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읍 시민도서관 근처에
각시붓꽃 조신하게 피었다.





어느 집 담장밑에
매발톱 화사하게 피었다.





꼬부라진 할미꽃 진 자리에,
백두옹 어르신 흰머리 흰수염 휘날리며 꼿꼿하게 서 계시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내가 '매실의 초례청' 주례자임을 눈치챘는지
귀밑에 솜털 보송보송 새파란 것들이
철딱서니 없게 부끄럼도 모르고
젊음을 뽐내며 얼굴 빤히 내민다.

벌써 가지가 무겁도록 다닥다닥 매달려있다.

사하도서관에서
6월에 매실따면 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직 받지도 않았는데,
이미 마음 한가득 매실향 온 천지다.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 고이죠?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오월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 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와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피천득 <오월> 중에서


09.05.01


초운   2009-05-01 18:08:57
오월의 나무는 정말 싱그럽지요
매일 바뀌는 연두와 초록의 조화를 수채화로 남기고 싶지만 몇년째 실천하지 못하고 있어요.
선생님은 만날때마다 새롭고 새로워서 오월의 나무와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네요.....
류창희   2009-05-01 22:06:36
오월의 나무와 꼭 어울리는 이름
초운님,
당신 뉘세요?
'연두와 초록의 조화' 수채화 한 폭입니다.
제가 아직 정서가 안정되지 못하고 철이 없어 그래요.
철없는 흰머리 소녀 같이 하실래요?
화정   2009-05-04 23:45:54
땅집에사는 이 예요 작은 마당에 작년여름에 심어둔 매실나무에 올초봄 매화꽃만 선보이더니 초례청이 불손 탓인가 잎만무성한데 ....
몇년 연애를 하고 신방을 차려야 하나봐요
울 신랑이랑 5년 연애끝에 사랑의 결실이 있듯
내년엔 자랑할수있을런지
류창희   2009-05-05 22:48:48
땅집 주인 화정님 오셨네요.
꽃을 보았으면 분명 열매도 보이겠지요.
화정님 부부는 5년이 숙성되는 기간이군요.
우리 부부는 7년이 숙성되는 기간이겠네요.
부전   2009-05-16 08:48:10
할미꽃 보기 드문데 거기 어디에요.
류창희   2009-05-20 19:35:31
초읍의 어느 식당입니다. 요즘은 야생화가 주로 도시에 있어요^^




'사월의 노래'를 부르고 계신
如松 선생님,
그 목소리에 사월이 젖는다
촉촉 차오르는 연두빛 봄!




바람불고 비가 오는 날,
수업하면서 꿀꿀한 날,

수업시간에 '風茶雨酒' 차마 못하고
목소리 분위기 살짝 쥑이는 선생님 호명하여 노래청하니
굵고 맑은 목소리로

-------------- ^^*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
멀리 떠나와 이름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

박목월의 <4월의 노래> 를 부르셨다.
그리고 화답으로  '나뭇잎 배'를 합창했다.

연록의 사월
보내지 않아도 갈것이건만, 이번 사월은 내가 보내줘야 할것 만 같다.
사월이여 안녕~
내년에 보자 '목련꽃 그늘아래서 '

09년 4월 30일 목요일


콩콩나무   2009-05-05 11:14:18 
수업 분위기 좋았겠습니다.
우리 논어 반에도 노래 잘 하시는 남자 선생님 계시지요...호호호
류창희   2009-05-05 22:51:26
콩콩나무님, 공자님의 고향 곡부 잘 다녀오셨는지요?
결석하신 지난주, 시민반도 여학생 노래하고 남학생들 화답했답니다.






작은 강의실이나 큰 강의실이나
열사람이거나 오십명이거나 마찬가지다.
일주일에 딱 한번인 수업,
쌓인 세월 십수년 되어도
남학생들이 주로 많은 수업은 갈수록 어렵다.
내가 기력이 쇠하는 것도 있겠으나, 지독스레 말을 안 듣는다.
뺀돌뺀돌 특히 교장선생님 출신들은 질문도 모범생이다.
몰라서 묻는 것은 절대 없다.
한수 가르쳐 주어야겠다는 師道정신이다.

