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 900번지
이육사문학관
청포도가 새겨진 시비

내 고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입에서 청포도 시가 절로 읊어지는 퇴계의 14대손 육사
1930넌대 일제의 무단 총독정치가 극성을 떨 때,
'광야' '절정' 같은 시로써 구국활동에 나선 志節詩人이다.





문학관 전시실에서
육사의 생애와 득립운동 및 문학세계의 자취를 보고
2층 영상실에서 일생을 재구성한 자료를 관람했다.





조영일 관장님이 퇴계학 연구원에서 왔다고 하니
이동영 선생님의 노고를 말씀하시며 반갑게 맞아주셨다.





육사문학관 관장 조영일님과
직원분들 이위발 김은정 이옥비 김경숙 이동렬님이
모두 친절하고 반갑게 맞아주셨다.





















퇴계학연구원 김상훈원장님과 이육사문학관 조영일관장님





건물 밖에 연못과 분수대 육우당 생가의 모형이 있다.
청포도 밭과 동상이 어우러져 육사의 정취가 물씬~












이동영선생님께서 주신 책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 &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장
퇴계학부산연구원 부원장을 지내신
이동영선생님(1933~2007) 모습








처음 수필 문학에 입문할 때
대구의 '생각과 느낌'에서 신인상(2001)을 받게 되었다.
대구가 초행길이었기에
마침,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정년퇴직을 하시고
고향에 가 계신 이동영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다.
선생님은 많이 편찮으신데도 불구하고
내가 안내해야 된다며 시상식장까지 와주셨다.

수상소감을 말하면서, 잠시 아주 잠깐,
이동영 선생님이 이 자리에 할께 해 주셨다는 말을 하자마자
이육사의 후손이라며
대구의 원로문인들이 선생님을 환영하셨다.

그날, 선생님은

"류선생, 본격적인 문학을 하려거든 '논어'를 읽게"

나는 그후, 강의하던 명심보감이나 소학을 '논어'로 바꿨다.
그 세월 벌써 강산이 변하는 십년이 넘었다.

그 당시, 퇴계학연구원 부원장으로
나를 퇴계학회 편집위원(1996년)으로 위촉해 주시고
늘 어린아이 돌보듯
제자 키우듯 챙겨주셨는데...
내가 책을 낸것도, 문학상을 탄것도 모르시고
먼곳으로 돌아가셨다.

'이육사문학관'을 세우는데 가장 힘을 쓰셨다는 말씀을 듣는 순간.
선생님댁을 방문해서 선생님을 뵌듯
반가운 감회 물안개처럼 뿌옇다.

故 이동영 선생님의  情을 기리며
선생님 영전에 드리는 마음으로
육사문학관에 '매실의 초례청'을 보냈다.



바람행인   2009-05-24 17:21:52
아직 안가봤는데, 청포도 익을 즈음
계획한번 잡아봐야 겠네요.
문학관이 장엄한것 같기도 하고 ...
연가   2009-05-25 08:49:35
펜대와 펜촉 참 오랫만에 보네요.
편지쓰고 싶어요.
잉크 콕콕 찍어서요.
류창희   2009-05-30 22:09:48
바람행인님, 거리가 좀 있기는 하지만,
안동권 한번 순례하세요.
선비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
강추!
류창희   2009-05-30 22:13:34
연가님, 참 오래된 이야기죠.
저도 연애편지 쓸 때 펜촉으로 콕콕 찍어서 썼어요.
지금도 편지는 만년필 육필을 노력하지만,
메일과 핸드폰 문자한테 기회를 많이 빼앗기고 살아요^^




노고단에 오르는 길,
밤새 꼬불탕 꼬불탕 헤매던 길이
아침에 보니 이제 막 연두빛 물이 촉촉 차오르고 있었다.





도시는 벌써 봄이 무성하여
매미소리 들릴 듯 녹음이 짙은데,
지리산 노고단 쪽은 이제 연두빛 움트기 시작!






진달래 군락지
키가 작고 빛깔이 진하다.
온통 꽃 분흥.






다 오르고 내려오도록
나무판으로 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좌측으로 오르고 우측으로 내려오고

10년 후, 다시 찾을 때
관절염 조금있어도 오를 수 있을만큼 ...
공유할 수 있게 해놓은 '노고단길' 좋다.






지리산을 두고
어머니의 젖줄 같은 산이라 하고
포근한 할머니의 산이란 뜻으로
노고단(老姑壇)이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노고단 정상
바람은 신선하고
나무 마루판은 대청마루처럼 따뜻하다.






말로만 듣던 지리산 노고단
소원 풀었다.
왼쪽으로 천왕봉이 보이고
오른쪽에 섬진강 줄기가 내려다 보인다.





지리산 밑에 '대통밥'
한번쯤 먹어볼만!
대접받는 기분으로 사찰음식 먹었다.




-------


오르기 전날의 사건


'노고단'을 향해 산을 올랐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
밤 12시가 넘도록,
지리산 산속에서 'S자형' 산길을 몇번이나 오르락 내리락
앞차도 뒷차도 집도 사람도 표지판도 없이 달리고 또 달렸다.
길을 잃어버린 것이다.
달과 별만이 계속 우리를 쫓아다녔는데,
천만다행인것은 차에 기름도 가득,
늦게 먹은 저녘도 가득.
점점 깊어가는 시간과 검은 천지.
재미있다며 명랑모드로 깔깔거렸지만,
난 사실 목소리를 내기도 겁이 많이 났었다.
오밤중에 우리부부는 대자연의 일부가 되어 '정령치와 달궁계곡' 속에 있었다.
높은 산과 별과 달과 바람과 SsSs자 꼬부랑길의 스릴과 적막강산의 고요와 맑음,
평생 겁나게 '아름다웠던 밤' 으로 기억할 것이다.

다음날 아침,
남편 왈 : "둘이 같이 있는데 뭐가 겁이 나겠느냐."
꼼짝없이 같이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길상이와 서희와 박경리선생의 일생이 안 부러운 밤이었다.
둘이 함께 있다는 존재감 하나만으로도...
(밤 늦도록 꾸불탕 꾸불탕 뱀처럼 기어오르고, 뱀처럼 기어 내리다 뱀사골에서 숙박하다)

-----------------

그 다음 날
노고단에 올랐다.



