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폴 드방스

 

 

 

 

 






 







 







 







 







 







 















 

 








 








 











생폴을 지나면서

쌩폴이 아니라 쌩고생

왜, 더위에 힘들게 돌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하는가

사서 쌩고생







 










 







 







 



그래도 길에서 모자 써 볼때는 기분이 좋았다

나중에 사진 보면서 생각

왜, 그날 비싸지도 않은데

여름 끝자락

프로방스 모자 하나 못 샀을까?





 

 








 







 






아비뇽 다리






 







 







 







 








 



차를 주차하고 아비뇽성당으로 가는 길

집과 집사이

길위의 신발 한 켤레의 예술행위가 걸려있다








 






 






 

 







 







 








 







 








 







 







 













 

 







 







 







 









 







 







 













 

 







 

 













 







 







 







 














 

 



아비뇽 성당




 







 



광장




 







 













 

 







 







 







 







 






 




나무 그늘에 앉아

생음악 들으며

간이 식사할 때

눈물젖은, 아니 땀에 젖은 빵이 맛있었다






 










맛, 맛보다

멋이 있었다





 















 





2013년 8월 8일 목요일




 


프로방스, 알통스도테의

퐁비에뉴

 

 

우리는 중학교 교과서에서

알퐁스도테의 '별'을 읽으며

문학소녀가 되었다

 

 

 

 

 

 

 

알퐁스도테의 고향

알퐁스도테의 문학관이 있는 퐁비에뉴

 

 

찾아 간날

비가 너무 많이 내렸다

온통 어두웠다

도착한 주차장에 화장실마저 잠겨있다

그래서 더 암울했다

 

알퐁스 도테의

배경작품 <풍차 방앗간>의 배경지 컨셉이다

 

 

 

 

 

 

 

 

 

 

 

 

 

 

 

 

 

 

 

 

 

 

 

 

 

 

비에 젖은 한 여인

나의 남편 내 짝지는 참으로 대단하다

 

보통 한국 남편들은

그런 날, 그런 곳을 찾는 여자를 위해

운전하고 비위 맞추지 않는다

 

 

'문학' 하는 여자들 하고 사는 남자들

다 대단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감성의 소유자들

그 감정을 다스리느라

우린 글을 쓴다

 

 

 

 

 

 

 

 

 

 

 

 

주차장에서 내려

찾아가기 또한 만만치 않다

몇번이나

이 길인가? 아닌가?

포기하고 되돌아 오고 싶은 길을 앞서서 걷는다

 

 

 

 

 

 

 

 

포기할 즈음, 나타나는 표시판

 

 

 

 

 

 

 

 

 

 

 

 

 

 

 

 

 

 

 

 

 

 

 

 

 

 

 

 

 

 

 

 

 

 

 

 

 

 

 

 

 

 

 

 

 

 

 

 

 

 

 

 

 

 

 

 

 

 

 

 

 

 

 

 

 

 

 

 

 

 

풍차방앗간의 배경지와 사람들

 

 

 

 

 

 

 

 

 

 

 

 

 

 

 

 

 

 

 

 

 

 

우리나라에서 발간한 책을 보는 순간,

보람을 느꼈다

 

 

 

 

 

 

 

 

 

 

 

 

 

 

 

 

 

 

 

 

 

 

 

 

 

 

 

제사에 큰댁에 가서

쎄가 빠지게 일하면서도 돈봉투(제물) 드리고 오는 것도

결국은 조상님에게 신고하는 거다

 

힘들게 찾아간 곳에서

방명록을 장황하게 적는 것도 문학에게 신고하는 거다

 

 

 

 

 

 

 

 

 

 

 

 

 

 

 

 

 

 

 

 

 

 

 

 

 

 

돌아오는 길

이름도 기억 안나는 성벽을 올랐다

유럽놈들은 약탈문화라서

도로 빼앗기지 않으려고

꼭 산 꼭대기에 성을 세운다

 

그리하여 관광객들을 힘들게 올라가게 하는

고약한 특징이 있다

 

 

 

 

 

 

 

 

 

 

 

 

 

 

 

천만 다행으로 내 짝지는

힘들게 기어 올라가는 꼭대기를 좋아한다

 

여행이란?

동행하는 사람이

내것 하나 비위 맞춰주면

상대방에게 나는 두개 비위맞춰준다

인생의 여정도 마찬가지다

 

 

 

 

 

 

 

하루종일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헤매고

야영장에 와서 밥을 해서 먹다가

 

 

 

 

 

 

 

 

 

 

 

 

그예, 사단이 났다

 

 

 

 

 

 

 

 

 

 

 

 

 

 

 

 

 

 

 

 

 

 

 

 

 

 

 

 

 

 

 

 

 

 

 

 

 

 

나?

나라는 여자?

화가 나도 내 할일은 충실하다

엉덩이 붙여 걸터 앉을 공간과 배만 부르면

만사 OK

 

읽거나 쓴다

내 앉은 자리가 꽃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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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에, 정신병원 - 점심, 도개교, 풍비에뉴, 풍차방앗간, 알퐁스도테.

 

야영장으로 돌아와 밥을 하는데 비가 내린다. 점점 빗줄기가 세다.

 

빗속의 홍수, 오늘 ‘별이 빛나는 밤에’ 의 배경지를 시작으로 ‘정신병원’ ‘도개교’ ‘노란 집’ 알퐁스도테의 ‘풍차방앗간’까지 자동차를 타고 돌아돌아 돌고 또 많이 걸었다.

 

빗줄기가 거세지는가 싶더니, 천둥 번개가 요란하다. 설거지통 버너 밥솥 물통 잡동사니를 대충 끌어다 텐트 안에 들여놓고 다시 밥을 먹는데, 텐트바닥이 불룩불룩 꿀렁꿀렁 하더니 무슨 일인가. 텐트 자체가 공중부양을 하려나 둥둥 뜬다.

 

하필이면 우리가 친 텐트 바닥부분이 지형이 낮아 물줄기가 봇물이다. 한쪽으로 짐들을 밀어부치면서 피하니 다른 한쪽이 불룩하다. 풍선 효과다.

 

남편이 벌떡 일어나 후딱 나간다. 잠시 후, 야영장 관리하는 장정 서너 명이 들이닥쳤다. 매니저인 듯 보이는 아저씨가 담배 한 대를 꼬나물고 하늘을 가리키며, “노프라범” 자기네 잘못이 아니라 날씨가 이런 걸 어찌하느냐며 기다리라는 몸짓이다.

 

남편은 바꿔달라. 너희가 우리에게 일부러 조건이 안 좋은 낮은 곳을 빌려주는 바람에 우리가 이렇게 되었다고 성을 내니, 또 괜찮다고 "노 프라범" 어깨를 으쓱거린다. 이 빗속에 어쩔 수 없다고 또 하늘을 쳐다본다.

 

그리고 아직 떠 내려간 것도 텐트 안이 젖은 것도 아니니 기다려라. 남편은 바닥을 맨발로 뛰어다니며 우리 텐트는 지금 '스위밍풀'이다라고 큰소리친다. 나는 아직 입안에 밥이 넘어가지도 않은채, "여보, 아직 수영장은 아녜요." 말해도 남편은 막무가내로 열이 났다.

 

프랑스 사람들은 절대 목소리 높이거나 화를 내지 않는다. 그들은 시끄러우면 부당하면 둘이 멱살 잡고 악다구니하지 않고 경찰을 부른다. 우리 집 남정네만 “야! 이놈아, 우린 돈을 낸 '갑'이야. 너희는 '을'이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해줘야 한다며 한국말로 ‘갑’과 ‘을’을 퍼붓는다. 그 기세가 얼마나 사나운지 빗줄기마저 숨죽여 가늘어졌다. 그동안 갈고 닦은 나의 자존심 ‘교양’을 후다닥 누가 볼세라 얼른얼른 주섬주섬 한쪽으로 밀어 놓았다.

 

풀장분위기, 펜싱선수, 투우, 젓가락 맨발 “아! 이놈아” 내가 돈 냈잖아. 나는 살살 웃으며 남편 팔을 붙잡고 "여보, 저 사람들은 우리나라 젓가락을 무기로 봐요." 샌들을 빨 앞에 놓으며 "품위를 지키세요. 주위사람들이 신고하면 어쩔래요."  프랑스 놈들이 우리말을 알아듣지를 못하니, 나는 시종 웃는 얼굴로 남편을 막았다. 하지만, 한번 터진 봇물은 그칠 줄 모른다.

 

아주 익숙한 모습이다. 잠시 이곳은 목소리 큰 놈이 이기고 나이가 벼슬인 한국이다. 텐트가 1인 독방 ‘서대문 형무소’다. 텐트촌에 우리만 고립무원이다. 아~, 이 사태. 섬은 고독하다. 꼼작마라인데 가장 넓은 평수다. 유럽에서는 큰 것이 먹어준다며 하필이면 텐트를 큰사이즈로 샀다. 원터치 1인용 텐트가 아니다.

 

(생략~~)

 

 

커다란 캠핑차들은 골목골목 누릴 수 없다. 여행의 누림. 불개미군단처럼 어느 구멍 어느 등성이라도 들어가고 기어오르는 것 아닌가.

 

 

프랑스 운전자들, 아니 이탈리아도 마찬가지, 양보는 곧 도덕적 패배로 간주한다 하더니, 아무 곳에나 주차하고 가는 곳마다 개구리 주차에 서로 10센티미터가량 이마 맞대고 박치기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연하고 제멋대로다. 심하게 굽은 길에서 추월하는 것쯤은 도덕적 스킨쉽 인사정도로 여긴다. 우리 차만 절절 조심조심 가고 오고 주차한다.

