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
자신의 자전거 놓을 자리가 마땅하지 않다고
즐거울 '樂'자 밑에 이 짓을 해놓고
작은 녀석 날마다 즐거워한다.
어쩐지,
자전거에 '즐거움' 실고 여행을 떠나야 할것만 같다.

크리스마스 이브,
눈이 왔으면 좋겠으나
거실안으로 햇살만 가득 들어온다.










오늘, 08년 12월 24일
포장을 처음 뜯는 순간
동그란 원이 시계인줄 알고
어떻게 맞추나 애를 썼다.
알고 보니 첨단 디자인의 달력이다
역시 호수아빠 안목이다.







나이 들면 밖에 나가지 않고도
"혼자 놀기 정말 좋다"며
이 <인터넷 공간>을 섬속의 저택이라 하며
마련해 준 녀석 ^^
노란색 종이 카드를 우편으로 보내놓고는  
서핑사진을 찍으러 '발리'로 떠나버렸다.

크리스마스 이브,
짝지와 둘이서 조촐하게 와인잔을 부딪히지만,

이 까페에 들어오시는 모든 분들을 위하여!

"쨩쨩~"
"웨이 깐뻬이
메리크리스마스 ~
해피뉴이얼"

사랑,
사 랑,
사 랑 합 니 다 ^^*


류창희   2008-12-24 15:05:21
SOS!
발리에 있는 정욱!
사진 올리는 기능이
'파일업로드가 제대로 되지않습니다'란 문구만 뜨고
멈춰버렸음.
우짜노?
아이리스   2008-12-24 20:03:32 
자전거가 천천히 빈집을 타고 있네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나는 소품들... ... 들꽃여인 창희님! 현대문학상 수상을 거듭 감축드립니다. 그런데 너무 앞서가지마세요. 쫒아가기 너무 버거워요.ㅎㅎ 전 이제부터 한복에 노리개 옥반지로 단장하고 성당에 갑니다. 성탄 전야 미사에 성가대에서 솔로도 합니다.[웬 자랑? 님께 너무 기가 죽어서... 노래는 창희씨보다 내가 쬐끔 나으니까^^] 고운 창희님~ 메리크리스마스 앤 해피 뉴이어!
류창희   2008-12-24 20:34:16
ㅋㅋㅋ 아이리스님 님앞에서 웃으면 안되지 참!
감솨~ 감솨~
맑은 목소리 성가 듣고 싶군요.
저 지금 많이 떨고 있어요.
제게 너무 벅찬 감동이라서요 ^^
꼬꼬야   2008-12-24 21:55:50 =
한해 마무리를 멋지게 하네요
현대수필문학상 수상을 정말로 참말로 마니마니 축하해요
즐거울 '락'을 집에 모시고 사니까 즐거운 일이 자꾸 생길거예요
근데 배가 쬐금 아프네
어째든 메리크리스마스보내고 해피 뉴이어 맞으시길
류창희   2008-12-25 08:56:56
꼬꼬야님,
그렇게 되었어요.
큰상이 올줄 알았으면
좀더 조신하게 이미지 관리를 했을텐데 ... ㅋㅋㅋ
또, 잘난척~
그동안 선배님들 앞에서 추월하고 까불고 춤추고 ...
부끄러워 얼굴을 감추고 숨어들고 싶어요.
꼬꼬야님, 고맙습니다.
류창희   2008-12-27 10:36:35
이재선 - 댁이신지요? 자전거가 좋은 미술 소품이 될 줄이야 ~ 전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지~ 우리 집에서는 걸그적거려 이사갈 때 그 아파트 지하에 푹 묵혀두었는데 이제는 꺼내볼까나? 메리 크리스 마스이고요 해피 뉴이얼 이지요 ~ 08.12.24

답글 花樣年華 - 작은 놈이 자전거 보관할 장소가 마땅하지 않다며... 저짓을 해놓고 ㅋㅋㅋ 재선선생님 메리~ X마스^^* 08

송이- 햇살 따사로와 크리스마스같지 않아요 빨간 포인세티아위에 하얀눈 펑펑 내렸으면 ..... 모두모두 메리메리 크리스마스 !!!
답글 花樣年華 - 봄햇살처럼, 앞베란다로 들어오던 햇살도 빠져나가고 ... 이렇게 올해도 지나가는 군요. '송이 송이 눈꽃송이 하얀 꽃송이' 송이님이 요술공주 밍키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08.12.24

먼바다 - 아이구, 류선생처럼 이뿌게 꾸며 두셨군요. 우리집은 완존 고물상인데...ㅎㅎㅎ 메리크리스마스, 해피뉴이어! 08.12.24
답글 花樣年華 - 먼바다님은 어느 해 가을, 앞베란다에 낙엽을 한가득 놓아 '가을여인'이 되셨다는 말씀 들었는데... 전, 겨울여자 ㅋㅋㅋ

나너하하 - 마음은 항상 소녀처럼...메리 크리스마스!!!올 한 해 행복하세요 08.12.25
답글 花樣年華 - 나너하하님, 그분은 '긴머리소녀' 저는 '흰머리소녀' 12월 독토때는 '단발머리소녀'도 계셨는데... <미녀삼총사> 08.12.25