강변   2009-05-12 17:59:46
정령치와 달궁계곡
하이야속에 정던부부
지천명에 야간여행
길을잃고헤메일때
지리산의 산신령이
가호하셨네
훈장님 주야간에
참으로 좋은 드라이브 코스임니다
부럽네요
류창희   2009-05-12 21:41:31
밤은 무서웠고요.
아침에 오르면서 아~! 아~!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청정지역이었습니다.
부전   2009-05-16 08:43:55
선생님 초등학생 같아요
류창희   2009-05-19 16:13:28
자연, 그 싱그러움이 소풍나온 초등생으로 만들어요.
곽인수   2009-05-20 21:18:40
어디든 훌쩍 떠나길 좋아하는 제가 고3 딸 덕분에 주말이면 비상대기조가 되어 꼼짝을 못합니다.
답답한 마음 사진으로나마 위안삼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이십년이 훨씬지났네요. 동트기전 어두울때 렌튼 켜들고 노고단 등정을 했죠. 토끼봉, 날라리봉 이름도 요상스런 봉우리들을 누비며
잘나가던때 생각하며 혼자 웃음짓습니다.
류창희   2009-05-21 07:56:30
곽인수님,
잘 나가던 때' ㅋㅋㅋ.
몇개월 지나 따님 대학가면 엔진 교환하시고... 룰룰 랄랄
여행을 떠나요~



부엌에서 내다보이는 뒤꼍
도라지밭이다.

장마철 유월 칠월경에 화얀색 보라색 도라지꽃 피면
고단한 시집살이 뒤꼍에서 꽃으로 피웟을 터이다.
문화 류씨 (文化柳氏) 곤산군파 류이주 종가

운조루가 있는 오미동은
종가 뒤로 펼쳐지는 병풍산이 바람을 막아주며
금환낙지의 명당에 자리잡은 아흔아홉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문화류씨 라는 거다.










안채로 들어서면
아담하고 네모난 안 마당을 밟게 되고
장독대가 먼저 손님을 반긴다.

안방문으로 들어가는 분홍색 어른
9대 종부 '이길순' 여사이신데
미처 알아뵙지 못해 인사도 못드렸다.
사람은 '설미'가 있어야 한다.
척 보면 알아야지 이리 눈설미가 없어서야...  쯧쯧쯧
어찌, 친정집 종부어른을 알아보지 못한단 말인가.
제대로 배우지 못한 탓이다.
 





장독대,
장독대만 보면 반성한다.
요몇년 사이
나는 간장 된장 고추장 막장을 담궈먹지 않는다.
이 다음 며느리에게 말할 것이다.
"애야! 된장은 '서운암' 된장이 맛있는데... "
"..... "
"내것도 주문해다오"





검은색 문이 굳게 닫힌
2칸짜리 소박한 사당이다.





문사이로 카메라 들이댔다.
류화류씨 후손답게 기를 받고 싶은 마음에.
한때 외지 사람들이 줄지어 이사를 왔었다는데...
풍수지리설에서 말하는 '金環落地'의 명당이라 해서.
그러나 옥녀가 금가락지를 떨어뜨린
바로 그곳에 주춧돌을 앉히지 못한 탓인지...
대부분 투기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안채에서 사랑채로 나오는 문
안채라 하여 마당을 낮게 하지 않고
큰 사랑채 높이와 같이 해 남녀의 공간을 동등하게 했다고 한다.





운조루의 특징은
사면에 펼쳐진 천연의 아름다운 경관을 생활 속으로 끌어와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3개의 누마루를 설치했다.




층층시하의 눈을 벗어나 잠시 휴식을 취하고
친정이 그리워 눈물 지을 때도
누다락은 더 없이 편한 공간이었을 것이다.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터 잡은
문화 류씨 류이주(柳爾胄 1726~1797)
선생의 99칸 고택 '운조루(雲鳥樓)' 는
명당 중의 명당에 자리한 대표적인 종가이다.


------------------------



호수아빠   2009-05-11 18:28:56
운조루의 기를 담아 오셨군요. 나도 아직 못가봤는데....원래 한옥의 장독은 안 채의 부엌 뒤켠에 마련하는 것인데, 관리상 안 마당으로 옮겼나 봅니다. 한옥에서 안 마당은 그저 비어있어 자연을 담는 유기적공간으로 유명하지요. 중국은 중정을 만들고, 일본은 안 마당에 인공정원을 꾸며요.
안 채의 빈 마당에 오늘처럼 비라도 내려 낙수물이라도 떨어지면 사랑채에 머무는 영감생각 나겠지요.....
류창희   2009-05-11 22:15:38
서울 비온다며?
부산 아직 바람만 부는데...
'명문종가 운조루' 대단하지.
호수오면 꼭 한번 가보시게.
사진에 다 담지 못한 무엇들이 가득하다네.
우리 '문화류씨'들만 갖는 운기 같은 것.
생각지도 않은 여행의 보너스!
부전   2009-05-16 08:45:08
서운암 된장 맛있어요? 거기서 사먹어야지
류창희   2009-05-19 16:12:28
어머니표가 가장 맛있는데,
여직 어머니들한테 한번도 못 얻어먹었어요.
이제 담그기는 번거롭고...
새가족 생기면 도전해 볼런지 ...
곽인수   2009-05-20 21:26:31
우리 집안에도 문화류씨 한 분 계셨죠.
돌아가신 친정엄마. 그리웁네요.
류창희   2009-05-21 07:58:04
인수님, 어쩐지 ...
인수님의 조신함이 뭔가 했더니 피가 땡겼군요.
문화류씨의 후예!




선암사 안,
이제 막 겹벚꽃이 지고 있었다.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다음날.















선암사 매화군락지








재래식 측간이 깊고 신비롭다.






금낭화
붉은색이 햇볕을 받아
연등에 불을 켠듯 우리를 맞이한다.
한 송이, 한 송이, 송이, 송이.
마치 우리 집 네식구의 꿈을
꽃등으로 밝혀주는 것 같다.