 

 2013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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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테의 '별' 원문을 펌하여 올립니다

잃어버렸던 소녀를 찾은 것 같아

괜시리 설레인답니다

 

 

 

 

"별"

- 알퐁스 도테 -

 

 

  

 

 

1. 아름다운 스테파네트


내가 뤼르봉 산에서 양을 치고 있을 때였습니다.
난 그 때 혼자 목장에 남아 몇 주일씩 사람 그림자도 구경 못하고,
양 떼와 검은 사냥개만을 상대하고 있었습니다.
약초를 찾는 몽들뤼르의 은자가 가끔 지나가기도 하고,
피에몽에서 온 숯 굽는 사람이 거무튀튀한 얼굴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너무 외로운 생활을 해온 데다,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소박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남에게 말을 거는 취미도 없지만, 설혹 있다 해도
지금 산 아래 마을이나 읍에서 뭐가 화제거리로 오르는지 도무지 모르는 사람들이죠.
그래서, 두 주일마다 보름치 양식을 실어다 주는 우리 농장 노새의 방울 소리가 언덕길에서 들려오고
농장에서 일하는 꼬마 미아로의 똘똘한 얼굴이나 늙은 노라드 아주머니의 다갈색 모자가 언덕 위로 넘어올 때면 나는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나는 어느 집 어린이가 영세를 받았고, 누가 결혼을 했는지,

산 밑에서 일어난 소식을 캐묻곤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가 관심을 쏟는 것은 주인댁 따님,
이 근처 백 리 안에서 가장 어여쁜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어떻게 지내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척,
아가씨가 얼마나 자주 잔치에 가고 저녁 나들이를 하는지,
지금도 새로 나타난 멋쟁이들이 계속 아가씨의 환심을 사러 오는지 따위를 넌지시 알아보았죠.
만일 어떤 사람이 "산에서 양 떼나 돌보는 목동인 너,

보잘 것 없는 네가 그런 건 알아서 무얼 하려고?"하고 묻는다면,
나는 지금도 대답할 수 있습니다. - 그때 내 나이 스무 살이었다고.
그리고, 스테파네트 아가씨는 그때까지 한평생 내가 봤던 사람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다고.

 

 

 

2. 비 오는 어느 일요일

 

 

느 일요일이었습니다. 눈이 빠지게 보름치 식량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식량은 그 날 따라 아주 늦게야 도착했습니다.
아침 나절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큰 미사를 드리는 것일 테지.'
점심때쯤에는 소나기가 퍼부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길이 나빠 일찍 노새를 몰고 떠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초조한 마음을 달랬습니다.
드디어 세 시쯤 말끔히 씻긴 하늘 아래 온 산이 비에 젖고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일 때였습니다.
나뭇잎에 물방울이 똑똑 하는 소리,

물이 불어난 개천이 좔좔 넘쳐 흐르는 소리와 함께 문득 방울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그것은 흡사 부활절 날 여기저기 종루에서 일제히 울려오는 소리와도 같이 즐겁고 경쾌했습니다.
그러나 노새를 몰고 나타난 사람은 꼬마 미아로도, 늙은 노라드 아주머니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누구일까요? ...

천만 뜻밖에도 바로 아가씨였습니다.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노새 등에 올라 버들고리를 싣고 몸소 나타난 것입니다.
맑은 산 정기, 소나기 뒤에 싸늘하게 씻긴 공기 탓인지,

얼굴이 온통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꼬마는 앓아 누워 있고, 노라드 아주머니는 휴가를 얻어 아이들을 보러 갔다는 겁니다.
아름다운 스테파네트는 노새에서 내리면서 그 모든 소식과,
도중에 길을 잃어서 늦어졌다는 얘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그러나 내 눈에는 아가씨 머리에 꽃은 꽃 리본이며, 눈부신 스커트,
그리고 곱게 빛나는 레이스로 단장한 화려한 옷차림이 덤불 속에서 길을 찾아 해맨 것이 아니고,
마치 어느 무도회에 들러 놀다가 늦어진 것처럼 보였답니다.
그 귀여운 모습! 아무리 바라보아도 내 눈은 지칠 줄 몰랐습니다.

사실 난 그때까지 그렇게 가까이서 아가씨를 바라본 적이 없었습니다.
겨울이 되어 양 떼를 몰고 들판으로 내려가, 저녁을 먹으러 농장으로 가면,
가끔 아가씨가 식당을 휙 가로질러 가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가씨는 하인들에게는 말을 거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늘 아름답게 차려 입고 어쩐지 깔끔해 보이고...

그런데, 지금 그 아가씨가 바로 내 눈앞에 와 있는 것입니다.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 말입니다.
이만하면 넋을 잃을 만하지 않습니까?

 

바구니에서 식량을 끌어내자마자 스테파네트는 신기한 듯 주위를 휘휘 둘러보았습니다.
아가씨는 아름다운 나들이 옷을 더럽힐까 봐 스커트 자락을 살짝 걷어 올리더니,
양을 몰아넣는 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내가 자는 구석자리에 깔린 양 모피, 벽에 걸린 커다란 두건 달린 외투, 내 채찍,
그리고 구식 엽총 따위를 보고 싶어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아가씨에게는 재미있고 즐거웠던 것입니다.


"그래, 여기서 산단 말이지? 가엾어라. 밤낮 이렇게 외롭게 지내면 얼마나 답답할까!
뭘 하며 시간을 보내지? 무슨 생각을 할까?"
'당신을 생각하지요... 아가씨.'
문득 이렇게 대답하고 싶은 생각이 치밀었습니다.
그렇게 대답한대도 물론 거짓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나는 너무 당황해, 한 마디도 대답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아마 그러한 낌새를 눈치채고, 깜찍스러운 아가씨는 일부러 얄궂은 질문을 던져
내가 쩔쩔매는 꼴을 기뻐했는지도 모르지요.
"예쁜 여자 동무라도 가끔 올라오니? 정말 여자 동무가 여기 찾아오면,
'황금의 양'이나 저 산봉우리로 날아다니는 에스테렐 선녀 같겠구나."
이런 말을 하며 머리를 뒤로 젖히고 웃는 그 귀여운 몸짓...
요정이 나타난 것처럼 얼른 왔다가 숨 돌릴 겨를도 없이 가버리는 그 서운함...
정말 아가씨야말로 내게는 영락없이 에스테렐 선녀 같이만 느껴졌답니다.
"잘 있거라. 목동아."
"조심해 가세요, 아가씨."
마침내 아가씨는 빈 바구니를 노새 등에 싣고 떠났습니다.
 

 

 

3. 다시 돌아온 아가씨

 

 

가씨가 비탈진 산길을 따라 감쪽같이 사라진 뒤에도,
그 노새 발굽에 채여 굴러 떨어지는 돌멩이 소리는 계속 들려 오고 있었습니다.
그 돌멩이 하나하나가 그대로 내 심장에 쿵쾅거리며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오래오래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해가 질 때까지 손가락 하나 까딱 하지 못하고,
아련한 꿈에라도 취한 듯 졸음에 겨운 듯 멍하게 서 있었습니다.
석양이 지고, 멀리 내려다 보이는 산골짜기들이 서서히 푸른빛으로 변하고,
양들도 매매 울면서 울 안으로 들어가려고 몸을 비비대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밑으로 내려가는 언덕배기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우리 아가씨가 나타나는 것이 보였습니다.
방금 전까지 생글생글 웃던 모습은 간 데 없고,
아가씨는 물에 흠뻑 젖은 채 추위와 공포로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언덕을 내려가 소나기로 물이 불어난 소르고 강을 기어코 건너려다 그만 물에 빠진 것입니다.
이제 날은 저물고 아가씨가 농장으로 돌아 갈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난처한 일이지요.
지름길이 있기는 해도 아가씨 혼자서는 도저히 찾아갈 수 없고,
그렇다고 내가 양 떼를 버려두고 여기를 떠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아가씨는 산 위에서 밤을 세워야 하고, 가족들이 근심할 생각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습니다.
나로서는 아가씨를 안심시키려고 힘 닿는 대로 위로해 줄 수밖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칠월이라 밤이 아주 짧습니다, 아가씨. 조금만 참고 기다리시면 됩니다."
이렇게 달래 놓고 나는 급히 불을 피워, 시냇물에 젖은 옷과 발을 말리게 했습니다.
그리고 우유와 치즈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러나 가엾은 아가씨는 불을 쬐려고도, 무엇을 먹으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구슬 같은 눈물만 눈에 글썽이는 것이었습니다.
이걸 보고, 그만 나까지 같이 울고 싶어지더군요.

 

어코 밤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햇볕은 멀리 산꼭대기에만 간신히 남아 있어,
서쪽 하늘에 아지랑이처럼 한 줄기 빛을 던지고 있을 뿐입니다.
나는 아가씨더러 울 안에 들어가 쉬시라고 당부했습니다.
새 짚 더미 위에, 아직 한번도 쓰지 않은 새 모피를 깔아놓고,
안녕히 주무시라는 인사를 하고 나는 밖으로 나와 문 앞에 앉았습니다.
비록 누추할망정 내가 사는 울 안에서, 신기한 듯 잠든 얼굴을 들여다보는 양들 곁에서,
주인댁 따님이 - 양들 가운데 가장 귀하고 순결한 한 마리 양처럼 - 내 보호를 받으며
마음 놓고 고이 쉬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자랑스러운 생각에 마음이 벅차 올랐습니다.
이때까지 밤하늘이 그렇게도 깊고, 별들이 그렇게도 찬란하게 보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답니다.
갑자기 사립문이 삐걱 열리면서 아름다운 스테파네트가 나타났습니다.
아가씨는 잠을 이룰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양들이 뒤척이는 바람에 짚이 버스럭거리고,

혹은 잠결에 '매' 하고 우는 소리를 내는 놈들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억지로 누워 있느니 차라리 모닥불 곁에 오고 싶었던 것입니다.
나는 염소 모피를 벗어 아가씨 어깨에 걸쳐 주고, 모닥불을 더 크게, 이글이글 피워 놓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둘은 아무 말 없이 나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한 번만이라도 밖에서 밤을 새워 본 사람이라면, 모든 사람이 다 깊이 잠든 한밤중에는
뭔가 또 다른 신비한 세계가 고독과 적막 속에서 눈을 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때, 샘물은 훨씬 더 맑은 소리로 노래 부르고, 연못에는 조그마한 불꽃들이 반짝입니다.
온갖 요정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나뭇가지나 풀잎이 부쩍부쩍 자라는 소리가 공기 속을 뚫고 들려오죠.
주위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들, 그 들릴 듯 말 듯한 온갖 소리가 우리 주위를 감싸는 겁니다.
낮은 생물들의 세상이지요. 밤이 오면 낮에는 침묵했던 물건들의 세상이 되는 거에요.
물론 그 동안 한 번도 이렇게 낯선 밤의 세계를 맛보지 못한 사람들은 좀 무서워질 수도 있습니다만

.......
 