정회용 - 일회용이 아닌... 세상에서 저희 어머니 다음으로 기품있으신 화양연화선생님 자전거에 꽃바구니 울트라캡숑짱 입니다.^^* 08.12.26
답글 花樣年華 - 연말에 안 보이셔 섭섭^^ 근데, 전 아직 혼자 자전거를 탈줄 몰라요. 그냥 바퀴를 쳐다보며 여행 꿈을 꾸지요.
알밤나무   2008-12-29 10:20:53
자전거가 樂 아래서 룰루 랄라 하는것같아서 보는 눈이 樂樂 바퀴가 뱅뱅 입니다...good idea...?
샘예 크리스는 지났지요? 새로운 한해도 찬란한 해맞이하시고 가정에 화목이 가득하시기를....()
하오하오   2008-12-29 10:50:27
화양연화님 나이는 거꾸로...
언제나 하오하오
더불어 기분이 좋아요
류창희   2008-12-29 20:15:26
알밤나무님
오늘 봄날처럼 따뜻하여 잠시 걸었습니다.
뺨은 알싸했는데 전화로 알밤나무님 목소리 들으니 금새 화끈화끈^^*
환한 해맞이하고 가정도 화목할게요 알밤나무님도 꼭 그러하세요.
류창희   2008-12-29 20:17:19
하오하오님
나이가 거꾸로 아니고요. 자전거가 거꾸로 ...
好好好 하오하오하오 호호호 좋군요.
가을여자   2009-01-13 15:39:20
아직 소녀군요.
언제 늙으시려고 겨울까지 붙잡고 계시는지,
크리스마스!
통행금지 없는 날, 그때는 왜 그렇게도 밤한번 지세워봤으면 했을까.
지금은 맨날 통행금지 없어도 갈데도 없구만,
류창희   2009-01-15 17:19:16
가을여자님
어디를 가고 싶으신가요?
그냥 달빛샤워를 하며
찬바람 느껴보는 것도...
달그림자와 함께!




크리스마스는
나와 아무 상관도 없다.
그런데도 마음이 들뜨며 놀고 싶다.
아버님과 시동생을 불러내
식사를 했다.

시동생과 동서의 딸 민지가
친구들과 밤샘을 한단다.

친구들 끼리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요리를 한다고 했다.
내마음 온통 그곳에 가있다.

아이스크림 케잌 하나 사들고 쳐들어 갔다.
아이들
자기들이 가장 좋아하는
'드림하우스'라며 박수를 친다.

벌써,
어른의 기분을 맞출 줄 아는 초등5학년 어린이들.
이미 떡볶기 잡채 월남쌈은 다 먹은 후다.








봄날,
연두빛 기운이 온천지 촉촉할 즈음,
아이들에게 얻어먹은
<크리스마스 만찬>
벚꽃 꽃잎 아래서
갚아 줄 생각이다.


ps. 밤이 깊자
집의 작은 녀석 한테서 전화가 왔다
"엄마 어딨어요?"
"응 여자 아이들이 놀다 가라고 해서..."
"아이들 노는데, 주책 떨지 마시고 빨리 집으로 돌아오세요!"
"ㅋㅋㅋ"
"지가 어미 마음을 알아"


가을여자   2009-01-13 15:31:44
괜히 여자아이들 뒷꽁무니 쫓아다니지 마시고
딸 하나 생산하시죠.
선생님과 꼭 닮은 여자아이 ㅎㅎㅎ
류창희   2009-01-15 17:23:04
가을여자님
엄마들이 딸을 나무라는 말 중에
"꼭 너 닮은 딸하나 낳아서 키워봐라"
악담이라 하던데요.
아침저녘으로 마음 바뀌고
울었다가 웃었다가 조울이 심하고
정녕, 저에게 딸 없는 것이 다행이지 않나요 ㅎㅎㅎ
하오하오   2009-01-16 10:13:13
윗대 조상이 공덕을 쌓아야
살림밑천 딸을 낳을 수 있다네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랍니다.
포기하시고...
장래 며느님께 기대를...
류창희   2009-01-22 18:17:49
하오하오님
며느리 ㅅㅅㅅ
차라리 내가 내 딸 할래요.
그런데,
나는 나를 믿을 수 있는가.
아나~ 콩콩!



대소가 모여
어머님 유택에 다녀왔다
난, 항상
철마다 무슨 꽃이 피어있나만 살핀다

봄의 제비꽃도 예쁘고
하얀 토끼풀꽃도 예쁘고
꿀향기 그윽한 꿀풀 꽃도 예쁘고
초여름 남보랏빛 도라지 꽃도 예쁘고
한 여름 타래란도 예쁘다

그날
구절초,
낙엽,
늦가을에 난데 없는 '패랭이꽃'
뵌듯이 반가워 주저앉아 "예쁘다 예쁘다" 연발했다
철따라 피는 꽃들을 보며
'우리 어머님이 피어낸 꽃'이려니 여긴다
우리 어머님 참 이쁘다.


호수아빠   2008-12-19 09:20:56 [\
검은색 꽃을 본 적 있나요? 무리지어 피는 꽃은 색이 연하고, 홀로피는 꽃은 색이 진하답니다.-꽃의 생존전략-
류창희   2008-12-20 08:58:04
찔레꽃, 아카시아
그러고 보니
꽃향기 코끝을 스치는듯
'검은색 꽃' 코사지로만 보았는데...