꽃구경 길구경 기왓장구경
물구경 하늘구경 지붕구경
측간구경
아기자기 여성스런 예쁜 절이라
점심도 안 먹고 구석구석 너무 놀다 퍼졌다.
네잎크로바 군락지도 찾아 길안내도 했다.







배 고프고 힘들고 지쳐 잠시 퍼져
급하게 음료수와 찰떡 비상식량을 수급 받았다.

토끼풀꽃 반지와 팔찌를 받고는
머리가 조금 아파야 폼이 날 것도 같고 ...





100일 기도를 올리고 관음전에 들려
반 나절을 놀았다.

붉은색 동백꽃에 소망한송이 담아
맑은 계곡물에 흘려보냈다.
곧 소원성취 이루워질 것이다.





순천 조계산 선암사 (仙巖寺)
선암사는 호맘의 명산 조계산에 자리잡은
한국적인 절의 옛모습을 가장 잘 보존한 천년의 고찰로
국내의 대표적인 명찰 가운데 하나이다.







강변   2009-05-08 20:14:29
훈장님의 부부여행 福을 쌓음이군요
조계산을 사이에두고
남에는 선암사 북에는 송광사
두사찰 모두 거찰이며 명찰임니다
학생이 순천지방의 모 기관장으로근무시
송광사를 참배하고 조계산중허리를 종주하여
선암사를 참배하니 하루 일정 참좋터이다
지리산자락의 화엄사도 명찰이구요
또 그주변에 많은 사찰이 산재해있는데
부산의 신도들이 사찰운영에 큰 공로자람니다
훈장님이 여행하며 맛보신 음식
경상도보다 전라도 음식
기억에 남도록 혀끝을 지나쳤지요
전라도 요리 생각남니다
훈장님 여행도 문학산책이되어
좋은작품 창작하시길
호미   2009-05-08 20:58:00
아제 아제 바라아제....
한국의 유명배우가 머리 깎고 여승이 되어 영화를 찍었던 곳!
저도 저 부근에서 남편과 함께 10여년을 살면서
주말이면 선암사 송광사를 오갔던 기억이 새롭네요.

쌤의 여정 여정은
제가 즐겨 찾던 길목을 되돌아 거니시니 더욱 정겹습니다려.
류창희   2009-05-09 10:40:34
강변님, 눈이 수북하게 쌓였던 겨울 어느 날,
눈 속에 푹푹 빠지며, 아이들과 눈사람을 만들며
어둑어둑한 송광사에 도착했어요.
마침, 저녘예불시간.
범종루에서 타종하고 법고를 두르리는 스님들 모습에 매료되어...
그 소리, 그 모습, 그 순간의 엄숙과 편안함
아직까지 가슴속에 스며있습니다.
류창희   2009-05-09 10:49:23
호미님,
아제아제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 ...
강수연이 찍었던 곳이 그곳이에요?
선암사 처음 갔는데,
가봤던 사찰 중에 가장 편안했어요.
머물고 싶은 ' 절집^^ '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석구석 누비다가
한 걸음 뗄수 없을 정도로 퍼지기까지 ...
참 좋은 곳에서 생활하셨네요.
그래서 두분 모습 편안하고 그윽하신가 ...
부전   2009-05-16 08:46:05
토끼풀꽃으로 화관쓰면 더 예쁜데요.
아카데미   2009-05-19 16:44:26
솔마루 - 음......... 부끄러워 얼굴을 가린건지 손목의 꽃시계와 꽃가락지를 자랑한건지.... 당최...원.... 09.05.11 14:51
花樣年華 - 꽃가락지 아무나 받남유~ 줘야받지^^ 좀 유치하게 놀지유~ 사는게 별것 있남유! 유치할수록 즐겁고요. 09.05.11 21:37

솔마루 - 글구. 깊고 신비로운 측간에서 응응응하면 신비로운 뭔가가 있을까요???? ㅎㅎㅎㅎㅎ! 09.05.11 14:59
花樣年華 - 냄새는 좀 향기롭더이다. 너무 깊어 오금이 저리긴 하였지만... 신비롭기는 하더이다. 09.05.11 21:39

마음 - 좋으셨겠어요...언제나 뵈도 늘 단아하시네요...금낭화가 마치 등불처럼 보입니다..좋은글과 사진 잘 보고 갑니다^^ 09.05.15 17:12
花樣年華 - 하얀 초롱꽃을 보면 백련 '영가등' 같더니, 금낭화 초파일 '연등' 같더라구요 ^^ 09.05.16 10:43

古乭 - 붉은 동백을 흐르는 푸른 물에 띄우시다니 허어! 만년소녀라, 천년만년 늙지 않겠습니다. 09.05.16 08:12
花樣年華 - 마음이 게을러 몸을 못 쫓아가는 거죠. 학교용어로는 '부진아', 의학용어로는 뭐라 하나요? 09.05.16 10:45
花樣年華 - 아참! 고돌님의 '선암사 매화' 제가 훔친적 있잖아요. 어느 나무인가 찾아보려고 애썼는데, 꼭꼭 숨어있더라구요. 고돌님도 수줍음 타는 것 같아요 ㅋㅋㅋ 09.05.16 10:49

古乭 - 아주 전문적인 용어로 음... "꽃 꽂은 여자라고 부르지요" 머리에....ㅋㅋ^^ 그 사진 속 매화는 대웅전 뒷쪽에 극락전인가 있잖습니까 아마 극락전 뒤에 있는 오래 묵은 고목의 매화였을 겁니다. 09.05.16 11:34
花樣年華 - 매화꽃 필 때, 다시 갈게요. '꽃 꽂은 여자' 대구역에 있다는 그 여자인가요? 영화 '동막골'에 나오는 ㅋㅋㅋ 14:30



09년 5월 2일 여수
국제범선축제 요트대회
수영만 요트클럽 맴버로써 선수 등록을 했다.




경기수역 공고




일행들은 전날 부산 앞바다를 출발하여
16시간동안 항해하여
이미 여수에 도착해 있었다.
전국 혹은 외국에서도 왔다.




자동차로 여수까지 가서
남편과 남편친구와 내가 막 요트장으로 들어가려는데,
여자인 내가 선수같이 안 보이는지
위험 막대기를 든 관리원이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며 못 들어가게 한다.
남편 왈 : "우리 관계하고 왔는데요"
졸지에 관계자가 되어 통과했다.