 

4. 별들의 이야기

 

우리 아가씨도 주위에서 무슨 바스락 소리만 들려도,

깜짝 소스라치며 내게로 바싹 다가 앉고는 했습니다.
저편 아래쪽 연못에서 처량하고 긴 소리가 은은하게 소용돌이치며

우리가 앉아 있는 산등성이로 치솟아 올랐습니다.
바로 그 순간, 아름다운 한 줄기 유성이 우리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마치 금방 우리가 들은 그 정체 모를 울음 소리가 한 가닥 광선을 뿌리며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저게 무얼까?"
스테파네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어떤 영혼이 천국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이렇게 대답하고 나는 성호를 그었습니다.
아가씨도 나처럼 성호를 따라 긋고는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며 뭔가 깊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윽고 아가씨는 불쑥 이렇게 묻더군요.
"그런데 너희들 목동은 모두 점쟁이라고 하던데, 그게 사실이니?"
"천만에요, 아가씨. 그렇지 않아요.

다만 여기서 우리는 보통 사람들보다 별들과 더 가까이 지낼 뿐이랍니다.
그러니,

저 아래 평지에 사는 사람들보다는 별들 가운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더 잘 알 수 있답니다."
아가씨는 여전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손으로 턱을 괸 채 염소 모피를 두르고 있는 그 모습은,

영락없이 귀여운 천국의 목자 그대로였습니다.
"별이 저렇게 많다니! 참 너무나 아름다워! 저렇게 많은 별은 생전 처음이야.

넌 저 별들 이름을 잘 알겠지?"
"그렇답니다, 아가씨. 자! 바로 우리들 머리 위 저게 '성 자크의 길(은하수)'이랍니다.
프랑스에서 곧장 에스파니아 하늘까지 이어지지요.
용감한 샤를마뉴 대왕께서 사라센 사람들과 전쟁을 할 때,
바로 갈리스의 성 자크가 대왕께 길을 알려주기 위해 저걸 그어놓은 거지요."
"좀더 저 쪽으로 '영혼들의 수레'와 번쩍이는 굴대 네 개를 보세요.
그 앞에 있는 별 세 개가 '세 마리 짐승'이고,

그 세 번째 별 옆에 있는 아주 작은 꼬마 별이 '마부'이구요,
그 언저리에 온통 빗발처럼 쏟아지는 별들이 보이죠?
그건 하나님께서 당신 나라에 들여놓지 않는 영혼들이랍니다."
"저편 그 아래쪽을 보세요. 저게 '갈퀴' 또는 삼왕성(오리온)이랍니다.
우리 목동들에게 시계 노릇을 해 주는 별이지요.
그 별을 쳐다보기만 해도, 나는 지금 시간이 자정을 지났다는 걸 알 수 있답니다.


그리고 남쪽으로 좀더 아래로 보이는 반짝이는 별이, 별들의 횃불인 쟝 드 밀랑(시리어스)이랍니다."
"저 별에 관해서는 목동들 사이에 다음과 같은 얘기가 전해오고 있어요.
어느 날 밤, 쟝 드 밀랑은 삼왕성과 '병아리 장(북두칠성)'들과 함께

친구 별의 잔치에 초대를 받았대요. '
'병아리 장'은 남들보다 일찍 서둘러 떠나 맨 먼저 윗길로 들어갔지요.
저 위쪽 하늘 한복판을 보세요.

그리고 삼왕성은 좀 더 아래로 곧장 가로질러 '병아리 장'을 따라갔습니다."
"그러나, 게으름뱅이 쟝 드 밀랑은 늦잠을 자다가 그만 꼬리가 되고 말았어요.
그래 화가 나서 그들을 멈추게 하려고 지팡이를 집어 던졌어요.
그래서 삼왕성을 '쟝 드 밀랑의 지팡이'라고도 부른답니다..."
"하지만, 역시 모든 별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별은요, 아가씨,
그건 뭐니뭐니 해도 역시 우리들의 별, 저 '목동의 별'이랍니다.
우리가 새벽에 양 떼를 몰고 나갈 때나 저녁에 다시 몰고 돌아올 때,
한결같이 우리를 비추어 주는 별이죠.
우리는 그 별을 마글론이라고 부릅니다.
'프로방스의 피에르' 뒤를 쫓아가서 칠 년에 한 번씩 결혼하는 예쁜 마글론 말입니다."
"어머나! 별들도 결혼을 하니?".
"그럼요, 아가씨".

 

그리고 나서, 그 결혼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이야기해 주려고 할 때,
나는 무언가 싸늘하고 부드라운 것이 살며시 내 어깨를 누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가씨가 그만 졸음에 겨워 무거워진 머리를,

리본과 레이스와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을 앙증맞게 비비며,
가만히 내 어깨에 기대온 것이었습니다.
아가씨는 먼동이 환히 터올라 별들이 해쓱하게 빛을 잃을 때까지
꼼짝 않고 그대로 내게 머리를 기대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잠든 얼굴을 지켜보며 꼬빡 밤을 새웠습니다.

가슴이 설렜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오직 아름다운 것만을 생각하게 해 주는 맑은 밤하늘의 보호를 받아,
성스럽고 순결한 생각을 잃지 않았습니다.
우리 머리 위에서는 총총한 별들이 헤아릴 수 없이 거대한 양 떼처럼
고분고분하게 조용하게 움직여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따금 이런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저 숱한 별들 가운데 가장 가냘프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그만 길을 잃고 내 어깨에 내려앉아 곱게 잠들어 있노라고

...... 

 

 

*알퐁스 도테*

(Alphonse Daudet : 1840~1897)

 

프로방스의 님에서 출생한 소설가 이자 극작가이다. 아버지의 파산으로 일찍부터 가난한 생활을 하였으나 17세에 파리에서 모르니공(公)의 비서가 된다.(1865년 까지). 이때에 [연애 하는 여성들(1858)]에 의해 주목 받기 시작하여 [풍차방앗간소식(1866)], 자전적 소설 [소년 이야기(1868)]와 양성인 타르타랭(1872)], [월요 이야기(1873)], [아를르의 여인(1872)], [회상록(1889)]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그는 자연주의 그룹에 속했으나 사실가로 보다는 오히려 인상주의자로 간주 된다. 천부적인 정서와 고요하고 아름다운 서정적인 글로 날카로운 풍자와 짙은 인간미를 안겨주는 작가이다

 

 


프로방스, 고흐의 아를

도개교 

 

 

 

 

 

 

 

 

 

 

 

가니 아무도 없다

아무데나 주차해도 된다

사진한장 찍어달라고 할 사람도 없다

동네 사람들도 파리로 여행을 떠났는지 적막강산이다

 

우리는 렌터카가 있어 왔지

아무도 일부러 찾아올 거리도 곳도 아니다

 

나의 남편은 펵이나 만족한 표정이다

 

 

 

 

 

 

 

 

 

 

 

 

 

 

 

 

 

 

 

간간히 비가 흩뿌리는데

물빛이 하늘빛과 똑 같다

 

 

 

 

 

 

 

 

 

 

 

 

 

 

 

 

 

 

 

 

못 생긴 일본 남녀가 와서

소심하게 멀리서 구경한다

 

유럽 이곳은 개방적인 것 같아도

거리에서도 한적한 농촌에세도 깊은 산속에서도

한 두대 차가 세워져 있으면 서로 피하여 차도 못세우고 오줌도 못 눈다

바보들~~~

우리는 총도 칼도 없는데, 유색인종을 경계한다

 

즈그 하얀놈들 끼리는 잘도 어울리면서

기분 심하게 나쁘다

보름 넘어 프로방스 지역을 다니면서 느끼는 섬짓함이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다

 

 

 

 

 

 

 

 

 

 

 

고흐가 그린 도개교이다

 

 

 

 

 

 

 

 

 

 

 

 

 

 

 

 

 

 

 

 

 

 

 

 

 

 

 

 

 

 

 

 

 

 

 

 

 

 

 

 

 

 

 

 

 

 

 

 

 

 

 

 

 

 

 

 

 

 

 

 

 

 

 

 

 

프로방스에 적응되는지

어둑어둑해지니 우리도 겁이 난다

간혹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마을로 차가 들어가면서 내다보는 눈길이 무섭다

 

 

 

 

 

 

 

 

 

비는 오락가락 고흐의 그림에도 흩뿌린다, 도개교로 갔더니 에구머니나! 사람이 없다. 그 유명한 곳에 사람들이 안 간다. 자가용이 없는 여행객은 접근성이 어렵다. 허허로운 들판에 좁은 개울 하나 있다. 개울 건넛마을은 아름다웠지만, 하도 적막하여 감히 건너 들어서기가 겁난다. 초록이 비치는 물은 맑고 아름답다

 

 

 2013년 8월 7일

 


고흐의 고장 아를이다

원형경기자 - 고대 극장 -샌 트로핌 교회 - 아플라탱 박물관

밤의 카페 - 노란집 - 별이 빛나는 밤- 낡은 물레 방앗간 - 여름정원 - 도개교

 

 

 

 

 

 