집에 어머님이 입원해 계실때, 노인병동의 풍속도가 생각난다.
할머니들은 가장 힘 들었던 세월을 몸으로 기억한다.
식판만 들어오면 '저 사람 가고 난 다음 밥먹자'는 사람은,
한끼 끼니가 어렵던 시절, 밥상만 차리면 이웃이 숟가락들고 먼저 앉아 있는 꼴만 본 사람이다.
화장실 갈때, 호미들고 밭매는 시늉으로 걷는 할머니는
아침부터 눈만 뜨면 보리밭이나 콩밭만 매던 사람이다.
일으켜 앉혀만 놓으면 베틀짜는 흉내만 내는 사람은,
분명, 남편은 바람따라 떠돌고 모진 시어머니 모시며
침침하고 습한 방에서 홀로 베만 짰던 사람이다.

논어문장을 두번 읽고 두번 해석하라고 하면,
남학생들은 꼭 한번만 읽고 구경삼아 나만 쳐다보고 계시다.
누구를 탓하랴!
선생인 내가 뒷태까지 예쁜 것이 화근이다.
뒤에서 지켜보는 눈길이 부담스럽다.
칠판 한가득 빠른 속도로 판서하는 손이 KTX 속도로 움직여야 한다.
속도감에 마음이 바쁘고 속에서 멀미가 난다.

오늘, 겁을 주며 나는 말했다.
여러분들은 나와 함께 오래 오래 살아야한다고 ...
그리고 나를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내가 만약 치매에 걸린다면, 분명 쎄가 빠지게 판서하는 흉내만 낼것이고.
선생님들은 분명, "子 - 曰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만 외우실거라고 ... 
 
이렇게 세월의 더께를 머리에 하얗게 뒤집어쓰며
검은머리 파뿌리 되어가고 있다.

세월이 간다.
사월도 다 가고 있다.


류창희 < 논어에세이>



까투리   2009-04-30 21:35:14
쌤! 명령에 따라 치매에 걸리지않도록 열심히 출석하며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싸랑해요...^!^...
류창희   2009-04-30 21:57:13
까투리님, 이반이시군요.
남학생이신가요? 참! 남학생들은 점잖은 척 댓글 안 달죠.
오늘 오셨나요?
오늘도 저 혼자 원맨쇼? ㅋㅋㅋ
그래도 정말 뺀돌뺀돌 말 안듣는 반장님을 비롯한 남자 선생님들은
온동네 휴게실 다니시느라 위의 사진 속에도 없어요.
야단쳐도 빙글빙글 웃기만 하고 그러면서 "충성!"은 왜 외치시는지 ...
한 분 한 분 다 귀여워요. 껴 안아주고 싶죠.
콩콩나무   2009-05-05 11:09:45
반장님이 문제인거 같아요 수업 시작할때 차렷 경례도 안시키고 .
다른반 공부시간에는 하거든요.
정말 침해 걸리시지않게 남학생들요 말씀좀 들어이소!!
우리 선생님 힘들어요.
손바닥은 괞찮으시나요.
제가 호 오 하고 불어 드릴께요....()()()
강변학생   2009-05-05 12:57:52
논어반의 두뇌가 명석한 남 학생들을 선발하여
치매예방 특효약을 발명해야겠습니다
아마 연구팀이 구성되어 3개월만 수고하면
훈장님의 치매는 영원히 바다건너 저멀리가고
넓은 강의실에서 子曰 學而時習之..에서
不知言이면 無以知人也니라
시종일관 강의하시고
좋은 작품 많이 창작하시면 인생의 삶이 보람있겠죠
류창희   2009-05-05 22:55:41
콩콩나무님, 반장님 뭐라하지 마세요.
'충성'은 혼자 다 하시잖아요.

ㅎㅎ
어느 남학생이 전화로 "호~오~" 해주던걸요.
호오 입김으로 싸아악 다 낫어요.
류창희   2009-05-05 22:58:38
강변학생님, 그러고 보니
강변학생님도 반장님도 콩콩나무님도 사진 속에 안 계시네요.
착한 학생들은 그날 모두 결석하셨는지.
끝!
항의 하실라 ^^






음력4월 초닷새, 초승달 달모양이 새첩다.