'비바리' 수영만 요트클럽팀인 우리 선수들은
노란 병아리색 옷을 입었다.
출항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취재진들의 카메라만 의식하면 V자를 그어주는게 예의다.




각자 자기 위치에서 역할 분담 점검을 하며
경기수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곧 경기는 시작된다.

















하늘 맑고, 바람 좋고,
세일이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 좋다.












나의 위치는 오른쪽 뒷부분 안전석이다.
여차! 기울면 얼른 왼쪽으로 옮겨가 무게의 중심에 도움을 줘야하는 바란스맨이다.












다른 배들도 속속 모여들기 시작




R.C 정에서 스타트 깃발 올라갔다.
경기 시작!












테킹준비!
테킹!
순간의 선택이 목슴과 승부를 바꿔놓는다.








줄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풀리고 감기느냐에 따라
순발력있게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갈수 있다.
다리나 팔 목에 얽히고 설켰다가는 목숨도 엮어간다.




다가오는 배들의 기선도 제압해야한다.




시선을 너무 멀리 두었다가는
다가오는 녹색배를 볼 수가 없다.
위험하다고 소리쳐봤자
펄럭이는 세일소리와 파도소리에 목소리는 묻히고
따따따딱 ! 이미 머리끼리 쳐박으며 순식간에 들이받고 가버렸다.




와봐! 와봐!
가까이 와봐!




너희가 진로를 방해했다.
우리가 권리정이다.
지금은 경기중이니 끝나고 들어가 항의한다.
"너희들 잘못을 인정하지!"
소리 소리 질러봤자 어깨 으쓱대며
"노~프라범" "노~프라범" 영어도 못하는 러시아 사람들이다.
























만나는 선수, 만나는 배마다 손 흔들고
서로 서로 "우승하세요" 덕담을 하지만,
어림없는 소리, 승부는 냉정하다.








경기 막바지,
꽁지머리 재석씨 손이 안 보일 정도로 줄 감느라 바쁘다




우리 신랑! 진두지휘 목소리 우렁차게 크더니,
아예 행동맨이 되어 좁은 배위를 운동장처럼 발로 뛰고 있다.
이때 미끄러지거나 발에 줄이 엉키면 바로 낭패다.




















돌산 샛바람, 쎄다.
속도감 무섭다.
여유있게 '적벽부' 읊을 시간 없다.




두번째 게임에서 스타트는 1등을 했는데 ...
















풀어진 밧줄들
수고가 많았다.








돛을 단배는 아직 경기 중인 배이고,
돛을 접은 배는 이미 경기가 끝난 배다.








짝짝 짝짝짝!
수고들 하셨습니다.
한 시름 내려놓고 ...




노란 부표!
여수 바다에 띄워진 '부표'를 향해
32척의 배들과 190여명의 선수들이
바다에서 사투를 겪으며 아우성쳤다.
돌아오면서 ... 저게 무엇이기에 ... 싶어도,
인생도 지나고 보면 노란 부표와도 같다.
저 까짓게 무엇이라고 묵숨걸고 앞만 보고 뛰었는지 ...
그냥 바람 집어넣은 고무풍선일 뿐인데 ...




날은 저물고 배는 고프고, 마무리 작업




배 안전하게 정박하고




휴우~ 맥주 한캔씩!
풀어진 긴장에 춥고 배고프지만 '맥주 맛' 끝내준다




경기중에 사고난 배가 바로 앞에 있다.
순간의 선택! 순간의 순발력!
순간이 긴박하게 위험하지만,
그들은 십수년 또는 일생을 배에 무작정 정열을 바친다.
조선산업 1위국가 답게,
해양산업 1위를 꿈꾸며....








모두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역할에 충실하게 힘썼다.
특히, 스키퍼 ^^ 대장님 고생많으셨어요.
꾸벅 ^^ 감사합니다.
내일 경기를 위해 오늘 저녘 잘 먹어두어야한다.
자 미리 예약해 놓은 참복회를 먹으러 ...




요트클럽 회장님 수고 많으셨구요






우리 신랑,
아내의 안전을 위해 한시도 눈길 떼지 못하고 고생많았다
ㅋㅋㅋ 친구분들 미안합니다
베트남 아가씨 구해줄 기회를 놓쳐서요
다음에 참가할 때는 좀더 발전하여
쿠루에서 스키퍼까지 진출해보고 싶어요.
기회 있겠지요?














전체 32척 출전
출전선수 190여명
우리팀 성적
'22등'
본부석 게시판 창문에 그렇게 붙어있네요.


-----------------

우리 집에는 뱃사람이 세명 있다.
당시, 남편과 초등학교와 중학교 다니는 아이 둘이 모두 배를 탔었다.
현재는 작은 아이만 밥벌이로 현직 요트 선수로 뛰고 있고
남편과 큰아이는 바다 언저리에서 동호인 활동으로
요트를 타거나 서핑보드를 타거나 취미로 서핑사진을 찍고 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한다.
뱃사람의 아내로써 어미로써
선수의 어미생활 십수년에 아예, 선수로 뛰었다.
전에 간혹 타본 경험이 있어
겁이 나거나 멀미를 하는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관람정이 아닌,
손님접대 관광 유람목적이 아닌,
선수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순간순간 생사가 왔다갔다하는 위기의 박진감!

게임하는 동안은
순풍에 돛단듯이 신바람이 났었는데,
경기 다 끝나고 회식할 때,
한 순간 순간의 위험했던 코스들을 짚으며, 뒤늦게 오히려 겁이났었다.

대회때마다 출전했던 클럽사람들의 말 :
경기수역이 좁고
돌산할매 바람이 세고 역대 경기중
'다이나믹' 최고로 위험했던 경기였다고 했다.
경기에 참여하게 해준 수영만요트클럽회원들께 감사드린다.


호미   2009-05-07 21:56:02
우와~~~
쌤의 영역이 너무 넓어 지시네요.
바다까지 진출하시다니...
이제는 요트계도 접수하시는겝니까?

살살하시이소.
그 위험한 순간에도 사진 찍어 올리시는 솜씨면
웬만큼 인정은 해드리겠지만...
행복과 웃음 뒤에 숨겨진 위험앞에서 항상 조심하는 마음을 지휘자로...