길게 길게 높이 높이 올라간 미류나무가 나타나면

그곳은 바로 고흐의 그림속으로 들어가는 거다

 

 

 

 

 

 

뻥 뚫린 도로를 달리면서

기대가 만땅, 벌써부터 설렌다

 

 

 

 

 

 

 

 

 

 

 

 

 

 

 

 

 

 

 

 

 

 

 

 

 

 

 

 

 

 

 

 

 

 

 

 

 

 

 

 

 

 

기차역 버스터미널 등에서 아를 지도부터 얻었다

책에서 읽은 것처럼

그렇게 옹기종기 손바닥 안에 지도보듯

동그랗게 모여있는 동네가 아니다

어쩜 그럴지도 모르지만

생전 처음가는 낯선 프로방스 아를,

만만하지 않다

 

 

 

 

 

 

 

가는 곳마다 사람은 많고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물어봐도

이쪽이랬다가 저쪽이랬다가

모두 엉뚱한 말을 한다

 

그럴 것이다

여행자들은 서로 보고자 하는 곳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명소만 보고 싶은 사람, 쇼핑만 하고 싶은 사람, 맛있는 것만 먹고 싶은 사람

 

 

 

 

 

 

 

 

그중, 절망감은 

말이 통하고 외모가 비슷한 한국사람들이다

인도 같은 생존이 가난한 곳에서 만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당히 너그럽고 친절하다

무슨 정보든 알려주고 싶어하고, 

실제로 우리도

가던 일정을 멈추고 여행자가 원하는 곳까지 같이 찾아나서기도 했다

 

유럽에서 만나지는 한국사람들은

뭐~ 약간, 서로 으시댄다

 

 

 

 

원형경기장, 로마식경기장으로 프로방스에 있는

로마시대 유적중 가장 잘 보존 된 곳

 

 

 

 

어떤 모녀중 건방이 약간 '시건방'인 따님은

"잘 모르면, 영어로 물어보세요"

쌩~ 찬바람을 일으키며 외면한다

 

나중에 몇 시간 뒤 길에서 마주치니

그녀도 길을 잃었는가

한국말로 우리에게 묻는다

어둑어둑한 골목에서 우리를 몰라보고 질문한 것이다

아마, 우리가 영어를 구사하게 보였나보다

 

그녀들 뿐 아니라, 대충 첨단의 여행지에서 만나면

서양인이 우리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동양인, 그중 한국사람들이 무시한다

ㅋ ㅋ ㅋ 무시보다는 서로 몰라서 답답하다는 제스츠어일 것이다

 

 

 

 

 

 

 

 

 

 

 

 

 

 

 

 

 

 

매미나 라벤더가 수 놓이거나 프린트된

앞치마 레프킨 식탁보

예쁜 것 참 많다

 

 

 

 

 

 

 

 

 

 

 

 

 

 

 

사 올걸, 사 올걸, 사 올걸

걸걸 껄껄대다가 끝나는 것이 인생이라 하더니

바로 지금 같은 순간이다

 

 

 

 

 

 

 

꼭 로마 콜로세움같다

 

 

 

 

 

 

 

 

 

 

 

 

 

 

 

 

 

 

 

 

 

 

 

 

 

 

 

 

아플라탱 박물관, 2013년까지 잠시 휴관 문을 닫았다

 

 

 

 

 

 

 

 

 

 

 

 

 

 

 

 

 

 

뺑뺑 돌아 방향감각을 잃었을 때는

일단 거리 퍼포먼스를 즐기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휴식 방법이다

 

 

 

 

 

 

 

 

 

 

 

 

 

 

 

 

 

차 한대가 지나가는 좁은 골목

유럽의 뒷골목은 대부분 소형차 한대가 겨우 지나가는 공간이다

해거름이 지면 골목도로에 차단 원통이 길아래서 솟아오른다

그때무터 골목에 테이블과 식탁을 놓고

거리 카페가 된다

 

 

 

 

 

 

 

 

 

 

 

 

 

사람만 빨간 카펫에 발을 놓는 것이 아니다

 

 

 

 

 

 

 

 

 

 

 

 

 

 

 

 

 

 

 

 

 

 

 

 

 

 

 

 

 

 

 

 

 

 

 

 

 

 

생 트로핌 교회

12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아름답게 조각된 교회 입구와 아치로 된 회랑 등이 있다

 

 

 

 

 

 

 

 

 

 

 

 

 

 

 

 

 

 

 

 

 

 

 

 

 

 

 

 

아를에 가면 볼거리가 많은데

그중 사람들이 가장 많고 좁은 골목에 표지판이 많다

세계사람들이 오는 만큼

영어 불어 독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골목이 한 블록씩 바뀔때마다

초록 표지판의 여행객과 붉은 표지판의 여행객이 안내한다

그런데 어디 만큼 가다보면 드문드문 있어

발자국 쫓아가다가는 볼거리도 놓치고 방향감각도 놓치고

더구나 시간을 놓치면 숙소와 교통수단도 다 놓친다

 

 

 

 

 

 

 

 

 

 

 

 

 

사진은 흐릿해도 사진 속을 보시라

그 유명한, 그래서 세계사람들을 진공청소기가 빨아들이듯

세계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노란집의 밤의 까페' 다

 

아를에는 고흐의 그림이

그 유명한 장소에 상징으로 세워놓았다 

 

 

 

 

 

 

 

 

 

 

 

 

 

 

 

 

 

 

 

 

 

 

 

 

 

 

 

 

 

 

 

 

 

 

뒤에 보이는 노란집이다

노란집은 유명세를 얻어 밥값도 차값도 비싸다고 한다

더구나 자리도 부족하고

또 사진을 찍기에도 불편하다

 

 

 

 

 

 

 

노란집 앞에는 파란집이 있다

파란집에 들어가 노란집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거기다 나처럼 바케트 하나 사서 들면

완전 프로방스 스타일 완성이다

 

까페에 앉아 차 마시는 사람들이

오히려 나를 배경으로 자기들이 사진을 찍는다

간혹,  혹은 엄지를 치벼들고 환호한다

나는 'V' 자를 그으며 답례해준다

'나는 내가 풍경이 되는 분위기를 상당히 즐긴다'

 

 

 

 

 

 

 

 

 

 

 

 

 

그래도 썰렁하기는 하다

주책이 여행의 묘미다

 

 

 

 

 

 

 

나는 단지 노란집 배경속에 머무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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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보시라

날이 흐려 비가 칠칠 내리니 그렇지만

우리가 그토록 열광하는

'별이 빛나는 밤'의 배경지다

 

그런데 전 세계사람들은 

고흐에, 별이 빛나는 밤에

열광을 하면서도

정작, 그 앞을 그냥지나친다

 

왜냐하면 의외의 외곽인데다

눈 높이 보다 엄청낮게 설치해놓아

시선에서 멀다 

 

 

 

 

 

 

 

 

나는 안타까워

그 자리를 맴돌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곳을 보라고 안내을 한다

그때서야 남녀노소

"오우~ 오우~" 연발한다

 

 

 

 

 

 

내 표정이 시답지 않은 것을 주차공간을 찾아

1시간 넘게 남편과 태격태격 지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찾기가 그다지 쉽지 않았다

 

 

 

 

 

 

 

 

 

 

 

 

 

 

 

 

 

 

 

 

 

 

 

 

 

 

 

별이 빛나는 밤의 배경지 근처에는

크루즈들이 줄서서 정박해 있다

백바지와 모자 지팡이... 

근사하고 우아한 유럽의 럭셔리 노인들이 크르즈 카페에서 즐긴다

 

 

 

 

 

 

 

 

 

 

 

뒤에 보이는 주차장

 

 

 

 

 

 

 

 

 

 

 

 

 

 

 

 

 

 

 

 

 

 

 

 

 

 

 

 

 

 

 

 

 

 

 

 

 

내 짝지 앞모습에도 뒷모습에도

못마땅함이 잔뜩~

 

 

 

 

 

 

 

 

 

 

 

 

 

 

 

 

 

 

 

 

 

 

 

 

 

 

 

 

 

아마 그날 처음으로 둘이 서서 웃었을 것이다

한 걸음도 걷기 싫고

한 순간도 서로 마주보기 싫고

그러나

웃었다, 또 웃었다

 

 

 

 

 

 

 

 

 

 

 

별은 그림속에서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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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이곳은

진짜  내가 남편을 힘들게 한 곳이다

주차가 힘들고 사람은 많고

아를에 뭐 볼 것이 있다고 그렇게 꾸역꾸역 모여드는지...

 

사람의 정서를 피페시키는 곳이다

멀쩡한 사람도 하루 머물면 돌아 버릴 듯 정신이 없다

 

바로 이곳은

고흐가 마지막으로 입원했던 정신병원이다

 

나는 정신병원에 가보고 싶다

말끝마다 "정신병원, 정신병원... "

 

남편은 "정말, 미치겠네, 돌아버리겠네"

뭐 때문에 남이 입원했던 정신병원에 가느냐고 짜증을 냈고

나는 고흐를 알려면 정신병원을 가봐야 한다고 우겼다

 

나중에 보니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두고

동네를 열바퀴는 돌았을 것이다

 

 

 

 

 

 

정신병원 마당은 꽃시계로 장식했으며

여름정원으로 바뀌었다

그 안에 북적북적 까페가 있다

 

 

 

 

 

 

 이 그림 한장이 주는 의미

바로 배경지다

 

 

 

 

 

 

 

 

 

 

 

 

 

 

 

 

 

 

 

 

 

 

 

 

 

 

 

 

 

 

 

 

 

 

 

 

 

 

 

 

 

 

 

 

 

 

 

 

 

 

 

2층으로 올라가 옥상까지 올라가면

그곳에 고흐가 사색하던 '빈의자'가 있는데

막아 놓았다

만약 그 옥상 문을 열어놓았다면

내 짝지가 나를 그곳에 가두며

"고흐하고 살아!"