민지는 사월의 아이다
김씨 가문에 하나 밖에 없는 공주다.
어제 저녘 전화가 왔다.
"큰 엄마, 내일 6시에 교대부속 원형극장으로 오세요"
부산 교육대학 2009 EDDY concert
Opening Stage 부초밴드 Miracle

1. 독도는 우리 땅
2. 행복합니다
3. 오리 날다

민지 연주를 구경하다.









지난 크리스마스날,
모여서 요리하던 민지친구들 또 만났다.
딸들 정말 예쁘다.
사람이 아니고 물건이라면 하나 훔치고 싶다.





우리 민지가 반에서 제일 크다고는 해도
6학년 아이들 보다 큰엄마 키가 작다니...
그러나 나는 기죽을 나이는 이미 지났다.





하늘색 부초체육복 입은 남학생
민지 남자친구다
꽃다발 주려고 일찍부터 자리잡고 기다리고 있다
민지 남자친구냐고 물으니 "예!" 씩씩하게 대답한다.





민지할아버지 민지큰엄마 민지큰아빠
민지엄마 민지오빠 ㅋㅋㅋ
민지 응원단이 가장 많다





 

----------------

아침부터 서둘러 두 조카들에게 쪽지 편지를 쓰고
선물과 꽃다발을 준비하고 바빴다.
수요일은 오전과 오후로 뛰어야하니 ...

출근 길, 아파트 앞에서
이웃아저씨와 경비 아저씨
야쿠르트 아줌마가 지켜보는 앞에서 된통 엎어졌다.
시멘트 바닥이었는데 얼떨결에 털고 일어났으나,
옷도 찢어지고 손바닥에서는 피도 났다.
휴지로 손을 싸매고 운전을 했다.
광안리 해변길을 달리며 아침 '은빛바다'는 바라보았다.

해운대도서관 근처에 까만 차들이 즐비하여 도로가 꽉 막혔다.
무슨 일일까.
더구나 도서관 주차장 앞에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할 수 없이 차를 돌려 불법으로 절밑에 주차하고
절뚝 걸음으로 걸으면서 문자를 찍었다.
'다른 생각하다 넘어져 피난다 아프다'

논어반 학우들이 많이 안오셨다.
오막선씨 남편의 발인제에 갔다고 한다.
'사랑의 모금'까지 펼쳐가며 기도를 했었는데
4월의 끝자락에 아내와 아이 넷을 남겨두고 그렇게 덧없이 가셨다.
그 거리에 늘어섰던 조문의 차량행렬이 바로 우리 팀의 행렬이었다니 ...
미처 인사도 못 드리고 왔다.

나의 야박한 처사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나는 아팠다.
우리반 사람들, 오늘 분위기 영 엉망이다.
그렇다고 휴강을 할 수도 없고 ...
개중에 몇 몇 선배님들이 눈치보며 자꾸 ㅋㅋㅋ 웃는다.
마음 추스리며, 아픈것 참아가며 왜냐구 물으니,
"선생님은 넘어져도 우아하게 넘어질 것 같다"며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난단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우아를 떨고 돌아다녔으면 그렇게 비춰졌을까.
하기야 넘어지면서도 폼은 조금 잡았다.
이글을 쓰는 지금도 간간이 아프다.

오후 수업에 갔더니,
70세가 넘은 우리반 회장님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정신 안 차리고 '무슨 생각'하다 넘어졌냐며 나무란다.
'지척이 천리' 인 생각을 했다고 하니
우리 선생님 '봄 바람'들었다고 남학생 어르신들이 놀린다.

많이 놀라고 아팠지만
민지학교에 민지의 기타연주 공연을 보러갔다.
아버님, 아즈버님, 형님, 동서, 조카 다 출동하셨다.
시댁 어른들 앞에서는 안 아픈척 추스리고 다 같이 호호 하하 저녘먹고 돌아왔다.

집에 오자마자 "여보 여보! 있잖아"
나 죽을 뻔 했다고 호들갑스럽게 엄살 떨기 시작~
그만하기 천만다행이라며 '액땜' 했다고 치란다.
'액땜?"
맞다! 딱 맞는 말이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보다야 옷이 찢어진 것이 천만다행이기는 하다.

넘어져야 일어난다
올봄 '엘로우 카드' 하나 받았다.
정신 차리고
녹색 신호로 바뀔 차례다.


09. 04. 29.