왜 달력이라고 생각못하고 '뭐지?' 고민하며
어떻게 시간을 맞출까만 ...
흑백의 디자인처럼
내년을 단순하게 세련되게 살라는 메세지!
감솨~
빙호   2008-12-20 12:46:14
엄동에 꽃분홍 화사한 패랭이꽃 보니
머지않아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시어른이 미리 알고 꽃다발을 보내온 듯...
색색의 낙엽은 이승에 남겨진 피붙이 같아요.
한 가지에 나고도 제각기 떨어져 지내다 시제를 겸해
다시 한 자리에 모이는 나무의 슬프고도 장엄한 축제.
류창희   2008-12-22 08:40:47
석죽화(石竹花)

世愛牡丹紅 세애모단홍
裁培滿院中 재배만원중
誰知荒草野 수지황초야
亦有好花叢 역유호화총
色透村塘月 색투촌당월
香傳娘樹風 향전낭수풍
地偏公子少 지편공자소
嬌態屬田翁 교태촉전옹

세상에선 모두들 붉은 모란꽃만 사랑하여
정원에 가득히 심고 가꾸네
누가 이 거친 초야에
좋은 꽃떨기 있는 줄 알기나 하랴
어여쁜 모습은 연못 속의 달을 꿰뚫었고
향기는 밭두렁 나무의 바람에 전하네
외진 땅에 있노라니 찾아주는 귀공자 적어
아리따운 자태를 농부에게 붙이네

빙호님
패랭이꽃을 '카네이션' 또는 '석죽화'라 하지요.
꽃의 전설처럼 어머니를 그리는 소녀가 연상되기고 하고요.
돌사이나 산중의 건조한 곳을 좋아하는 패랭이꽃
아마, 제게 카메라가 없었다면
몇송이 꺾어왔을 것입니다.
하오하오   2008-12-29 10:56:35
전 구절초가 더 좋은데
선생님은 패랭이를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나 꽃들은 다 예쁘거든요
요즘은 산다화가 이뻐요
가을여자   2008-12-29 19:59:05
겨울이 춥게 느껴지지를 않고 꼭 가을 속에 머물고 있는것 같아요.
부산은 아직도 겨울이 안 왔나봐 랄랄랄
류창희   2009-01-03 23:22:11
하오하오
'동지섣달 꽃본듯이'
저는 '꽃'이라는 낱말도 좋아요 ^^
'꽃' 말만하여도 막 피는 것 같지 않나요?
류창희   2009-01-03 23:24:16
가을여자님
겨울 속에 있어요.
눈도 없고 혹독한 추위도 없고...
계절을 건너뛰는 기분이요.
제가 시집은 잘 왔다니....까요^^





수요일 오후 논어반
98년 부터 명심보감, 소학, 논어를 하고 있다.
지역이 시내이다 보니
교통편이 버스 지하철등으로 편리하여
각구 사람들이 모인다.
10년이 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수료를 했지만
줄곧 나오고 계신 터주대감들이 많다.
(ㅋㅋㅋ 텃세가 조금 있을라나 ㅋㅋㅋ)
특히, 회장을 맡으신 선생님은 장기집권이시다.
그래도 누구 한사람 불만이 없으시다.
친절한 메너와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만년 회장님이시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어느 곳에 가던지 부부가 나란히 오시는 분들이 있다.
우리 회장님도 사모님을 남처럼 대하여
몇년동안 아무도 몰랐다.

모두 방학기간 푹 쉬시고
움트는 봄학기 새롭게 만나기를 ...

사과   2009-01-30 22:32:32
언제나 부지런 하시고 행복을 주시는 선생님 ~^^~ 파릇 파릇 봄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늘 건강 하시고 행복 하세요~~~
류창희   2009-01-31 16:47:14
사과님
상큼하게 잘 지내시지요?
벌써 봄기운이 물씬~ 며칠있으면 입춘입니다.
엽서한장 방에서 만났던 분을 여기서 만나니
하마터면 못 찾을 뻔 했습니다.
겨울 마무리 잘하시고
새학기에 연두빛으로 뵈어요^^*



목요일 '고전의 향기반'
강의실 종강이 아쉬어 야외종강을 했다.
노란 은행잎 다음 주 가보니
누가 은행잎 털이범을 했는지 ....
가을이 그렇게 갔다.



그날 먼길 마다않고 산책해주신
님들 덕분에
'바람불어 좋은 날'이 되었어요.
아침부터 비바람이 불어
걱정걱정 했는데 ...
"하나 둘!"
"셋 넷!"
하던 학생들 처럼 착하게 ㅋㅋㅋ
산책하는 시간 간간히 햇살도 비춰주고
우리모두 초겨울 속에 가을을 만끽했죠.

특히, 저희집 방문하셔서
이방저방 둘러보시며 나눠주신 정다운 이야기들
방마다 찻잔마다 오래도록 기억할거에요.












목요일 '고전의 향기반'
봄학기를 기약하며 안녕히 ^^*



'해운대 스펀지 영화관 10시까지'
핸드폰 문자를 받았다.
<수요일 논어반> 학우들
종강을 아쉬워하더니
반장님이 번개팅으로 소집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조조할인 영화관람을 하고
칼국수를 먹고 헤어졌다.
수업할 때보다 그 얼굴들 환하다.
공부도 재미있지만, 놀고 먹는 것도 재미있다.
십수년만에 처음 해보는 놀이





한명
한명씩




영화배우같은 차림으로 모이고







1층에서 지각생 챙기느라 반장님만 없다.
다음 달 또 영화보자고 ^^*
이러다 논어반이 영화반 되지는 않겠지 ^^




극장 안에서도
한분도 빠짐없이 챙기느라
우리 반장님 바쁘시다.