문을 쾅! 닫고 한국으로 줄행낭을 쳤을 것이다

 

 

 

 

 

 

 

 

 

 

 

 

 

 

 

 

 

 

 

 

 

 

 

 

 

 

 

 

 

 

 

 

 

 

 

 

 

 

 

 

 

 

 

 

 

 

 

 

 

 

 

 

 

 

 

 

 

 

 

 

 

 

 

 

 

 

 

 

 

 

 

 

 

 

 

 

 

 

 

 

 

 

 

 

 

 

 

 

 

 

 

 

 

 

 

 

 

 

 

 

 

 

 

 

 

 

 

 

 온통 벽이 노란

고흐가 입원했던 정신병원이다

내짝지는 정원에서 노는 나를 찍고

옆에 있는 유럽인은 자신의 여인을 찍는다

두 남자 모두

아름다운 여인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긴

정신 나간 또 다른 이름, '고흐'들이다





 

 

 

 

 

 

 

 

 

 

 

 

 

 

 

 

 

 

 

 

 

 

 

 

 

아를에 왔다. 4시쯤 텐트를 쳤다. 대단히 덥더니, 그래도 코인 넣고 샤워 한번 하니 시원하다. 6시가 넘었는데 모든 시설을 7시에 닫는단다. 짝지는 긴 바지. ‘노란 집’ ‘밤의 카페’ 고흐의 작품배경을 찾아갔다. 거리에 새겨진 청동 발자국을 보고 따라가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미로 같기도 하지만, 한 블록 어귀마다 있으니 길거리 쇼윈도우 사람 풍광을 놓치기 쉽다. 가다가 끊어지면 길도 잃는다. 발자국도 역사 미술 음악이 다른 모양이다. 더구나 길을 잃으면 렌터카 주차해놓은 곳을 잃어버리니 방향 감각의 피뢰침이 뒤엉킨다.

 

 

8/7일 수요일

아를, 바람을 그리는 남자 빈센트 고흐의 고장.

40도를 웃도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기에 고스란히 햇볕을 견디면 걸어 다니는 것조차 힘들지만, 반 고흐의 그림 속 소용돌이치는 자연과 햇볕을 담은 화려한 색채를 즐기기에 적격이다. 프로방스의 바람 미스트랄 탓에 반 고흐 그림 속 자연들이 소용돌이치는 것처럼 그려졌다는 설을 주장하기도 했는데, 실제로도 그렇다. 미스트랄에 부대끼는 별들은 그림 속의 그곳과 너무도 흡사하다.

 

 

‘별이 빛나는 밤’의 무대, 고흐가 입원했던 ‘정신병원’ 이런 곳을 한 번에 단번에 찾았다고 생각하는가. 역에 가서 혹은 길거리에서, 혹은 관광안내소에 가서 지도와 안내 팸플릿을 얻어서 돋보기 끼고 들여다보고 짜증 한 사발 담아 길거리에 질질 흘리며, 그 기세가 겁나 시종 나란히 걷지 못하고 남편과 2~3미터는 떨어져 걸었다.

 

남편은 “그 정신병원인가 뭔가는 꼭 봐야 하느냐?”라고 몇 번씩 물었다. 나는 꼭 하고 싶을 때는 남편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멀찌감치 물러서 딴청을 부린다. 이럴 때 섣불리 대꾸하다가는 남의 나라 남의 골목에서 서로 뒤돌아 걸어야 하는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겠기에 아주 비굴해진다. 다리는 아프고 배는 고프고, 그중 가장 힘든 것은 감정을 숨기며 긴장하면 할수록 오줌이 자주 마렵다는 것이다.

 

해바라기 꽃 빛 노란 병원 안에 정원이 아름답다. 형형색색 꽃들이 관광객을 사로잡기에 알맞은 환경 컨셉이다. 눈치와 구박과 고통과 자존심을 곁들여 싸 들고 온 점심을 정신병원 안 카페 맞은편에 쪼그리고 앉아 먹는다. 삶은 감자, 계란, 바게트 빵, 토마토, 음료수를 비닐봉지에서 부스럭거리며 꺼내 꾸역꾸역 먹는다. 우리 부부만 그러는 건 아니고 유럽의 짠돌이 족도 구석구석에서 먹는데, 그것들은 쪼그리고 앉도록 다리 구조가 생기지 않아 뻗치고 서서 먹는 것이 우리와 다를 뿐이다. 그 집 아이들은 무리지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술래잡기 놀이를 하는데, 꼭 우리가 끼니를 때우는 곳, 주위에서 빙빙 돈다. 그건 당연하다. 앉아서 먹으니 일단 높이가 아이들 키에 딱 알맞기 때문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어때 나는 동양의 이국인인데 내식대로 한다는 시선으로 이곳저곳에 쐐기 눈빛을 박지만, 산데리아 불빛 밝고, 원색의식탁보가 깔린 곳에 마주앉은 사람들 앞에 쭈굴스럽다. 약간의 주눅이 든 졸아든 자존심을 지키려는 내 마음이 짠하다. 다음 생에는 와인과 냅킨과 요리와 디저트까지 챙기는 저 건너편 레스토랑에서 여행의 낭만을 즐기리라. ㅎ ㅎ 글은 이렇게 써도 나는 남편이 정신병원 터를 찾아준 것이 너무 고마워 나는 봄철 종달새가 되어 명랑하게 말한다. “여보, 여기 화장실 진짜 좋아, 돈도 안 받고 화장지도 있다.” 대단한 정보나 알아온 듯, 화장실을 권한다. 나는 정말 타고난 아부쟁이다.

 

 2013년 8월 7일

 

 


프로방스 <엑상 프로방스> 미라보거리와 '카페 데 되 가르송'

 

 

 

 

 

 

 

 

 

 

폴세잔의 고향으로 '물의 수도'라고 불린다

12세기 말부터 프로방스의 중심 도시로 번영을 누려온 곳이다

이름만 으로도 프러방스 답다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늘어선 메인 스트리트

노천카페와 레스토랑, 부티크가 들어선 번화가이다

 

 

 

 

 

 

 

 

 

 

 

 

 

 

 

 

 

 

 

 

 

 

 

 

 

 

 

 

 

 

 

 

 

 

 

 

 

 

 

 

 

 

 

 

 

 

이곳에 사고 싶은 것 정말 많다

길거리 제품이라 가격이 착하다

더구나 12시가 지나면 이거리는 거리 카페로 바뀌기에 더 저렴하다

 

 

 

 

 

 

 

 

 

 

 

 

 

 

 

 

 

 

 

 

 

 

 

 

1792년에 오픈했다는

미라보거리의 가장 유명한 53번지이다

카페 데 되 가르송

위치만 일단 봐둔다

거리 상점이 철수 할까봐 쇼핑부터 ~

 

 

 

 

 

 

 

 

 

 

 

 

 

 

 

 

 

 

 

 

 

 

 

 

 

 

 

 

 

 

 

 

 

 

10유로짜리 잠옷도 겉옷도 아닌

브라우스 하나 샀다

 

 

 

 

 

 

 

엇!

이거 뭐야

생각지도 못한 이빛깔

여기는 프로방스 아닌가

20유로다

 

 

 

 

 

노출이 너무 심한가?

 

 

 

 

 

 

 

반바지 하나도 안 가져온 남편도 반바지 두개나 샀다

티셔츠도 한개 샀다

 

 

 

 

 

금새 시원해보인다

 

 

 

 

 

 

 

 

 

 

 

 

 

 

 

 

 

이제 차 마시자

 

 

 

 

 

 

 

 

 

 

 

기타치는 거리의 악사와 꼬마

카페에서 차 마시며 음악을 듣는다

아이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지나가던 아이들도 모두 구경한다

카페에서 차마시는 사람들도 흥겹게 구경한다

나중에 보니 그 아이는 거리악사의 일행이 아니라

차 마시는 관광객의 아이다

 

 

 

 

 

 

 

 

 

 

 

 

 

 

 

 

 

 

 

 

 

 

 

 

 

 

 

 

카페 데 뇌 가르송

 

 

 

 

 

 

에소프레소 & 카푸치노

 

 

 

 

 

 

 

 

 

 

 

 

 

 

 

 

 

 

 

 

 

 

 

 

 

 

 

 

 

 

 

 

 

 

 

 

 

 

 

 

이 카페는 폴 세잔과 에밀 졸라의 단골 카페로 알려졌다

처칠, 피카소, 샤르트로 등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다녀간 유서깊은 카페에서

한국의 수필 작가 류창희도 등극하는 중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거리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차마시는 것을 더 즐기기에

노천에만 사람이 벅적인다

 

나는 화장실도 갈겸 실내로 들어갔다

 

1층도 2층도 카페다

카페 벽에는 유명인사들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것은 안보고

다 거리의 지나가는 사람만 본다

 

 

 

 

 

 

 

 

 

 

 

 

 

 

 

3층은 뭐하는 곳인가 올라가보니

세미나 실이다

우리 <에세이문학>도 이런 곳에 와서 모임했으면

좋겠다

 

 

 

 

 

 

 

 

 

 

 

 

 

 

 

 

 

 

 

 

 

 

 

 

 

 

 

 

 

 

 

 

 

 

 

 

 

 

 

 

 

 

 

 

 

 

 

 

 

 

 

 

 

 

 

 

 

 

 

 

 

 

 

 

 

 

 

 

 

 

 

 

자~ 이제 새로 산 프로방스 스타일 입고 활보하자

 

 

 

 

 

 

 

 

 

나는 괜찮은데 나를 쳐다보는 짝지가

복숭아 빛으로 부끄러워 한다

뭐 어때?