호수아빠   2009-04-30 10:47:31
DNA가 세포의 기본적인 유전물질임을 밝혀낸 미국 생물학자 O.T.Avery의 이야기.
수년간의 실험에서 계속 실패하는 것을 지켜본 주변사람들이 안타까워 물으면 그는 늘 이렇게 대답 했다고 합니다.
"전혀요. 넘어질 때마다 뭔가를 주워서 일어나거든요."
호미   2009-04-30 15:11:45
ㅉㅉㅉ
우리 쌤 큰 일나실 뻔....
그러게 쌤이나 저나 이제는 매사에 조심 또 조심이라니깐두루....
위에 글쓰신 동생 분(맞죠?)의 마음이 참 괜찮네요.
우리 쌤도 오늘 뭘 하나 주우셨겠죠?
조카딸도 예쁘고 남자 친구도 멋지고
쌤 가족분들의 사랑도 따뜻해요.
까투리   2009-04-30 17:17:06
쌤! 오전에 수업 같이 들어가면서 손바닥보고 몹시 아프시겠드라구요.
수업시간 말씀하신 그대로 글 남기셨네요.
죄없는 일이라 빠른시간내 낫겠죠...
근데요. 쌤! 어린 소녀들속에 쌤 모습 딱 소녀같으셔요.
정말 티없이 맑은 가을하늘처럼 시원시원하셔요.
쌤!!! 사랑합니다...^^!^^***
류창희   2009-04-30 22:01:08
호수아빠
괜찮은겨? 넘어지지 않는것이 가장 좋지.
안주워도 좋으니 말야.
나는 이왕 넘어졌으니, 두 주먹이라도 불끈 쥐고 일어나야지!
쟈요우!
류창희   2009-04-30 22:11:14
호미선배님, 잘 계시죠?
제 아우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랑스런 자랑스런 동생이지요.
언제나 누나 편이 되어 응원하는.
전 늘 미안하답니다.
저 살기 바빠 힘이 되어주지 못해서요.
류창희   2009-04-30 22:16:16
까투리님, 혹시 오늘 에레베타 같이 타고 ... 맞아요?
제가 오지랖이 넓어서 사방천지 쫓아다니느라 ...
원숭이 띠가 잔재주를 부려야 한다고
팔자땜이려니 여겨요.
근데, 우리 민지 정말 예쁘지요?
안녕아   2009-05-01 17:38:30
형님 제 마음 전할 한 문장이 떠오르질 않습니다.
그저 감사하다는 말밖에.
류창희   2009-05-01 22:00:05
우리 예쁜 동서님 안녕아,
어려운 걸음하셨어요.
늘 초대해주고 헤아려주고 즐거움주어서 행복하답니다.
내가 그저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화정   2009-05-05 00:16:12
달콘 밴드 생각나네요
녹색 조각에 음률을타고 울 마음까지 실어버린 그날
조카님도 멋진 미래에 기타리스트 되어 초청해주세요
이쁘네요
화정   2009-05-05 00:23:33
아참 손 타치신건 묻지않꼬
상처 치료잘하시구요
본인은 정말 넘어지는 순간 창피 크
남들은 웃음이 먼저나오죠 이상하게 ㅋㅋ
보지도 않았는데 웃음이 ㅋㅋ
전화 위복이래죠 항상조심해지니까요
두다리 힘 잘주고 다나시고
잘지내세요
류창희   2009-05-05 23:02:28
화정님, ㅋㅋ
달콘 밴드 올려야겠네요.
세살 때부터 기타를 쳤다는 50대 밴드부 사진 ㅋㅋㅋ
악기를 다룬다는 것.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감동이죠.
우리민지 '끼' 보이던걸요.



'봄날,
길가에 핀꽃을 볼때마다 선생님 생각 간절했는데 ... '
'닮고픈 이'가 라고 하는 분이
내책을 한권 들고 와서
싸인을 해 달라며 꽃화분을 안겨주셨다.
하얀꽃이 냉이꽃을 닮았지만 '이베이스'라는 나무꽃이다.
꽃과 바위와 특히, 그 분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화분.
지금은 거실 안에 손님으로 놓여있지만,
난, 선물 앞에서 반성을 한다.
아~ 어쩔꺼나~





난감할 때가 있다.