2008년 12월 17일
날씨 봄날처럼 포근하고 맑음
학교다닐 때도 시험 끝나면
단체로 퇴계로에 있는 '대한극장'에 가서
<벤허> <주홍글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등 영화관람했다.

17명 모임
영화보고 밥먹고 얼굴보고

재미있었다.

일기 끝


한태순   2008-12-18 22:05:41
저도 대한극장 에서 벤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춘희 . 허리우드 극장에서 24시 등 등 그 옛날 너무나 멋있었던 작품들을 가슴 깊이간직 하고 있읍니다...^^*
류창희   2008-12-19 07:41:27
허리우드 극장에서 영화보고 나와
'낙원분식'가서 쫄면 사먹다 걸리는 아이들,
그 당시, 그 아이들을
'노는 아이들' 이라고 불렀는데...
삼선교 '나폴레옹 빵집'가도 걸리고,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왜 잡았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ㅋㅋㅋ

전, 사촌오빠들이랑 경복궁에 사복입고 갔다가
걸렸던 기억이...
재밌어요^^*
하오하오   2008-12-29 11:01:21
우리반도 영화보러 가고 싶어요
옛날 기분내면서
영화관 안가본지가 까마득하거든요
뭘하고 살았는지... 단체 관람해요 우리도.
류창희   2009-01-03 23:28:08
하오하오님
다들 그렇게 살아요.
그리고 영화는 혼자 봐도,
아니, 혼자 보는 것이 방해 안 받고 깊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지난해 전 <색/계> 혼자 봤어요.
숨도 참으면서 ...

2004년 3월 봄학기 시작
2008년 12월 5일 금요일
사하도서관
논어강독 완독

위의
몇줄 안 되는 글이지만
요즘 같은 스피드시대에
요즘 같은 첨단시대에
2천5백년전의 사서삼경중의 하나인 '論語'를
한 글자 한 문장도 안 빠뜨리고
샅샅이 이잡듯 다 파헤쳐
강독을 하고 완독한다는 것.

물론, 다른 기간에서 몇번 완독을 한 경험이 있지만
그러나 매번,
매번 스스로 생각해도
기특하고 터질것 같은 일이랍니다.

강의를 한 나는
진도를 나가야 하니 어쩔 수 없이 계속한 일이지만
지속적으로 같이 '경'을 읽으신 학우님들
전 그 분들의 정성에 열정에
말로 하기엔 너무도 모자라지만,
진정, 진정 감사하답니다.

오늘,
집에서 한시간 넘어 걸리는
사하도서관으로 가는 길
하늘은 온통 회색빛으로 무거웠죠.
여우가 시집을 가는지 호랑이가 장가를 가는지 ...
노란 은행잎에는 햇살이 환하고
찬바람에 휘날리는 은행잎들과 함께
하얀 눈발이 희끗거리는 거에요.

영주터널과 대티터널 속을 들어갈 때
터널 속까지 은행잎들이
빠른 속도로 막 따라 들어오는 모습에
길가에 차 세워놓고 어딘가
은행잎 닮은 문자 휙휙 날리고 싶었죠.

春雪분분 속에 피는 매화꽃만 보았지
秋雪분분 속에 지는 은행잎을 보다니 ...
.
.
.

마음을 추스리며 아닌척, 창밖을 힐끔거렸지만,

만4년 걸려  
'堯曰' 마지막 장을 읊는 순간,
그동안 수업에 오셨던 님들
귀한 님들의 얼굴이
주마등같이 스쳐지나가면서
주루루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아
차마 눈 마주치지 못하고
깊은, 속 깊은 숨고름을 하였지요.

'쳐다보기도 아까운 사람들'
혹,
이런 제 마음 짐작하실런지요.

한 분 한 분 나가신 후,
텅빈 강의실 창가에 앉아
치밀어 오르는 감격으로

홀. 로. 눈. 물. 겨. 웠. 더. 이. 다.




호미   2008-12-09 14:12:35
쌤,
또 한번의 완독이십니다려.
진땀흘리며 보내었던
숱한 시간들과의 약속을 이루어 내셨군요.
짝짝짝!!!
큰 박수로 칭찬(?) 드립니다.

엄청 수고 하셨어요.
몸 좀 추스리시고
머리랑 가슴이랑 다 비워 낸 한가함으로
또 다른 행복을 새기며 "방학" 하세요.
내년 봄엔
더 곱고 예쁜 건강하신 모습을 뵐께요.
류창희   2008-12-09 18:18:55
호미님
마구 제멋대로 자라는 풀들을 뽑아 김을 맨다는 것
날마다 세수하고 거울보는 거나 마찬가지죠.

마음 알아주시니
역시 호미님이십니다.

이렇게 매냥 '오바'를 입습니다.
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 했는데
저 혼자 감정조절을 못하고
시름에 겨워 흐뭇함에 겨워
글을 올립니다.

그래도 세상 모든 사람들
사람들이 모두 좋습니다.
사람들의 체온이 모두 따뜻하니까요^^*
하모   2008-12-12 19:26:26
선생님의 논어 강의 첫 장「학이(學而)」부터 시작하진 않았지만
중간역에서 무임승차하여 마지막 장「요왈(堯曰) 까지
배울수 있었던것 너무나 감사 하게 생각 합니다.

