는데

30분 안의 거리에 살면서도 한번도 참석해보지 않았다

 

 

창경궁옆에 사는 사람이

 일부러 시간내어 창경궁에 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영화의 전당

 

 

 

 

 

 

 

 

 

 

 

 

낮에 거리에 걸린 홍보깃발은 맨날보고 다니는데

밤에 그곳에 가서보니

훨씬 선정적이고 국제적이다

 

 

 

 

 

 

 

 

 

 

 

 

 

 

 

김여사께서 표를 두장 보내줬다

 

 

어딜가나 영화제 영화배우 이야기다

특히, 내 수업에 들어오시는

이순(60세)을 넘은 남학생들은 날마다 발걸음이 바쁘시다

황정음이 예쁘다,

한효주가 예쁘다

이제 강수연은 나이 든 테가 난다 시며

온통 어리고 예쁜 여배우들 보는 재미에 

표정이 환하게 밝으시다 

 

 

 

또 포럼에 갔더니

어느 분은 해마다 개막식 폐막식에 다녀오셨는데

여배우들의 얼굴 몸매는 다 똑 같다고 말씀하신다

 

같은 성형외과에서 수술하고

다이어트 받고

얼굴 화장도 똑 같고

앞가슴 등뒤 찰랑찰랑 긴드레스가

앞트임이냐 옆트임이냐의 차이라고

세세한 부분을 전문가처럼 꼭꼭 찝어주신다.

 

 

단지, 다른 건 키 차이뿐이라며

은근, 국제적인 행사에 초대장을 받을 정도의

부산을 이끄는 고명인사라는 것을

대놓고 자랑하신다

 

 

베니스영화제 칸느영화제에 버금가는

위상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유명세를 타는 바람에

세계의 영화에술의 거장들이 많이 와서

 이제는 부산에서 열리는 영화제가

부산시민들의 차지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나도 한마디!

영화표를 선물로 받을 정도의

부산시민이라는 자랑을 하는 거다

 (생전 처음 받아 본 영화표 선물, 김여사 고마워요)

 

 

 

 

 

 

 

 

 

 

 

 

 

야외 상영장

영화의 전당으로 들어가는 도로부터

붉은 카핏이 깔려있었으나

그날, 비도 오고

사람이 너무 많아 이리 저리 밀리고 밀려

카메라에 담을 엄두도 못 내었다

 

 

겨우 표를 내고 행사장에 들어가

며느리 영근이와

"우와~! 멋지다"

ㅋ ㅋ ㅋ

영근이 왈 : "어머니, 저도 대학생때 국제영화제 자원봉사했었어요"

은근히 '자랑(?)'이다

 

 

 

 

 

 

 

 

 

 

 

 

 

 

 

 

 

 

 

 

 

 

 

 

 

 

 

 

 

 

 

 

 

 

영화 <요리대전>

배우 감독 피디들이 오프닝 나와

인사를 한다.

촌스럽게도 나는 이런 오프닝 행사도 처음봤다

관객과 함께 호응하는 분위기

현장감이 좋았다

 

영화, 물론 좋았다

코믹하고 경쾌했다

 

 

 

 

 

 

 

 

 

 

 

 

 

 

 

 

 

 

 

 

 

 

 

 

 

 

 

 

 

 

 

 

 

 

 

영화표 두장에

고부간의 추억쌓기 ^^

갑짜기 나의 삶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듯

아름다운 밤이었다

 

 

 

 

 

 

 

 

 

 

추석무렵

 

나는 추석무렵이 힘들다
아침저녘 찬바람이 불기시작하먼 맥을 못춘다
스무살에 시작한 폐결핵도 추석무렵부터 시작해 7년동안 약을 먹었다



늘 추석무렵이면 강박증에 시달린다. 쉬어야한다 쉬어야한다 지금 쉬지않으면 쓰러진다
지금 너에게 필요하건 오로지 휴식뿐이다 라고 끊임없이 최면을건다.



추석무렵,
남편이 느닷없이 폭탄 발언을 한다
아랫집 남자가 명퇴신청서를 냈다며
자신도 명퇴를 할것이라고 말한다
퇴직하면 뭐할거냐고 물었더니 농사나 지을거라고 한다
어디 송곳하나 꽂을 땅이있기를 하나?

씨뿌리고 거들때를 아나?

보리인지 파인지 분간도 못하는 출생부터 도시인이다
 절기를 아나, 흐리고 맑은날을 아나, 촌부들의 심정을 헤아리기를 하나

 

 

농사나

농사는 '나'가 아니고

농사는 '는'은 전문직이다.

그것도 땅에 뿌리를 내리고 고조 증조 선대부터 살아온 사람들의 고유영역이다
오죽 힘들면 대그룹의 회장님께서도  가장 되지않는 것이
골프공과 '자식농사'라고 했던가.

 

내가 힘들어하며 일이 힘에 부친다고 말할때마다

자신이 퇴직하는 날 같이 그만두자고 강행군을 시키더니.. .

이제와서 혼자만 ... 그만 두겠다고 한다
부아가 난다


 

 

난 아직 준비가 되지않았다
은퇴가 그리쉽나
아랫집은 두부부가 연금을 받을수있는 직업의 사람들이다

 

 

 

나같이 방학동안 놀면
강의료가 없는 시간강사
비정규직하고는 다른 사림들이다
당장 연속으로 2주정도만 결강하면, 내 시간의 수업은 없어진다

 

 

남편이 일을 그만하고 싶다는데 왜 내가 회가 나는지.
내 준비가 되지않은 것은 순전히 내 문제다
그런데, 나에게 닥쳐올 일들이 나는 겁이난다

 

 

일할때가 좋은 때다
아무리 엄살을 떨어도 맘놓고 아플시간이 없을 때가 꽃시절이다
사실 나는 일이 없을까봐 늘 전전긍긍한다

 

 

내가 하는 일들은 꼭 돈을 버는일이 아닌 것이 더 많다
오히려 내돈을 써가면서 밥시간을 놓쳐가면서 하는 자원봉사의 일도 많다
나는 '일 중독'이다
일은 내가 살아있다는 건재하다는 증표다

 

 

일은 신성하다
나는 일을 날마다 종교처럼 받들어 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