프로방스 식이라니까

 

 

 

 

 

 

 

 

 

 

 

 

 

 

 

 

 

 

 

 

 

 

 

 

 

 

 

 

 

 

 

그렇게 벅적이며 많던 옷가게들

삽시간에 걷어들여

하얀 봉고차에 옷과 옷걸이를 싣고 떠난다

파장이다

 

 

 

 

 

 

 

 

 

 

 

 

 

 

 

 

 

 

 

 

 

카페 앞도 한산하다

한 마당 끝났다

 

 

 

 

 

 

 

 

 

 

 

 

 

 

 

 

과일이나 사 들고 떠나란다

 

 

 

 

 

 

 

 

 

 

 

 

 

 

 

알았어요

가면 될것 아녜요

 

 

 

 

 

 

 

 

 

 

 

 

 

 

 

 

 

 

 

 

 

 

 

 

 

 

 

 

 

 

 

 

 

 

 

 

 

 

 

 

 

 

 

 

 

 

 

 

 

 

 

 

 

 

 

 

 

 

 

 

 

 

 

 

 

 

 

 

 

 

 

 

 

 

 

 

 

 

 

 

 

 

엑상 프로방스 안녕~

캠핑장에 왔다

 

 

 

 

 

 

 

 

 

 

 

 

 

 

우린 하룻밤 텐트치고 잠만 자면 되는데

이렇게 럭셔리한 수영장까지 갖춰져 있다

 

나는 잠시 밥하고 쉬고 있는데

남편은 수영하고 있다

야영장 손님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부대 시설인데

우린 날마다 다른 곳으로 옮기려니

기력도 체력도 시간도 수영복도 없다

 

 

 

 

 

 

 

 

 

 

 

 

 

 

 

 

2013년  8/6일 화

폴 세잔, 액상 프로방스. 지저분하게 물감이 묻은 폴 세잔의 작업복과 손때묻는 뱉버스들. 액상 프로방스에는 세잔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도시관광이 있다는데, 우리는 미라보 거리의 카페 데 되 가르송에서 놀았다.

 

액상 프로방스는 폴 세잔의 그림도 있지만, 그보다 미라보 길을 구경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란 말이 있다. 악착같이 개미처럼 일하는 것은 여유로운 한가를 잘 누리려는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전 세계 특히 유럽사람들이 모여드는 이유다. 파란 하늘,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이벤트, 프로방스에서 보이는 일상의 색채들, 어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만 있을까. 투명하고 명랑한 기운에 인생의 우울 따위는 줄행랑을 친다.

 

액상 프로방스, 미라보 거리, 내짝지 반바지 2개 흰 티셔츠 1, 금세 시원해 보이고 젊어 보일 것을. 웬 고집은 그리 세 가지고, 그 아름다운 유명한 니스해변에서조차 시커면 면 통바지를 고집하였는지. 마누라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는 걸 왜 모르시나.

 

아끼는 것이 아니다. 절약이 아니다. 그곳에 가면 그 고장에 어울리는 복장과 말씨 행동이 매너다. 아니라고? 아니라도 할 수 없다. 나는 그렇다. 어느 나라건 그곳에 가면 시장 어귀 난전에서 가장 그곳다운 옷이나 스카프 손수건 한 장이라도 갖추고 활보한다. 그러면 거리의 친구들이 친근한 미소와 함께 친절을 베푼다. 꼭 한국사람이라고 해서 한복에 두루마기 의관을 갖추고 자전거 탈 필요가 있을까. 불통이다. 내 마음에서 당신은 아웃이다. 그건 검소하고는 틀리다. 고집불통이다.

 

나, 나는 분홍색 바탕에 하얀 꽃 송이이가 활짝 활짝 매달린 민소매원피스를 샀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입을 수 없는 잠옷 나부랭이다. 그러나 이곳은 프로방스다. 온전하게 몽땅 내 스타일의 프로방스의 낭만을 누리면 된다.

 

유명한 카페, 가르송에 앉아 카프치노 커피 한 잔. 내가 원하는 여행은 바로 이거다. 실내의 화장실을 들어가는데 1층 2층으로 올라가는 길. 유럽의 문인 화가 음악가들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왜 이런 곳을 드나들지 않고 밖에서만 관광객들이 서성이며 사진을 찍는지 안타깝다. 프랑스 말이 된다면 밖에 나가 길거리의 사람들에게 확성기 대고 알리고 싶다.

 

카페 가르송 앞은 온통 옷가게다. 12~1시경이 되니 모두 철수를 한다. 점심 이후 시간은 니스해변 앞 골목처럼 카페로 변하여 식사도 하고 술도 파는 바로 바뀐다. 니스는 오전에는 꽃시장 오후에는 카페였다. 그래서 한곳을 보려면, 온전하게 머물러 오전 오후를 다 걸어봐야 그 도시의 본 모습을 볼 수 있다.

 

내일은 고흐의 아를로 떠나자.

 

뜸, 밥. 밥하는 시간, 뜸들이는 시간. 밥은 개인 밥솥. 빵은 발효, 빵집은 하루하루 바게트가 발달. 아침 반죽을 주물러야 먹을 수 있음. 어제 사놓은 사람은 쉬지 않은 딱딱한 빵, 바게트가 딱딱해야 하는 이유, 겉을 딱딱하게 코팅해야 속의 부드러움을 보존할 수 있다.

 

우린 2인용 쿠쿠 밥솥이다 아침저녁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따끈한 밥. 어느 것이 낫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빵은 15분이면 과일과 차를 곁들여 준비될 것을. 밥하는 시간은 뜸 시간 씹는 시간 설거지하는 시간, 아무리 빨리해도 1시간 30분은 잡아야 한다. 아~, 나는 유럽에서는 유럽식이 좋다. 음식재료가 우선 유럽식이 아닌가. 외국인들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다듬고 썰고 지지고 볶고 끓이고 한국 밥하기 정말, 싫다.

2013년 8월 6일 화요일 

 

 


니뉴레뱅 가는 길 '해바라기와 라벤더'

 

 

 

 

 

 

 

 

 

 

 

 

 

 

 

 

 

 

 

 

 

 

 

 

 

 

 

 

 

 

 

 

 

 

 

 

 

 

 

 

 

 

 

 

 

 

 

 

 

 

 

 

 

 

 

 

 

 

 

 

 

 

 

 

 

 

 

 

 

 

 

 

 

 

 

 

 

 

 

 

 

 

 

 

 

 

 

 

 

 

 

 

 

 

 

 

 

 

 

 

 

 

 

 

 

 

 

 

 

 

 

 

 

 

 

 

 

 

 

 

 

 

 

 

 

 

 

 

 

 

 

 

 

 

 

 

 

 

 

 

 

 

 

 

 

 

 

 

 

 

 

 

 

 

 

 

 

 

 

 

 

 

 

 

 

 

 

 

 

 

 

 

 

 

 

 

 

 

 

 

 

 

 

 

 

 

 

 

 

 

 

 

 

 

 

 

 

 

 

 

 

 

 

 

 

 

 

 

 

 

 

 

 

 

 

 

 

 

 

 

 

 

 

 

 

 

 

 

 

 

 

 

 

 

 

 

 

 

 

 

 

 

 

 

 

 

 

 

 

 

 

농가를 멀리 마주 바라보며

라벤더 밭으로 들어가 차를 대놓고

점심을 먹었다

 

순간, 저 마주 보이는 집에서 총을 쏘면 어쩌나 싶기도 했지만

하늘에는 경비행기가 날아다니고 있다

 

 

 

 

 

 

 

 

 

 

 

 

 

 

 

 

 

 

 

 

 

 

 

 

 

 

 

 

 

 

 

 

 

 

 

 

 

 

 

 

 

 

 

 

 

 

 

 

 

 

 

 

 

 

 

 

 

 

 

 

 

 

 

 

 

 

 

 

 

 

 

 

 

 

 

 

 

 

 

 

 

 

 

 

 

 

 

 

 

 

 

 

 

 

 

 

 

 

 

 

 

 

 

 

 

 

 

 

 

 

 

 

 

 

 

 

 

 

 

 

 

 

 

 

 

 

 

 

 

 

 

 

 

 

 

야영장에 도착했다

대형마트에 들려 장을 잔뜩봤다

 

 

 

 

 

 

 

 

 

 

 

파리에서 여섯마리 고급레스토랑에서

아껴가며 먹던

달팽이 요리를 압력밥솥에 한가득 넣고

푹푹 쪄서 먹었다

 

 

 

 

 

 

 

 

 

 

고기도 구워먹었다

냉장고가 없는 렌터카를 타고 다니면

아무리 싱싱한 식재료라도 많이 살수가 없다

내일 어느 곳에서 텐트를 치고 잘 수가 있는지

전혀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8월 5일 월요일

 

니뉴레뱅 가는 길. 라벤더가 가득 핀 보랏빛 들판에 차 세워놓고 사진 찍다가 아예 간 크게 라벤더 밭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 혹시 경찰이 오면 혹시 농장주인이 들이닥쳐 큰소리치면 차 빼면 될 거 아닌가. 점점 여행객의 자세가 되어간다. 그뿐이랴. 폴 세잔의 '풀밭 위의 식사'가 왜 반드시 그림 속에만 있어야 하는가. 내가 하면 내가 명화 그림이다. 라벤더 밭의 식사도 식사려니 벌과 나비가 춤추고 허브향까지 곁들이니 프로방스를 거쳐 갔던 화가 작가 음악가가 부럽지 않다. 하늘에 경비행기가 아이들 종이 비행기 놀이처럼 군락을 이뤄 보인다. 해바라기 밭에 들어가 까꿍 까꿍.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수평선은 일찍이 알았으나 ‘화평선’은 처음이다. 내 앞에 화평선이 펼쳐질 줄 상상이나 하고 살았던가. 프로방스를 자동차로 운전하며 라벤더 밭은 많이 보았지만, 7월 말이 수확기간이라 보랏빛 꽃보다 초록빛 꽃대가 더 많았다. 그런데 이곳은 조금 서늘한 곳인지 아직 보랏빛 꽃이 지천이다. 프로방스 여행은 여유를 가질 때 비로소 보인다. 축제가 8월의 첫 번째 주말을 중심으로 밤낮으로 계속되는데 나는 축제의 하이라이트 거리행진을 보고 싶은 것이다.