확실한건
논어 마자막 한자가 [也]로 끝난다는것과
[子曰 君子惠而不費하며 勞而不怨하며
欲而不貪하며 泰而不驕하며 威而不猛이니라.]
부분은 가슴깊이 세겨 두고 싶네요.

공자님 가문의 전통주 [孔府家酒]라도
한잔 올리고 싶지만 어떻게 할수 없으니
조금은 아쉽네요
은하수   2008-12-12 22:05:40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저번주는 논어를 마치고
이번주는 화려한 외출을 하게끔 하시고...
사하에서 ~~~이기대까지~~~
다함께 하지못해서 아쉬움은 많았지만
다들 즐겁게 행복하게 ...맛난 짜장면도 맛보게 해주시고
다시한번더 감사...
선생님댁으로 간것이 더욱더 좋았습니다.
수업시간 간간이 말씀하신 분위기 그대로였습니다.
이뿌게 차리신것들을 사진으로 담지못해 아쉽지만
와인,과일(손 아프게깐 석류,키위,귤,사과,파인애플).치즈
그리고 국화차,장미차,,, 짦은 시간동안 많은 대접을 받고
행복했네요.
참 좋았습니다.
長樂無極 !!!
류창희   2008-12-13 22:39:22
은하수님 ^^*
산책과 가정방문 마음 내주셔서 고마웠고요.
갈길이 멀고 시간은 촉박하고
마음만큼 좋은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래도 전, 5~6년의 기간동안 거쳐가신
역대 반장님들께서 적극 협조해 주시고
수업에 적극 참석해주심에 감사하답니다.
덕분에 모두들 좋아하시니
더 좋았구요.
한 학기 한번 정도
'風茶雨酒' 수업도 고려해 볼만 하네요 ㅋㅋㅋ
류창희   2008-12-13 22:44:37
하모님
아하!
하모님이 누구신가 궁금하던차
이제 누구신가 어렴풋이 감이 잡힐 듯.
'惠而不費'
참으로 착하게 열심히 살고서도 놓치기 쉽죠.
겸손하지 못해서 공적을 까먹는 ...
저도 마음에 '단디' 새길게요.

전 처음 논어를 읽을 때,
참 많이도 '비지직' 눈물 흘리기도 하고
어느 문장에서는 목 놓아 통곡을 하며 심한 열병을 앓기도 했지요.
꼭 나 보고 뭐라 하는 것 같아서요.

누군 문법으로,
누군 한자로,
누군 교양으로...
누구누구들은 그렇게 저렇게들 읽어요.
전, 그래요. 지식보다 가슴으로 읽고싶어요.

어느날, 바람불어 좋은 날
[孔府家酒] 같이 한잔해요.
잔 부딪히며, 눈 마주치며
"子-曰 ... ... " 읊으며^^
부전   2008-12-16 08:41:51
말만 들어도 머리아픈 한문을, 그것도 고리타분한 공자님 말씀 '논어'를
참 이상한 사람들입니다
근데 어느날 보니 제가 논어를 13장까지 읽고 있습니다.
수업시간마다 깔깔 웃으며 ...
선생님 논어는 오늘 아침 신문처럼 오늘 이야기입니다.
하오하오   2008-12-16 12:16:17
선생님, 작은 선생님이 큰 말씀을 전해주실 때 힘을 느낍니다. 연약한모습으로 정치를 말씀하실 때
선생님 같은 분이 정치를하시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선생님 모시고 중국도 가고싶고 곡부에가서 공자님도
만나고싶습니다. 방학 잘보내시고 봄에 뵈어요.
요중선   2008-12-17 08:37:48
공자왈~ 생각만 해도 답답해지는 공자를
수도 없이 만나 문답을 듣고 있습니다.
고리타분하긴 하지만
현대에 맞게 설명해주시니 노력 안하고 날로 먹고있습니다.
공자님이 식구같이 여겨지는데 불경입니까?
류창희   2008-12-17 21:17:49
부전님
논어 문구 써 놓고 글자만 쫓아 직역하다보면
정말 숨막히죠.
15분 단위로 깔깔 거리다 보면 수업 끝나죠.
맞아요.
2천5백년전의 글이 오늘 아침 신문과 똑 같을 때
참 신기하죠^^*
류창희   2008-12-17 21:21:12
하오하오님
방학은 싫은데 신문 안봐도 뉴스안봐도
외출할 수 있는 건 참 좋아요.
저 나가면 찍어주실래요.
지난 선거 때,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도 저보고 나가보라 ㅋㅋㅋ
류창희   2008-12-17 21:25:55
요중선님
불경이라니요.
오늘, 수요반 분들과 단체로 영화를 관람했어요.
서로 영화제목을 말하다
'아내가 결혼했다' 라고 말하니
어느 모범생이 공자제자 <顔回>를 말하는 가 싶어
어떤 안회냐고 물어 웃었습니다.
보통 <顔淵>을 기억하는데 ...
영화보면서도 칼국수먹으면서도
자나깨나
앉으나 서나 '논어'생각 ㅋㅋㅋ
상연   2009-01-02 21:56:17
전생의 인연이 깊어 선생님 가슴에 있는 논어를 배우면서 참 많이 행복 했습니다
다믐에는 좋은 영화도 한편 볼까요 색계 같은 영화는 혼자보지마시고 같이보시죠
봄학기에는 봄의 향기 가득 품고 상큼한 모습으로 뵐께요
류창희   2009-01-03 23:33:06
상연님!
오셨어요^^
속내 다 감추고 언제나 '명랑모드'하시는 상연님
상연님의 이야기듣던 어느 날
눈물 흐르던 기억이 있네요.
논어를 실천하고 사시는 분이잖아요.
영화! 혼자봐야 더 근사하거든요 ㅋㅋㅋ
둘이 보려면 손잡고 봐야하는 부담이 커서...
벌써 봄의 향기~
김 상 연   2009-01-22 17:41:27
명절 앞두고 명절증후군은 퇴치 하시고 계신가요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것이 지금은 신경을 많이 건들이고 있습니다
선생님 께서도 명절 잘보내시고 새해에는 건강 하시고 항상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
류창희   2009-01-22 18:12:18
그려
그러려니
그러하려니
누가 뭐라해도
"맞습니다. 맞구요"
맞장구치시며 슬기롭게...
내 비위 내가 맞추며^^*
상연님, 얼쑤~!