침실에 주방있는 요트타고 대마도까진 가 보았지만
저런 세일링은 못해봐서리...
공연히 쌤나고 부러버라.
항상 건강하시이소.
화정   2009-05-08 00:00:54
밧줄 놓치면 모든것 사라지는 순간이죠
우리네 삶 을 대비한 장면같으네요 바람속도 맞추고 파도 고 저 피하고 장애물 ---등등
동참한 이들 모두 멋져요
화이팅
류창희   2009-05-09 10:52:32
호미님, ㅋㅋㅋ
인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가족들은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남들은 '선수?'
잘못들었는가 의심하며 한번 더 묻지요.
"선수라고요?"
무늬만 ...
류창희   2009-05-09 10:55:08
화정님,
밧줄 놓쳐도 밧줄에 잘못 감겨도 ...
밧줄은 우리의 '정신'줄이죠.
호랑이가 물어가도 정신 바짝 차리면 살 수 있듯이 ...
하오하오   2009-05-09 11:50:33
육 해 공
다음은 하늘인가요?
그림 좋아요.
논어학생   2009-05-11 12:38:36
우리 선생님 진짜 사진 속에 있네요.
바람행인   2009-05-11 12:48:56
지금 놀고 있는 것 맞지요?
류창희   2009-05-12 21:43:02
하오하오님,
하늘? 도전해 볼까요.
비행아줌마.
류창희   2009-05-12 21:43:52
논어학생님,
자리만 지키고 있어요 ㅋㅋ
류창희   2009-05-12 21:44:42
바람행인님,
예, 놀고 있어요. 경기중에...
부전   2009-05-16 08:47:05
그래도 조심하세요. 바다 겁나요
에세이스트   2009-05-19 16:34:51
정호경 -여객선이나 화물선은 많이 보았어도 요트는 자주 보는 풍경이 아닙니다. 거기에다 류창희님을 태운 요트가 멋있지요. 여기는 여수 오동도 앞의 신항입니다. 몰랐지요. 09.05.07 22:55
화양연화 - 오동도를 바라보며 게임을 했습니다. 선생님이 바라보시는 줄 알았다면, 더 힘을 냈을 텐데... 22등을 하였답니다. 09.05.09 11:32

김병기 - 흠냐리 류 쌤~~` 좋심다 요트도 다룰줄 아시능겅감여....허걱 부러워라.....그치만 지는 서민이라서 쩝 그런 고상한 취미는 몬 가질듯...^^'' 09.05.07 23:08
화양연화 - 친구들이 선주에요. 선주들만 선민이구요. 쿠루들은 그냥 서민들입니다. 관심과 열정만 갖추는 ... 09.05.09 11:35

조정은 - 팟팅! 09.05.07 23:42
화양연화 - 쟈요우! 09.05.09 11:36

김삼진 - 멋저부러! 09.05.08 01:07
화양연화 - 멋져버려! 버렸어요. 09.05.09 11:36

문혜영 - 요트까지... 욕심쟁이다. 배를 쳐다만 봐도 배멀미하는 사람은 어쩌라구... 09.05.08 01:43
화양연화 - 문선생님, 자동차 운전하시죠? 쳐다보면 멀미나도 운전하면 멀미 안나요^^ 09.05.09 11:37

돈오(이재선) - 홍길녀가 따로 없네요. 하하... 09.05.08 08:06
화양연화 - 류길녀 할게요. ㅋㅋㅋ 09.05.09 11:38

백로 - 아~ 유창샘. 멋지다~부럽다아~ 09.05.11 22:18
류창희 - 백로님 승마타는 것 보다야... '노마의 반란' 이 더 멋져요 16:31
아카데미   2009-05-19 16:41:12
마녀위니 - 보름 달맞이길 문텐로드를 따라 걸으면서 바다위에 떠있는 둥근달빛이 어찌좋은지 바다에요트한척 띄우고 달과마주하고누워밤새달과이야기나나누어봤으면 ....화양연화님 멋지네요 덕분에 막연하던 요트경기도 실감나게느껴보네요 어디 낡은 배한척 구할수없을까요 보름날 달빛사냥을 가보게요... 09.05.11 11:46
花樣年華 - ㅋㅋ 10여전에 낡은 '산들' 배한척 팔았는데... , 길뫼님이 가지고 계시다는데요^^ 09.05.11 21:29

이재선 - 단편영화 잘 보고 나갑니다. 이번 기회에 뱃사람 언저리에 낑까나 볼까? 09.05.11 11:51
花樣年華 - 뱃사람들, 우리집에는 여러 명 있어요. 사진에는 그럴싸 해도 고단한 삶들이지요. 정착하지 못하고... 빨리 안정을 되찾으라고... 임용고시 준비하라해도 ... 09.05.11 21:31

솔마루 - 머, 요트실력은 잘 몰르겠지만 사진은 프로급솜씨가 엿보이는 게 더러 있군요...... 09.05.11 14:49
花樣年華 '- 더러'라고 하셨나요? 대한민국 최고의 방송을 만드는 분이 '더러'라고 하시면, '더러'인정 받았다는 말이죠? 부단한 노력으로 '至誠無息'할게요 -_- 09.05.12 07:45

길뫼 - 이리 멋지 수가! 저도 어울려 산 작은 배를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prp 자질로 만든, 관광지에서 몇 사람 태우고 쏜살같이 달려가는 그런 배. 그런데 사자마자 몇번 타고는 그만입니다. 요새는 악양 다니느라 배는 잊어먹고 있습니다. / 너무 멋집니다. 09.05.11 19:12
花樣年華 - 모터보트 구하셨군요. 속도감이 무서워서리... 지난주 악양에 갔었어요. 펑사리 최참판댁에... '토지'가 나올만한 지형이더군요. 누릴만한 곳에 마련하셨습니다. 09.05.11 21:35

마음 - 화양연화님 떠올리면 고운 한복차림에 단아하게 녹찻잔을 기울이실 것만 같은데...이런 모습도 있으시네요..멋있으세요..^^ 09.05.15 17:28
花樣年華 - 무늬만, 늘 분주하게 무늬만입니다. 09.05.16 07:56