누군가 살아있는 화분을 주면
그 고마운 마음에 염치가 없어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가 황공하게 받아온다.
멀쩡하게 싱싱한 꽃들도 내손에만 들어오면
물주는 사람이 시원치 않아 그런지 비실 비실 말라간다.
나에게 화분은 과분하다.

또, 숙제 하나 받았다.
난 숙제 하기 버거워 풀꽃이나 들꽃을 보러 밖으로 나간다.
야생화를 유난히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나의 게으른 성정 탓일게다.




류창희   2009-04-21 17:02:33
* 孫多守님 감사하구요.
메일주소 알려주시면 '등나무 아래에서'의 이야기 보내드릴게요.
닮고픈이가...   2009-04-29 09:58:26
샘~감~사합니다^^.
이렇게까지 관심 가져주시고......
저도 선생님 자랑 많이하고 다녀요^o^
그런데 샘예 염치,게으르다는 말씀은 제가 난감해져요^^
매실의 초례청 책을 읽고 더욱더 샘의 모습과 정서에 푹빠져버랬답니다.
딸아이에게도 꼭 읽게 하고싶어요^^
저메일 dajs5301@hanmail.net 샘 이야기 듣고파요^o^
류창희   2009-04-30 22:28:06
닮고픈이가 오셨군요.
아직 '이베이스'꽃은 잘 살고 있어요.
제 주제에 벅차기는 하지만 ...
책 구입하고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님의 응원에 힘입어 화사하고 명랑한 글 쓰려고 생활패턴을 '명랑모드'로 바꿀게요^^




봄은
연분홍 벚꽃으로 시작하여
연두빛으로 단장을 한다.
22층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중앙공원
봄비 한번에 씻은듯 새모습이다.






4월 18일
연두빛의 봄


은하수   2009-04-20 12:13:34
어딜가도 곷들땜에 눈이 시려요.
요즘은 철쭉 연산홍이 넘 예뿌지요.
항상 자연을 사랑하시는 셈마냥...
류창희   2009-04-20 19:44:37
하루종일 봄비 촉촉합니다.
어디 하늘과 땅만 촉촉하겠습니까.
마음 속 까지 촉촉하게 스며듭니다.
눈 시린 봄꽃들도
'아~ 봄날은 간다'
얼굴 젓고 있겠지요.

지금 막 라디오에서 우리아파트 전상수 여성직업개발원 원장님이
18번 이라며 백설희의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 봄날은 간다~`
현재 시각 저녘 7시 45분 ^^
까투리   2009-04-20 21:42:11
대지를 적시는 비가 진종일 내립니다만,
이번 비는 얼마나 고마운지 마냥 반가울 뿐입니다.
쌤! 저희 APT에도 철쭉 연산홍이 반발했습니다.
근데 지금 비바람이 시샘을 해서 연산홍 철쭉이
울고있을것같아 마음이 쓰립니다. 아~~~어떻하죠.....?
류창희   2009-04-21 08:06:42
까투리님,
피는 꽃은 지게 마련이죠.
때가 되면 져주는 것도 다른 꽃들에 대한 배려일 것 같습니다.
그 대신 봄에 지는 꽃은 무성한 잎을 자라게 하지요.
우리 마음도 한 곳에 집착으로 머물지 않고
날마다 조금씩 번화하며 적응하는 지혜!
그래야 날마다 내 생활이 가치있고 새롭지 않을까요.



출발 시간 직전에야
문자 확인했다.
'달빛산행'
후다닥~
만사제껴두고 친구들 부르면
냉큼 곧바로 뭉친다.




어스름 해거름
제목은 달빛이지만
달빛없으면 별빛, 광안대교 레온싸인 불빛으로
이기대 장산을 오른다.





기둥,
한집안의 기둥좋다.
나만 위해주는 기둥서방 더 좋다.
틀면 나오는 술기둥
기둥서방보다 더 좋다.

술기둥 있는 친구가 있어
친구들의 우정이
주저리 주저리 밤새도록 익어간다.

그중 한사람,
'소주'라면 얼마나 좋을까.




에소프레소
카푸치노
베스킨라빈스
와플파이

딱! 이맛이야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인생의 맛
누군가 꿈꾸는 세상.