남학생들
강의실 안에서는 서로 아는체도 안하더니
뭔 저래 할 야그들이 많은지
뒷쳐져서 합류를 못한다.









모두 산길로 가도
몇몇 사람들 말 참 안듣는다.
그래도 목소리 크게 부르니 손짓으로 대답은 한다.





설마, 가다가 돌아오겠지...
중도하차족들이다.
내가 카메라줌으로 잡아당겨 감시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바다빛깔 하늘빛처럼 곱다.
바람과 기온도 좋다.
저 푸르고 맑은 바다를 내려다보며
바닷빛처럼 싱싱하게 돌아오시기를
우리 '백순혜님'의 쾌유를 빈다.





어린이들 처럼 동굴체험 탐사
동굴속에 사랑하는 소녀와 둘이 같이 있고 싶다고
'소나기' 한줄기 내려야 제격인데
에구~
눈치도 없이 뭔 날씨는 이리도 쾌청한고^^*





호기심 천국 하인철선생님!
사모님은 챙기지도 않고
눈밭에 풀어놓은 ㅇㅇ와 같이
벌써 강태공한테 쫓아가셨다.

모두 즐거워하시니 나도 좋다.
몇몇분 우리집에 갑짜기 오는 것이 민폐라며
짜장면만 자시고 도망가셨다.

부를 때 안 오시는 것이
더 민폐라는 걸 모르는 분들.
예의 염치를 말하는 논어선생 완전 무시했다.
학이편부터 다시한다.
그래서, 나 군자답지 못하고 소인이 되었다.
서운하다.



------------------------  ***

사하에서 이기대까지
그냥 '우리집 가자'하면 안오실까봐
이기대 핑계대고
짜장면 핑계대고
그리고 술한잔 차한잔^^

우리반 반장을 맡으신 '백순혜님'이 아프시다.
다소의 우울모드를 명랑모드로 전환하기 위하여
올 가을학기, ...
그냥 만나고 공부하고 그리고 키득거렸다.
전화 통화하니
특유의 밝고 맑은 목소리로
"내년 봄학기 뵈어요"
치료를 잘 받고 있다고 말한다.
산책 시간에 같이 하지 못했지만
우리들 모두 같이 한마음으로 기도한다.
빠른 시일내에 합류하기를...

남학생들
눈이 '반짝 반짝'
바닷바람 반 나절 쐬더니
방학동안,
가덕도 가자한다 회한사라 먹자고
아무래도 '소주'가 땡기시는 모양이다.

어쨌든 노니 좋다.
봄학기가 될때까지 '예습복습' 하지말고
우선 다 같이 놀자!
즐겁게! 


류창희 <논어에세이 종강>





여송   2008-12-19 13:47:02
이기대 전에 한 번 와본 덴데 많이 바뀌어 눈에 설다. 선생님의 따뜻한 배려로 바람을 쐬니 정말 얼씨고 좋을시고~~ 비단비의 해물 자장면 맛도 정말 일품이더이다. 很好吃! 별로 바쁜 것도 없으면서 바쁜 척 했으니 이것도 선생님께 불경하니 마냥 죄스러울 뿐... 老师, 真对不起! 放过我吧! ^^
류창희   2008-12-20 08:51:11
沒關系! 제가 오히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如松선생님 바쁘신 것 뻔히 아는데
다만 차 한잔이라도 대접하고 싶었지요.

너무 힘들게 성실하게 삶을 소진하지 마시고요
가끔 풀어진듯 산책하면서...
올 한해 또 미련없이 보내줘요.



名士멘토의 열공특강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

"김모(某)라는 사람은 남의글 읽고 가르치고 쓴다고
생을 턍진한 사람입니다..
지 글은 하나도 못쓰고, 왜 그런가 하니,
자기는 쓸 게 아무 것도 없으니까 남의 글 아주 애 써서 읽고 해설하느라 탕진한 사람이지."

지난 11월 10일, 서울 동부이촌동 김윤식(72) 서울대 명예교수의 자택을 찾았을 때
그는 자신을 '아무개'로 얼버무리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비평가는 남이 쓴 글 읽는 사람이요. 전부 죽은 사람의 글들이니 시체를 읽는 거지.
책이란 게 관(棺) 아니요? 이걸 살아있는 사람인 내가 몸을 빌려줘야 읽을 수가 있잖소.
그러니까 묘지기가 아니고 뭐야."