 

 

겨우 어느 관공서 앞에 시간제 주차증 빼서 거리에 나섰다. 라벤더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길거리 밴드축제를 하는 가무단이 지나가는데 방방거리는 나팔소리만 컸지 내가 상상한 가면을 쓰고 팡파레 울리는 20 몇 개의 개념으로 여는 축제가 아니다. 덥고 다리는 아프고, 씹는 것도 귀찮아 아이스크림 집만 있으면 사 먹자고 조른다. “내가 여기 왜 왔는지….” 이쯤에서 하루 휴식하고 싶다. 반 지하면 어떻고 철제 침대면 어떻고 삐걱거리는 나무침대면 어떤가. 이 거리 저 거리 몇 개의 나라와 마을에서 천막을 친 생활이 달포나 넘었다. 내 집 앞마당에서 별보고 자는 것도 하루면 넉넉하다. 내 손으로 텐트치고 내 손으로 밥솥에 쌀 안치지 않는…. 하루쯤 몸을 아무 곳이나 집어내 던지고 싶다. 걷는 것도 경치도 타는 것도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모두를 쉬고 싶다. 아는지 모르는지 나의 짝지는.

 2013년 8월 5일

 

 


무스티에 무쟁

그라쎄에서 실망한 마음을 달래러 꽃을 찾아 간다

 

 

 

 

 

이런 계곡이 차라리 편안하고 한가롭다

남편이 좋아하는 코스다

시내에만 들어서면

교통법규, 골목, 줄서기

유럽사람들의 개떡 같은 운전메너가 답답하다

 

 

 

 

 

 

 

 

 

 

 

 

 

 

 

 

 

 

 

 

 

 

 

 

 

 

 

 

 

 

 

차안에서 다투다가도 카메라를 들이대면

마음까지 찍힐까

어색하게 웃는다

 

 

 

 

 

 

 

 

 

 

 

 

 

 

 

 

 

 

 

 

 

 

 

 

 

 

드디어 거리 행진이다

팡파레 울리고

나팔소리 요란하지만,

 

 

 

 

 

 

무스티에 마을로 간다

 

 

 

 

 

 

 

 

 

 

마을도 예쁘지만

우선 시원하다

 

 

 

 

 

 

 

 

 

 

 

 

 

 

 

 

 

어디가나 '라마스테' 인도풍 옷이나 소품이 보이면 들어간다

그리고 "라마스테" 인사를 하다

라마스테 원피스 하나 샀다

우리돈 3만원대

 

 

 

 

 

 

 

 

 

 

 

 

 

 

 

 

 

 

 

 

 

 

 

 

 

 

 

 

 

 

 

 

 

 

 

 

 

 

 

 

 

 

 

 

 

 

 

 

 

 

 

 

 

 

 

 

 

 

 

 

 

 

 

 

 

 

 

 

 

 

 

 

 

 

 

 

 

 

 

지친 심신은 아이스크림이 최고다

 

 

 

 

 

 

 

 

 

 

 

 

 

 

 

 

 

 

 

 

 

 

 

 

 

 

 

 

 

 

 

 

 

 

 

 

 

 

 

 

 

 

 

 

 

 

 

 

 

 

 

 

 

 

 

 

 

 

 

 

 

 

 

 

 

 

 

 

 

 

 

 

남편은 주차 공간이 없어

몇바퀴째 돌고 있다

 

 

 

 

 

 

 

 

 

 

 

 

 

 

 

 

 

 

 

 

 

 

 

 

 

 

 

 

 

 

 

 

 

 

 

 

 

 

 

 

 

 

 

 

 

 

 

 

 

 

 

 

 

 

 

 

 

 

 

 

 

 

 

 

 

 

 

 

 

 

 

 

 

 

 

 

 

 

 

 

 

 

 

 

 

 

 

 

 

 

 

 

 

 

 

 

 

 

 

 

 

 

 

 

 

 

 

 

 

 

 

 

 

 

 

 

마을 바로 밑에 야영장이 있다

첫번째 집에 가서 실패하고

그들이 적어 준 두번째 집에 갔다

 

 

 

 

 

 

 

 

 

 

 

 

 

 

 

 

 

 

 

 

 

 

 

 

 

 

 

 

 

 

 

 

 

 

 

 

 

 

 

 

 

 

 

오랫만에 도심에서 벗어난

아주 좋은 곳이다

 

안내소 앞에서 시간별로 피자도 감자튀김도 판다

 

 

 

 

 

 

 

 

 

 

 

2013년 8월 5일 월요일 

 

 


라벤더의 고향 그라스

 

 

 



 

 

라벤더 축제가 열리는 곳이란다

 


 


 

 


 

 

끝없이 펼쳐진 라벤더밭를 꿈꿨다

 

 


 

 

 

 

 





 

 

 



 

남편과 둘이 유럽 자유여행을 다니면서

말도 글도 모를 때

가장 쉬운 여행방법을 택한다

 

그 동네 시티투어를 일단하는 것이다

미니 기차를 차고 한바퀴돌며

방향감각도 익히고

어디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내리는지 살폈다가

곳곳에 내려보는 것이다

 


 

 

 

  

 



 

 

 

 

 

 

 



 

 

 

 



 

 

 

 

 

 

 



 

 

 

 

 



 

차를 댈곳이 없어 몇바퀴를 돌면서

열이 오를대로 올랐다

그냥 지나쳐 버릴까 싶다가도

내비에 맞춰 어렵게 찾아온 공이 아까워 헤멨다

 

 

 

 

 

 

 

 



 

 

 

 

 



 

 

 

 

 

 



 

 

 

 

 



 

 

 

 

 

 

 



 

 

 

 

 

 



 

 

 

 

 



 

미니열차가 지나가는 골목들이

어찌나 좁은지

지나갈 때마다 숨죽이고 있다가

빠져 나가면 "오우~"

박수를 치며 환호를 한다

 


단거리 저가 항공을 탔을 때도

기장이 보이지 않아도

"브라보!" 외치며 박수를 친다

액션과 리액션은 사람을 흥기시키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눈씻고 찾아봐도 거리행진의

축제는 없다

 

 


 

 

 

 

 

 



 

 

 

 



 

 

미술관도 가고 박물관도 내려가 본다

 



 

 

 

 

 




 

 

 



 

16세기부터 향수 산업의 중심지로 향수의 메카라는데...

누구나 이곳에 오는 것을 꿈꿀만큼 규모와 명성이 프랑스 최고라고 한다

향수 공장, 향수 연구소, 향수 박물관, 향수 상점 등이 있다

 

 



 

 



 

프라고나르 향수 공장

 

 



 

 

 

 

 


 

 

 

 

 


 

 

 

 

 

 

 

 


 

 

 

 

 


 

 

이곳은 박물관이다

그런데 향수의 역사와 향수를 만드는 기술

 



 

 

 

 



 

 

 

 

 

 

 



 

 

 

 

 

 



 

 

 

 

 



 

 

 

 

 



 

내가 원한 곳은 향수 공장이 아니다

라벤더 밭과 그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생활하는 농가들을 보고 싶은 것이다

 

 



 

 

 

 



 

 

 

 

 

 


 

 

 

 

 

 

 

 


 

 

 

 

 

 


 

 

 

 

 

 


 

 

 

 

 



 

난 위에 있는 액자속의 귀부인이 아니니

라벤더 밭에서 꽃이나 자르는 역할,

노예가 더 낫다

 

 



 

 

 

 

 

그리고 각종

비누 향수 목욕용품 기념품을 파는데

장난 아니게 비싸다

유럽사람들은 바구니에 몇개씩 골라 담는다

 



 

 

 

 

 

나도 바구니를 들고 몇바퀴 돌았지만

한가지도 사지 못했다

 

 


 

 

 

 

 

향수 코너에는 등급마다 어마어마하다

 


 

 

 

 

 

화장품 코너도 성황이다

 

 

 

 

 

 

 

 

 

 

 

 

 

 

 

 

 

 

 


 

 

 

 

 


 

 

 

 

 

 


 

우리에게는 

마을 광장이 가장 편하고 좋다

 

 


 

 

 

 


 

어린이들 체험놀이도 보기좋고

길거리 노천에서 이름없는 아이스크림도 맛있다


 

 

 

 

 

 

 


 

 

 

 

 



 

 

 

 

 



 

 

 

 

 

 

 


 

 

 

 

 

 

 


 

 

 

 

 

 



 

 

 

 

 



 

 

 

 

 

 

 



 

 

 

 

 



 

 

8월 4일 일요일

 벌써 열이틀째, 프로방스 생활이다.

올 때는 막연하더니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밥하는 방법도 설거지하는 방법도

냉장고 없이 생고기 먹는 방법도 밥솥의 열기를 이용해 계란부침 하는 법도 터득했다.

철들자 망령난다더니 머물 수 있는 지혜가 날마다 늘어난다.

 

그라쎄에서 나는 그로끼 상태로 지쳤다.

겨우 어느 관공서 앞에 시간제 주차증 빼서 거리에 나섰다.

라벤더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길거리 밴드축제를 하는 가무단이 지나가는데 방방거리는 나팔소리만 컸지

내가 상상한 가면을 쓰고 팡파레 울리는 20 몇 개의 개념으로 여는 축제가 아니다.

덥고 다리는 아프고, 씹는 것도 귀찮아 아이스크림 집만 있으면 사 먹자고 조른다.

“내가 여기 왜 왔는지….”

이쯤에서 하루 휴식하고 싶다.

반 지하면 어떻고 철제 침대면 어떻고 삐걱거리는 나무침대면 어떤가.

이 거리 저 거리 몇 개의 나라와 마을에서 천막을 친 생활이 달포나 넘었다.

내 집 앞마당에서 별보고 자는 것도 하루면 넉넉하다.