용호동 전지현, 해운대 김태회, 용호동 장미희,
동래의 비너스, 동래의 전인화, 용호동 보라 ㅋㅋㅋㅋ


아침이면 에소프레소 한잔을 받쳐들고
아내의 침대곁으로 와서
깨워주는 남편

저녘이면 와플파이 구워주며
사랑의 세리나데를 불러주는 남편
누구라고 꼭 집어
그 이름은 절대 밝히지 않겠다.
그 누구누구 때문에
친구들 쎄가 빠지게 힘들다
'괜찮은 남편' 따라하기...


^^


벚꽃 흐드러진 봄밤.
차타고 가는 친구를 배웅하고
밤바람 쎄며 또 거닐면서 ...
더 중요한 건
모여주고 먹어주고 이야기 들어주고 응원해주는
마음맞는 친구들이 곁에 있다는 것
'너 와 나'  함께 할수 있는 '우리' 있어 더 행복합니다.

------------------

별일이 없으면 뭉쳐서 논다.
핑계만 있으면 뭉쳐서 논다.
보름밤이면 달빛을 핑계삼아
'달빛산행'을 한다.

산행후,
에스프레소를,
아이스 와인을,
와플파이를 굽는다며
술기등에서 콜콸 쏟아져 나오는 맥주를 핑계삼아 뭉쳐서 논다.
그리고 월요일 부터 또 피 터지게 일한다.
죽어라 돈 벌어야
주말에 또 모여서 놀 수 있다.

이렇게 봄 여름 가고
가을이 와야  빛깔 곱게 늙는다.

4월 11일 밤



짱가   2009-04-15 17:30:53
쌤...행복 행복 또 행복하이소...!!!
류창희   2009-04-15 19:53:19
짱가님,
행복을 세배로 주시는 님
님과 함께 행복 누리고 싶습니다^^

상냥하고 친절하고 까불고.
늘 환한미소로 호들갑스럽게
'화락'한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그처럼 곤궁했던 것을 아무도 몰랐다.




박경란   2009-04-03 10:31:57
구경,
호수아빠   2009-04-03 14:43:37
캔디? ......^ㅌ^
류창희   2009-04-04 08:08:54
ㅋㅋ 빨간머리 앤 *^*^*
연가   2009-04-04 11:21:23
꼬마자동차 붕붕
하오하오   2009-04-06 11:06:11
뮬란?
선생님도 뮬란?
빙호   2009-04-06 16:49:46
1:다수의 상징인듯 심연의 해독이 불가해
화락으로 머리를 싸매 보지만
만개한 벚꽃아래 깃든 꽃그늘인가?
아님 숨어사는 초록의 잎인가?
정중동   2009-04-06 18:13:32
태권보이가 더 씩씩하지 않은가 ㅎㅎ
류창희   2009-04-07 10:57:40
그러나 아무리 곤궁해도 그런 기색은 눈꼽만큼도 나타내지 않고
언제나 화락한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그처럼 곤궁한 것을 아무도 몰랐다.
그는 생활을 초월하여 정신 수양에만 치중했던 까닭에 도가 더욱 깊어져서
언제든지 기쁨에 잠겨 있었던 것이다.

정비석의 퇴계소전 중에서----



박경란님,
호수아빠,
연가님,
하오하오님,
빙호님,
정중동님,
예전에는 빨간머리앤을 좋아했어요.

저는요. 지금은요.
'호호아줌마'가 좋아요.

'怡怡'이이 무조건 기쁘게 웃는 거에요.

'꽃들의 웃음판'
짱가   2009-04-15 17:34:35
개나리...철쭉...장미...좋죠...!!!
류창희   2009-04-15 19:58:43
짱가님,
철쭉 목단 조팦나무꽃 ...
장미 벌써 피었나요?
요즘은 꽃들도 철이 없어서요^^










아홉명이
아홉산에 올랐다.
오르지 않고 걸었다.
아침부터 저녘까지
오르락 내리락 아홉구비를 돌았지만
우리 일행말고는 한팀도 마주치지 못했다.

흰재비꽃
보라빛 현호색
홀아비 바람꽃
엘레지
진달래 꽃이 간혹 간혹 지나가는 우리들을 빼꼼히 내다봤다.