-12월 1일자  00신문에서-



호수아빠   2008-12-01 17:38:45
글이란 소금...책이란..소금병....책장은 소금창고.....오늘은 아홉번 구운 죽염을 찾아 입 안 "가시" 소독이나 해볼까.....
류창희   2008-12-01 19:02:01
아우님이 소금병에 아홉번 구운 죽염을 넣을 차례!
탕진하지만 말고 세상에 내 놓으시게^^




2008년 11월 26일 생

태어난지 3일 되었다.




아직
한글 영문 숫자 그림 문자 음성 등등
어느 위치인지 모른다.
모두 낯설다.

허물없이 같이 놀려면
자주 '까꿍까꿍' 얼러주어야 한다.





올 겨울방학
큰 숙제 하나 받았다.
기종이 바뀐다는 것
새로운 과목의 시작과도 같다.
공부 열심히 할것이다.




(제비꽃 사진 : 류권현)

극락왕생

2002년식 손 전화는 너무 노쇠하여
정신을 놓았다가 잡았다가
몇 번을 들락날락 시설에 드나들다
따뜻한 손길의 온정도 몰라보기에 …


내 마음을 설레게도 하고
나를 기쁘게도 하고
때론 나를 감시 참견하며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부려먹기도 하더니


그동안
온몸을 내 손안에 맡기면서
동고동락을 함께 했었는데
은은한 '연보랏빛' 전화기 (정말 예뻤었다)
영정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하고
연기빛 안락사로 보내주었다.

그리고
사흘 전
'진보랏빛' 제비꽃망울로
다시 ‘극락왕생’ 하였다 ^^*

불러줄 때
그대 곁으로 다가가
보랏빛 향기로 남고싶다.


류창희   2008-12-01 10:02:14
내 전화벨 소리 내가 모른다.

아직,
꽃등이 켜지며 경쾌하게
나를 부르지 않는다.

잊혀진 계절속에 내 이름도 잊혀졌나보다^^
그래도
창호지 문살로 스며드는 이기대 아침햇살!
맑다 밝다
윤명아   2008-12-01 12:53:17
새로운 기종에 익숙해지시려면 몇일 고생 하셔야겠죠 그러다 데이타 날릴수도 있답니다
번호는 물론 그대로겠죠
호수아빠   2008-12-01 17:45:50
호수네집에서 누님집으로 제비꽃 흠쳐갈 정도면 이제 누님 손세상도... see the unseen...입니다.
류창희   2008-12-01 18:48:50
윤명아님
그렇지 않아도 잘못눌러 원하지 않는 전화걸려 미안하다 사과도 자주 하고요.
아직, 문자는 받아서 볼줄만 알지 보낼줄 몰라요.
자판이 LG와 달라 방학하면 배우려고요 ㅎㅎㅎ
참 살기 어려워요^^
류창희   2008-12-01 18:52:08
ㅋㅋㅋ 호수아빠
벌써 훔쳐서 창고에 보관했던 것이지.
요즘은 누이 착해.
그래도 내년 제비꽃 필때까지 우째 기다리노^^*
근데, 아우!
내전화 예쁘지 않나?
채송화   2008-12-29 20:07:04
이제 문자 잘하시나요. 선생님이 절절 매시는것 이해가 안가요.
자꾸 잘못해봐야 늘어요.
날마다 한통씩 보내보세요. 저에게도요 ㅋㅋㅋ





부자(附子)

벌써 몇달 전에
나의 사랑하는 남편이 지어준 약이다.

'부자'는
작은 분량으로 강한 효과를 나타낸다.
그래서 옛날에는 '死藥'으로 쓰였다고 한다.


'바곳' 이라는 풀의 구근으로
성질이 온화하고 양기를 돕고 체온이 부족한 모든 이에게 씀.
극약.
부자의 사전적 의미이다.
설마 남편이 의도적으로 나에게 '극약'을 지어왔겠는가.

주의! 절대 차게해서 먹어야한다.





(먹을 일이 22층에서 내려다보는 사진처럼 아득하다)



일의 발단이 그랬다.
남편친구들과 주말이 멀다하고 산으로 계곡으로 심신단련을 다닌다.
남편하고 동갑내기인지라 그중 내가 지긋하여 천상 분위기를 맞추는 기쁨조역할을 한다.
일행중 누군가가 구석에서 말 안하고 있으면 참기 불편하여
내가 나서서 모두를 화기애애 분위기로 만든다.
뭐냐?
그러니 나는 약방에 감초와 같이 꼭 필요한 존재다.
착각이 아니고 진짜다.

그런 내가 자꾸 브레이크가 걸린다.
몸살이 나거나 설사를 하거나 다리가 후들거리거나…
친구들은 퇴직 후, 여행을 다니자며 거금을 모으고 있다.
퇴직은 어디 갔던지 벌써부터 일행에서 뒤처지기 시작하니
10년 후까지 내가 살 수나 있을런지 상황이 심각하다.

설사로 인해 내가 불참한 어느 날,
나름대로 일가견을 가진 남편친구들이 모여
'이거다' '저거다' 갑론을박을 벌였다고 한다.
모두 오직 한가지, 나를 건강하게 하기위하여!