내 손으로 텐트치고 내 손으로 밥솥에 쌀 안치지 않는 ….

하루쯤 몸을 아무 곳에나 집어 내던지고 싶다.

걷는 것도 경치도 타는 것도 먹는 것도 자는 것도 ...

오로지 쉬고 싶다.

아는지 모르는지 나의 짝지는!

 

 2013년 8월 4일

 

 

 


영화제로 유명한 칸느

 

 

 

오드리가 있다면 류드리가 있다

전도연이 있다면 류도련이 있다

 

 

 

 

 

 

 

 

 

 

 

 

길에 지나가다 유리에 비치는 우리 모습을 찍었다

칸느에서 찍으면 무조건 영화제 감이다

 

 

 

 

 

 

 

 

 

 

 

 

붉은 카펫이 보여 앞문인줄 알았더니

이곳은 뒷문이다

 

 

 

 

 

 

 

 

 

 

 

 

 

 

 

 

 

 

 

 

 

ㅋㅋ 재미있는 놀이 중이다

뒤에서 칼을 들고 있는 선그라스의 남자

내 짝지다

 

 

 

 

 

 

 

보시라

밋밋한 한국 남자도 영화배우 같다

 

 

 

 

 

 

영화의 전당도 멋지지만

뒤로 보이는 칸느 해변도 멋있다

 

부산진 시장앞 길거리에서 산 5천원짜리 몸배바지

티셔츠는 끈나시 속옷이다

여행가면 어디서나 필요한 홑이불 같은 스카프 한장이면

패션 완성

아참! 선그라스가 있어야 용감해진다

 

 

 

 

 

 

 

 

 

 

 

 

 

 

 

 

 

 

 

 

 

 

 

 

 

 

 

 

 

 

 

 

 

 

 

 

일단 이 동네를 스캔하며 한번 지나간다

 

 

 

 

 

 

 

 

 

 

 

 

 

 

 

 

 

 

 

 

 

 

 

 

 

 

 

 

 

 

 

 

 

 

저 곳이 바로 붉은 카펫의 메인이다

우리나라 전도연도 저곳으로 걸어 들어가

깐느 황금 종려상을 받았다 

 

 

 

 

 

 

 

 

 

 

 

 

 

 

유명인들의 핸드프린팅

 

 

 

 

 

 

 

 

 

 

 

 

 

 

 

 

 

 

 

 

 

 

 

 

 

 

 

에구머니 나~!

너무 가까히 다가오신다

 

 

 

 

 

 

 

 

 

 

 

 

 

 

 

 

 

 

 

 

 

 

 이 도발적인 빨강색 구두

 

 

 

 

 

 

 

 

 

 

 

 

 

 

 

 

 

 

 

 

 

 

 

 

 

 

 

 

 

 

 

 

 

 

 

 

 

 

 

 

 

 

 

 

 

 

 

 

 

 

 

 

이제 드디어

스타의 자리에 섰다

 

 

 

 

 

 

 

 

 

 

 

 

 

 

 

 

 

 

 

 

 

 

 

 

 

 

 

 

 

낼 모레면 60을 바라보는 여자

뭐 어때?

내가 이곳에 언제 다시 올까

이생의 스타 포즈 한번 취한다고

진짜 스타 되는 것도 아닌데...

 

놀이는 놀이일 뿐!

 

 

 

 

 

 

 

 

 

 

 

 

 

 

 

 

 

디카프리오 옆에 여자는 류도련이다

 

 

 

 

 

 

 

 

 

 

 

 

 

 

 

 

 

 

 

 

 

 

 

소녀 앞에 내가 지나 가주니

사진이 대비가 훨씬 청순하다

내가 행인1 엑스트라 인데

내 기분은

내가 주인공이고 뒤의 배경이 받쳐주는 것 같다

 

 

 

 

 

 

 

패스트 푸드점에서 간이 음식을 사서

길거리 그늘에 앉아 점심해결하고

다시 일하러 (사진찍기 놀이) 간다

 

 

 

 

 

 

아침에는 한산하던 메인에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 자리에서 원피스 하나 더 걸쳐입고

시작이다

뒤에 앉다 길거리 점심을 먹는

저 몰상식한 여행객들 덕분에

사람들이 스타처럼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저 뒤의 아이들은 왜 여태 안 갔을까?

 

 

 

 

 

 

 

 

 

 

 

 

 

 

 

 

 

 

 

 

 

 

 

 

 

 

 

 

 

 

 

 

 

 

 

 

 

 

 

 

 

엄마와 딸 넷이다

곧 깐느 영화제에 입성할 스타들이다

누구나 이곳에 오면 폼을 잡고 사진을 찍는다

 

 

 

 

 

 

 

 

 

 

 

 

 

 

 

 

 

 

 

진짜 상 받은 것 같이

 

 

 

 

 

칸영화제 황금 종려상은 당연히

꼬마아가씨다!

포즈가 장난이 아니다

 

 

 

 

 

 

 

 

내 짝지가 계속 나를 찍고 있으니

지나가던 사람들도

우리 신랑이 사진촬영기사나 작가인줄 알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사진 찍어 달라고

 

내 짝지도 내 덕분에 출세하는 중이다

 

 

 

 

 

 

사진 찍느라 땀 뻘뻘 흘리며 핼쓱해졌다

 

 

 

 

 

 

그래서 내가 뽀뽀해줬다

지켜보던 사람들 밑에서 함성과 박수친다

 

 

 

 

 

 

이제 그만 !

 

 

 

 

 

 

 

 

 

 

놀이터로는 최고다

깐마늘 종지상 놀이

 

 

 2013년 8월 4일 일요일

 

 

 


파클로 피카소, 앙티브 

여기 안 걌을면 어찌할 뻔 했나

 

 

 

 

 

 

프로방스 여행중에 가장 으뜸을 꼽으라면

나는 앙티브 태양은 가득히를 꼽을 것이다

 

 

어느 각도에서 봐도

햇볕과 바람과 분위기를 다 담을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하늘 바다 도로 건물 거리

그곳에서 만나지는 사람들

 

 

 

 

 

 

 

 

 

 

 

 

 

 

 

 

 

 

 

 

 

 

 

 

 

 

 

 

 

 

 

 

 

 

 

 

 

 

 

 

 

 

 

 

 

 

 

 

 

 

 

 

 

 

 

 

 

 

 

 

 

 

 

 

 

 

 

 

 

 

 

 

 

 

 

 

 

 

 

 

 

 

 

 

 

 

 

 

 

 

 

 

 

 

 

 

 

 

 

 

 

 

 

 

 

 

 

 

 

 

 

 

 

 

 

 

 

 

 

 

 

 

 

 

 

 

 

 

 

 

 

 

 

 

 

 

 

 

 

 

 

 

 

 

 

 

 

 

 

 

 

 

 

 

 

 

피카소의 눈빛이 건물을 압도한다

 

 

 

 

 

 

 

 

 

 

 

 

 

 

 

 

 

 

 

 

 

 

 

 

 

 

 

 

 

 

 

 

 

 

 

 

 

 

 

 

 

 

 

 

 

 

 

 

 

 

 

 

 

 

 

 

 

 

 

 

 

 

 

 

 

 

 

 

 

 

 

 

 

 

 

 

 

 

 

 

 

 

 

 

 

 

 

 

 

 

 

 

 

 

 

 

 

 

 

 

 

 

 

 

 

 

 

 

 

 

 

 

 

 

 

 

 

 

 

 

 

 

 

 

 

 

 

 

 

 

 

 

 

 

 

 

 

 

 

 

 

 

 

 

 

 

 

 

 

 

 

 

 

 

 

 

 

 

 

 

 

 

 

 

 

 

 

 

 

 

 

 

 

 

 

 

 

 

 

 

 

 

 

 

 

 

 

 

 

 

 

 

 

 

 

 

 

 

 

 

 

 

 

 

 

 

 

 

 

 

 

 

 

 

 

 

 

 

 

 

 

 

 

 

 

 

 

 

 

 

 

 

 

 

 

 

 

 

 

 

 

 

 

 

 

 

 

 

 

 

 

 

 

 

 

 

 

 

 

 

 

 

 

 

 

 

 

 

 

 

 

 

 

 

 

 

 

 

 

 

 

 

 

 

 

 

 

 

 

 

 

 

 

 

 

 

 

 

 

 

 

 

 

 

 

 

 

 

 

 

 

 

 

 

 

 

 

 

 

 

 

 

 

 

 

 

 

 

 

 

 

 

 

 

 

 

 

 

 

 

 

 

 

 

 

 

 

 

 

 

 

 

 

 

 

 

사진이 너무 많았지요

그곳이 얼마나 좋은지

한장도 버릴 수 없을 만큼요

 

내려와

또 어디 쯤인가 차를 달리다 보니

사람들이 많아 내렸더니

'벼룩시장'이 섰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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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3일  토요일

 

파블로 피카소, 앙티브

 

피카소의 본명은 ‘파블로 디에고 호세 프린시스코 데 파울라 우안 네포무세노 마리아 데 로스 메디오스 시프리아노 데 라 산티시마트리니다드 마르티르 파트리시오 클리토루이스’

 

피카소는 이름만큼이나 다사다난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는 평생 일곱명의 여성과 염문을 뿌리며 여성 편력을 자랑했다. 피카소박물관에서 30분거리인 무쟁의 집과 발로리스의 도자기 작업실을 오가며 아흔 두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프로방스의 태양과 더불어 사람을 즐긴 행복한 피카소.

 

이곳은 창작의 고통에 신음하며 머리를 쥐어뜯는 고독한 예술가의 작업실이 아니라도. 이곳은 동심을 간직한 피카소라는 어른의 놀이터였고, 격한 자유로움을 꿈꾸는 예술가의 아지트였으며, 연인과의 키스를 갈망한 한 남자의 밀실이었다고.

 

“나는 내가 본 것만큼 그리지 않는다. 그것들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그린다.” -피카소-

 

 2013년 8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