아침
                        

* 박경리

      고추밭에 물주고
      배추밭에 물주고
      떨어진 살구 몇 알
      치마폭에 주워 담아
      부엌으로 들어간다

      닭 모이 주고 물 갈아 주고
      개밥 주고 물 부어 주고
      고양이들 밥 말아 주고
      연못에 까놓은 붕어새끼
      한참 들여다 본다

      아차!
      호박넝쿨 오이넝쿨
      시들었던데
      급히 호스 들고 달려 간다
      내 떠난 연못가에
      목욕하는 작은 새 한 마리

      커피 한 잔 마시고
      벽에 기대어 조간 보는데
      조싹 조싹 잠이 온다
      아아 내 조반은 누가 하지?
      해는 중천에 떴고
      달콤한 잠이 온다




* 박경리
출생 1926년 10월 28일 사망 2008년 5월 5일 출신지 경상남도 통영
직업 소설가 학력 이화여자대학교 가족 사위 김지하 데뷔 1955년 현대문학 단편소설 '계산' 경력 1999년 4월 대통령자문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
1999년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 석좌교수 수상 1997년 제3회 용재석좌교수상
1996년 칠레정부 선정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기념메달 위키백과 박경리(朴景利 음력 1926년 10월 28일/양력 1926년 12월 2일 ~ 2008년 5월 5일 경남 통영)는 대한민국의 여류 소설가로 본명은 금이(今伊). 종교는 천주교이며 대하소설 《토지>>



------------------------


운전대를 잡은 남편 왈 :
"토지의 무대, 그곳은 꼭 저녘무렵이라야 어울릴 것 같다."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박경리 선생 소설 <土地>의 평사리에 갔다.
최참판댁의 문간채 별당채 안채 중문채 사랑채 뒷채 사당 초당 행랑채
금방이라도 서희가 문을 열고 나올 것만 같다.
칠성이네 용이네 김평산네 김훈장댁을 거쳐 <평사리 문학관>을 갔다.
세트장은 대단했지만 문학관은 조촐했다.
문학관에서 토지문학제 수필대상을 받았던 문우에게 문자 날렸다.
'월매방 뒷편에서' 노현희 이름이 억수로 자랑스럽네요.'

내친김에 전주로 향했다.
'혼불'의 작가 <최명희문학관>을 향해.
혼불 속의 인물들 이름을 들먹이며 ... 청암댁 강실이 ... 기대 가득했으나
10시가 넘은 늦은시간, 도착한 문학관 주변은 고요하기만 하다.
가는 날이 장날,  
청암댁 율촌댁의 숨결이 숨쉬는 문학동네에서 잠을 자기는 틀렸다.
온 동네가 혼불마저도 꺼진 듯. 사람도 민박할 곳도 없었다.
달빛에 우뚝 선 솟을대문 앞에서 차를 돌려 나왔다.
월요일은 문학관 휴관일이다.

'노고단'을 향해 산을 올랐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
밤 12시가 넘도록,
지리산 산속에서 'S자형' 산길을 몇번이나 오르락 내리락
앞차도 뒷차도 집도 사람도 표지판도 없이 달리고 또 달렸다.
길을 잃어버린 것이다.
달과 별만이 계속 우리를 쫓아다녔는데,
천만다행인것은 차에 기름도 가득,
늦게 먹은 저녘도 가득.
점점 깊어가는 시간과 검은 천지.
재미있다며 명랑모드로 깔깔거렸지만,
난 사실 목소리를 내기도 겁이 많이 났었다.
오밤중에 우리부부는 대자연의 일부가 되어 '정령치와 달궁계곡' 속에 있었다.
높은 산과 별과 달과 바람과 SsSs자 꼬부랑길의 스릴과 적막강산의 고요와 맑음,
평생 겁나게 '아름다웠던 밤' 으로 기억할 것이다.

다음날 아침,
남편 왈 : "둘이 같이 있는데 뭐가 겁이 나겠느냐."
꼼짝없이 같이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길상이와 서희와 박경리선생의 일생이 안 부러운 밤이었다.
둘이 함께 있다는 존재감 하나만으로도... 
 (밤 늦도록 꾸불탕 꾸불탕 뱀처럼 기어오르고, 뱀처럼 기어 내리다 뱀사골에서 숙박하다)


류창희   2009-05-05 22:45:02
5월 5일 어린이날, 박경리 추모 1주년이다.
은하수   2009-05-06 16:30:48
같이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사람!!!!
참 좋은 일이네요.
부부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도
힘들다고 하는 세상에.
이제는 마주 보지말고
나란히 보게 옆에 있어야 겠어요.
역시!!
감사합니다.
황도사   2009-05-07 09:51:06
"둘이 같이 있는데 뭐가 겁이 나겠느냐." 나는 거짓말이라도 이런 말 한 번 해봤으면 한이라도 없겠다. 난 아직도 남의 떡이 많아 보이는데...
류창희   2009-05-07 19:59:28
은하수님,
김동리와 서영은 사이의 '해바라기'가 생각나는 군요.
은하수님 말처럼 옆지기는 옆에 있는게 좋아요.
한 곳으로 시선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
마주보면, 자꾸 침 튀기게 싸우고 싶죠.
우린 안 그렇지만 ...
류창희   2009-05-07 20:03:49
황도사님, 그 쉬운 거짓말을 왜 안하시고 ...
우리 신랑 아침에 눈 뜨면서도
저녘에 눈 감을 때도 맨날 천날 하는 말 :
난 류창희씨가 좋아 "너무 좋아"
전, 참말로 믿고 살고있어요 ㅋㅋㅋ 푼수댁.
호미   2009-05-07 21:48:08
때로는 둘이 같이 있어서 더 겁이 날 때도 있답니다. ㅋㅋ
아이들 그리고 미처 못다한 일들...
여행을 떠나기전 모든 것을 항상 정리 해 두고 길을 떠났다는 어느 시인처럼
우리 인생도 날마다 정리 된 삶을 살아야 할텐데...
다시 돌아 온 쌤의 자리에서 더 행복하고 감사하고 건강하세요.
근데, 쌤은
쌤 가족들 자랑이 너무 찐하시다....은근히 ....ㅋㅋ
화정   2009-05-08 00:19:35
박경리 선생님 추모 벌써 일주년 이군요
잠시 묵례
오래전에 읽어보았던작품 토지 넘엄 잼 나죠 문학관 가봐야지 생각했는데
울 신랑이랑 코드가 --- 좀 그래요
여름이면 나무밑에서 삼겹살구어먹어며 소주 한잔 대작하는이 좋다나 ㅎㅎ
가끔은 여행도 가지만
언닌 닭살
생글그리는 모습보면 어찌화가날까마는
며칠전 부터 미루어왔던 혼불 2권 독서중 이라 완독하며 저도 여행 계획할까봐요
울 신랑이랑 ㅋㅋ
류창희   2009-05-09 11:11:26
호미님. 제가 좀 까불지요.
부창부수 푼수댁이 다 되어 그래요.
위에 계신 '황도사' 사주 관상의 대가이신데요.
동기생중 우리부부에게 '이상적인 부부상'을 제정해 주셨거든요.
그래서'丙申生'둘이 꼴갑 떠는거에요.