호수아빠   2009-03-20 10:32:18
봄꽃구경....서울은 아직...그래도 젊은 가시내들 클림트만큼 화려한 봄에 짧은치마 나플거리고 다니니 곧 오겠죠....
류창희   2009-03-20 22:10:03
어제 내린 봄비에
목련꽃과 개나리는 이미 지고있고
아파트 안 벚꽃은 몇송이씩 피기 시작.
며칠 후면 팦콘 터지듯 대책없이 막 피어날 듯,
'서울의 봄' 기다리시게.
다음 주, 부산의 봄바람 싣고 날아갈 터^^
강변학생   2009-03-21 20:05:08
산에는 곷이피네
영춘화도
두견화도
山茶花 櫻花 白頭翁 이 피었지요
모두모두 春野 선생님의
말씀이지요
꽃피는 삼월이를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며
류창희   2009-03-24 18:05:33
강변학생님
시로 답을 합니다.

대책없는 봄날 / 임 영 조

얼마 전, 섬진강에서
가장 이쁜 매화년을 몰래 꼬드겨서
둘이 야반도주를 하였는데요.

그 소문이
매화골 일대에
쫘악 퍼졌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도심의 공원에 산책을 나갔더니,


거기에 있던 꽃들이 나를 보더니만
와르르- 웃어젖히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요.

거기다 본처같은 목년(목련!)이
잔뜩 부은 얼굴로 달려와
기세 등등하게 넓다란 꽃잎을
귀싸대기 때리듯 날려대지요,

옆에 있는 산수유년은
말리지도 않고 재잘대기만 하는 폼이
꼭 시어머니 편드는
누이년 같아서 얄밉기만 하고요,


개나리도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꼼지락거리며
호기심어린 싹눈을 내미는데요,

아이고,
수다스런 고 년들의 입심이 이제
꽃가루로 사방천지에 삐라처럼 날리는데요,
이 대책없는 봄을 어찌해야겠습니까요



3월

에밀리 디킨슨

3월이시군요, 어서 들어오세요!
오셔서 얼마나 기쁜지요!
일전에 한참 찾았거든요.
모자는 내려놓으시지요-
아마 걸어오셨나 보군요.
그렇게 숨이 차신 걸 보니.
그래서 3월님, 잘 지내셨나요?
다른 분들은요?
‘자연’은 잘 두고 오셨어요?
아, 3월님, 바로 저랑 이층으로 가요.
말씀드릴 게 얼마나 많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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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님, 잘 지내셨나요

겨우 내내 기다리던 3월입니다.
인디언 달력에서 3월은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로 묘사합니다.
봄인가 하면 눈 폭풍이 불고, 아직 겨울인가 하면 어느새 미풍에 실린 햇살이 눈부십니다.
작년 이맘때 왔다가 눈 깜짝할 새 가버렸던 3월,
1년 만에 다시 찾아와 주니 무척 반갑습니다.
그런데 그저 잠깐만 들르려고 급히 떠나왔는지 헐레벌떡 숨차합니다.
시인은 3월을 조금이라도 더 머물게 하기 위해 모자를 내려놓고 자리잡으라고 권합니다.
하지만 3월이 오래 머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 멀리 들려오는 꽃 소식만 전하고 3월은 곧 우리 곁을 다시 떠나가겠지요.


류창희   2009-03-05 14:10:57
3월 하면 "류관순' 누나가 떠 오르는 것.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배웠기 때문(?)
벌써, 경칩^^*
빙호   2009-03-10 18:18:06
그래요. 이젠 삼월은 천천히 오는게 아니라 굵고 짧게 오는 것 같았어요.
벌써 시골 텃밭의 늙은 매화가 지고 있어
매화향기를 훔치고자 갖고 간 마음이 물색없이 흔들렸습니다.
매화나무 속으로 난 길을 따라 모자를 손에 쥔
삼뭘이 앉을 새도 없이 바삐 서두르는 발자국소리만 빈 밭에 가득했습니다.
류창희   2009-03-10 19:44:22
통영의 매화향기 머금고 오셨군요.
빙호님 머물었던 텃밭의 매화
그 향 우러나는 차한잔 그립군요.
내가 매화를 알게 된것은
사군자 속의 매화가 아니랍니다.
빙호님의 텃밭에서 자란 매실에서
매화와 친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