그래도 여러명이 여행하면 모두에게 배려하고 비위맞추고 ...
부부여행은
가다가 힘들면 쉬고,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본능에 충실할 수 있어 좋아요.
류창희   2009-05-09 11:17:48
화정님, ㅋㅋㅋ
남편을 살살 녹여보세요.
화정님의 특유의 가느다란 눈웃음과 입술로.
그런 다음 남원의 월매집에서
악양 평사리의 서희집에서 한잔 하자구 해보세요.
전주의 강실이네 집에도 가자 하시고...
더 중요한 건 같이 거하게 한잔하고 확~ 취해야지요.


지리산 둘레길 1구간
매동마을- 다랑논- 등구재- 창원마을 - 금계마을











다랑논






2009년4월 4일 5일
참가 ; 열팀부부와 한명 (21명)



짱가   2009-04-15 17:28:20
쌤...정말로 부럽심더. 늘 행복하이소. 또 건강하시고요...
류창희   2009-04-15 19:56:49
짱가님,
시간과 건강이 허락되시면 하루 투자하여 걸어보세요.
호젓하게 걸으면 더 좋을 듯,
저희는 스무명이 넘다보니 이야기하며 웃다가
웃음소리에 아름다운 경치를 많이 놓쳤습니다.
황대식   2009-04-27 15:48:05
지난 여름에 답사를 한 곳인데 이 동네 동동주 맛이 일품임
류창희   2009-04-27 20:02:46
벌써 술 도사님들 한잔씩 하셨지요.
묵은 김치 안주에 동동주 ^.^
여자분들을 대표하여 언제가 저 혼자 술떡술떡 ~
구정맥   2009-04-29 21:01:49
멋진 사진들 보기 좋습니다.산행열심히 하십시요.
류창희   2009-04-29 23:27:35
구정맥님,
둘레길 정말 예쁘죠?
구비구비 돌아돌아 마을과 마을을 오가던
박물장수, 새우젓 장수, 엿장수.
또는 가마타고 시집가는 새색시
친정나들이 가는 새댁 등등 ...
다시 호젓하게 걷고 싶은 길입니다.



봄빛깔이 가을빛깔 같다.
갈대 숲길을 걸어
산 정상으로 올랐다.




날이 맑아 무진의 안개는 없었지만
무진교에서 부터 갈대밭을 거닐다가
한시간 남짓 용산을 오르면
그곳에 전망대가 있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히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놓았다.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하는 무진의 안개,
그것이 무진의 명산물이 아닐 수 있을까!'

-김승옥의 '무진기행' 중에서



지난 겨울,
겨울이 너무 길었다.
남편은 바쁘다는 핑계로 나는 조심한다는 핑계로
방학내내 토 일요일까지 수행자처럼 지냈다.

그냥 걷고 싶단다.
보이는 정상에 올라 내려다보고 싶단다.

나는 늘
그 곳을, 꼭 가고 싶다는 마음이 별로 없다.
그러니
'그곳'이라는 방향이 정해질리 없다.

남편왈, 미안하단다.
얼마나 포기하고 살았길래 가고 싶은 곳이 없겠느냐면서 ...
그러나 무작정 실려가는 맛도 괜찮다.

가고 싶어 가는 것도 아니고
방향감각까지 둔해 잘 기억해 두지 못한다.
그 곳에 다시 가는 일이 있을 때,
"우리 여기 왔었어요?"
되묻다가
"언제 누구와 같이 ..."  확인에 들어가는 일이 종종 있다.
새파란 청춘에는
'그곳 & 누구' 로 투닥투닥 했으나
지금은 '그려려니' 지나간다.

3월 햇볕은 따뜻했으나
갈대숲의 바람은 알싸하게 차가웠다.

콧바람 쐬고 와
증조부 제사 모시고나니
비로소 온가족 봄학기 힘차게!!!!.



호수아빠   2009-03-05 15:18:25
수선화에게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정 호승 -

요즘 안치환 9.5집이 정호승 시로 노래한 앨범인데...제게 가장 가슴에 와닿는 시입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외로움을 잊고 뜻 한 바대로 움직이소서....
류창희   2009-03-06 09:29:45
이른 봄비 온 뒤의 햇살이 맑군.
외로움?
두려움!
'외로움 & 두려움'
봄 햇살에 봄바람에 보송보송 말려야겠네요.




작가 조정래의
글을 쓰기전 취재노트






인물과 배경등 가계도와 도표
소설구성의 치밀함





'태백산맥' 원고
원고지에 손수 썼다.
원고지 써 본지 참 오래 되었다
육필 도전해 볼까?
이미 워드에 익숙해진 편리족^^





작가의 아들과 며느리 독자들이
원고를 필사 했다









조정래
출생 1943년 8월 17일
출신지 전라남도 순천
직업 소설가,대학교수
데뷔 1970년 소설 '누명'
경력 2005년 광복6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고문
1997년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좌교수
수상 2006년 제11회 현대불교문학상 소설부문
2003년 제1회 동리상 위키백과 조정래(1943년 8월 17일 ~)는 대한민국의 작가이다.
전라남도 승주군의 선암사에서 태어났으며 보성고등학교와 동국대학교에서 공부했다.
대표작으로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작가는 주장하거나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사람이다

--------- *

어느해 겨울,
<혼불>의 작가 최명희묘가 있는 군산에 갔었다.
17년 동안 한 작품을 손가락으로
돌을 파는 마음으로 혼신을 다 하고 죽어간 작가
사뭇, 그곳과 많이 비교가 되는 분위기였다.

소설 <태백산맥>의
무당의 딸 '소화'
연록차에 해맑간 찻꽃 한송이 띄어
그들의 넋을 기리며...
素花茶(소화차) 한잔을 !


호수아빠   2009-03-05 15:07:43
어제 뉴스에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한국문학에 200쇄 인쇄의 신화를 이루었답니다. 직접 조정래씨가 나와 그 의의를 설명하고 이제 체력이 달려 그런 장편은 후배들의 몫이라 하더군요.
문학은 시대를 걸어가는 고샅길....
류창희   2009-03-06 09:39:08
'엉덩이에 곰팡이가 폈다'
태백산맥을 쓰던 때를 회상하는 작가의 말.
엉덩이가 문드러지도록 그렇게 해야 후배들에게 물려줄 것이 있을 터.

며칠전, 수지에 사는 경욱이가
'작가는 전생에 지은 죄가 많아 피를 말린다'고 하던데,
작가들! 뭔 죄를 그리 많이 지었을까.
호수아빠   2009-03-10 12:47:16
요즘 책을 읽으면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를 감시하고, 몰아 세우고, 윽박 지르고...
잠시 책을 접고 밖을 보면 늘 보던 일상인데.....
조정래 등 작가가 글로 남겨 책이란 덩어리로 던지는 돌팔매를 피해 갈 수는 없는지...
지금까지 걸어 온 길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가끔은 가슴앓이를 합니다.
지하철에서, 사무실에서, 자다가도 벌떡 책들과 겨뤄 보지만 그럴 수록 얻어지는 것은 책은 중독이며, 빠지면 빠질 수록 너무 무섭다는 사실 입니다.
그렇게 피말리는 누님의 매실의 초례청 2판 인쇄와 현대수필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
류창희   2009-03-10 20:49:54
아우님^^
요즘 1박2일 찍는 것이 유행인것처럼
서울에서 '우리엄마 생신' 1박2일
가족만남의 행복충전 한가득!

햇살 좋은
봄기운 가득한 계절에는
책 읽는 것 잠시(3월) 끊으시게.
책도 중독되면 우울하거든.

매화 산수유 목련이 막 피어나는 봄기운 누리시고...
흙길 걷는 산책이 몸과 마음의 보약^^*




훌쩍 떠나면
호젓할 수 있는 것을
뭔 그리, 주눅이 들어 생각이 많았던지 ...
겨우내 움추려 칩거했었다.







樂安書堂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少年易老學難成'

주자의 권학문이 있어
서당개 되어 풍월을 읊다


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
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

젊은 나이는 늙기가 쉽고 학문은 이루기가 어려우니
짧은 세월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아라
아직까지 연못가의 봄풀은 꿈에서 깨어나지도 않았는데
섬돌 앞의 오등잎은 이미 가을 소리를 낸다

몸과 마음 언제나 청춘이고 싶은데 ...






'정욱' 이름이 있길래
와우~
우리 정욱이 다녀갔나! 반가움에 ...
설마 내 아들이
남의 집 담벼락에 돌같은 역사를 쓰진 않았을터... ㅋㅋ





꽃은 봄을 알리고







정겨운 장독대
열어보니 잘 익은 장은 없고
봄햇살만 '화들짝' 빈항아리 속으로 들어간다





낙안읍성 황토 초가집
대부분 민박을 생업으로 하고 있었다
방은 비교적 깨끗하고
절절 끓는 보일러 시설이 되어 있었지만
뒷간이 문제였다.
방문을 열고 나가야 하는 ...
새로 지은 화장실에 샤워기와 비데기와
구석에 옥색 사기요강이 갖춰져 있었으나
남편 앞에 영원한 요조숙녀인 까닭에
차마, 요강단지를 가지고 들어가지는 못했다.





비껴가는 '햇살' 과 '툇마루'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과 공간이다

다만,
변한 것은
풀꽃을 닮았던 한 소녀,
중년의 여인이 되었을 뿐!
자물통 굳게 잠겨
세월의 문을 열고 들어갈 수는 없을 뿐이고... 뿐이고 ...






낙안읍성(樂安邑城)은
삼한새대 마한땅, 백제때 파지성, 고려때 낙안군 고을터며,
조선시대 성곽과 객사 임경업군수비 장터 초가가 원형대로 보전되어 있고
성곽과 실제 생활하는 마을이 함께 국내 최초로 사적 제 302호에 지정되었다.
동문을 비롯 서 남문을 통해 성안에 설어서면
사극 촬영장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져든다.




겨우내 움직이지 않았다.
조심조심
몸도 마음도 단속을 하느라 ...

올 한해를 열기는 열어야하는데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차에 실려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잊고 살았던 것
잃어버리고 살았던 것

초승달을 보고
별을 쳐다보고
툇마루에 앉아 햇볕 바라기를 했다.
고요하여 적막강산 같은 그곳
초가에서 문풍지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가
창호지 문으로 스며드는 아침햇살에 눈을 떴다.

봄,
봄봄 다시 봄!


호수아빠   2009-03-05 11:25:07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연못에 물이 고이는 달
암소가 송아지 낳는 달
개구리의 달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
물고기 잡는 달
잎이 터지는 달
눈 다래끼 나는 달
독수리의 달
강풍이 죽은 나뭇가지 쓸어가 새순 돋는 달
바람이 속삭이는 달
............
인디언이 부르는 3월달의 이름 입니다....
마음먹은대로 움직이는 달....
류창희   2009-03-05 12:23:27
삼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달.
그냥 뭔가 시작만 하면 다 될것 같이
마음에 연두빛이 움트는 달

삼월에 처음 만나고
삼월에 결혼하고
삼월에 아이 낳고
삼월에 취업하고
.........

난 아무래도 인디언의 후예인가 봐.
마음 먹은대로 움직이는 달!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으니
빨리 계획표 짜야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