양기를 북돋게 하고자 부자와 돼지족발을 푹 고와 약으로 만들어 왔다.
따뜻하게 데워 먹지만 않으면 그렇게 몸에 좋다는데…
난 전에도 아이에게 먹일 젖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부자를 한 사발 먹다가 죽을 뻔 한 적이 있었다.
시어른들이 배고픈 손자를 위하여 정성으로 고와주시며
"따실 때 쭈 욱~  어서   ..."  
혀끝이 말리며 온몸이 후끈! 그때 나는 "퀙퀙" 거리며 명이 길어 살아났다.
남편이 들고 온 부자를 보자마자 난 펄쩍 뛰며
"두 번 죽을 수 없으니..."
절대 안 먹는다고 못을 박았다.
남편은 한의사 의사 교수인 친구들이 내린 처방인데… 못내 아쉬워한다.
그래도 '절대' 절대로 안 먹을 것이다.

나는 생긴 거와 달리 ‘미련곰탱이’다.
무슨 일을 시작하면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고 어떤 꿈이 있어 목적을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니다.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할뿐. 내가 하는 일이 최선인지 아닌지 조차도 모른다.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하면 또 신이 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맡겨진 일에 맥을 못 춘다.
꼭 손발을 움직이는 노동의 일뿐만이 아니라 마음 쓰는 일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요령을 부려 몸과 마음을 사리지 못하니...
'다정도 병이런가'
아무래도 부자를 먹어야 할까보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알밤나무   2008-10-23 21:43:04
쌤은 좋으시겠네요.
약도 지으 주시는 옆지기도 있으시고.
부러버요. 부러버요^^*

이자뿌리지 마시고 꼭꼭 챙겨 드시구려......^^*
류창희   2008-10-24 08:47:02
"퀙퀙 ~ "
알밤나무님
지금,
저 보고 두번 죽으라는 말씀이시죠?
ㅋㅋㅋ
호미   2008-10-24 20:24:46
아무렴, 약 지어 주시는 분이 "남편님"이신데
설마 "사약"을 지어 오셨겠어요?

쌤과 동갑 연배이시면...
대한민국의 남편님들은 어부인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아신답니다.

푹~~
안심하시고 부군의 고마운 정성과 사랑을 드시와요.

약도 드시기전에 이러쿵 저러쿵 말이 앞서면
행여 나쁜 사기가 낄라... 어른이 들으시면 혼나요.

쌤이 약도 드시고 보신도 하시고 몸을 챙기셔야
오래오래 "공자 왈~~" 을 하시죠.

쌤의 건강을 목 빼고 기다리는 여러 제자들의 사랑까지 합하여
쭈_ 욱 들이키시고 건강하세요.

쌤 홧팅!!
- 그란데 우째 쪼매 쌤이 나네.... -
은하수   2008-10-24 21:24:46
아들을 낳으면 1촌
대학을 가면 4촌
군대를 다녀오면 8촌
장가를 가면 사돈의 8촌
애를 낳으면 동포
이민을 가면 해외 동포...랍니다.
아들만 있으니 옆짝지만 믿으시고
약 자알 드시고 건강하세요.
류창희   2008-10-24 21:57:00
호미님
그래야겠지요.
근데, 어째 선뜻~
아직 쭈~욱 들이킬 자신이 서지를 않네요.
정성과 사랑은 접수를 해야겠는데...

또 미련 떨고 견뎌보지요 뭐.
류창희   2008-10-24 22:00:00
은하수님^^
짐작컨대 은하수님도 아들만 두셨구나.
에구~
그 동포놈들 안믿고 죽으나 사나
옆짝지만 믿어야 할텐데...

용기를 가지고 먹어 봐~
우짠다 *^^*
이미자   2008-11-13 17:58:40
선생님 은 언제나 남을먼저 배려해주시다보니..........
이젠 쬐금만 그러세요~
너무 배려하다보면 샘이 맘적으로 힘들잔아여~
류창희   2008-11-13 21:11:03
맨날 사람들에게 배려를 받아요.
받은 것 갚으려고 애쓰다가...
누가 뭐 주면
겁부터 덜컥나요.

아이구!
또 빚졌구나^^*

뭔가 아귀가 잘 맞지 않는 날들이 있다.
이번 주가 그랬다.
물 좋고 공기 좋고 경치 좋은 대운산 휴양림에서 잤다.
새소리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텐트에서,
조금 추워서 그랬던지 허리 뒤편부분에 담이 붙었다.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소주 반병을 쏟아 붓고 노골노골 반신욕으로 다스렸다.

화요일은 출근하려고 나가니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본넷트를 열어 들여다본들 이제 라디오 주파수 맞추는 거나 겨우 하는 주제에,
자동차 내장을 어찌 알겠는가.
편한 신발을 신고 뛰거나 택시를 타고 다녔다.
출동서비스 기사가 와서 등을 끄지 않아 베터리가 방전되었다고 한다.
그럴 리가 없는 것 같은데,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친절하게 충전을 시켜주며, 1시간 가량 시동을 끄면 절대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어찌 한꺼번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한단 말인가.
시동에 신경을 쓰느라 자동차 키를 꽂아놓은 체 나와 버려 열쇠쟁이를 불러서 열었다.

금요일, 오늘 아침일이다.
아침 시간이 늘 그렇듯이 5분이 급하다.
출근 시간이 임박하다.
누가 나에게 부탁해 사 달라길 했나.
오지랖 넓은 내가 자랑삼아 KTX 비즈니스 카드가 있다며
일행들의 기차표를 인터넷으로 예매를 하는데,
어정어정 하다 보니 있던 표가 사라지고 또 찾고 겨우 왕복표를 카드 결제했다.
오전에는 도서관에서 수업을 해야 하고 오후에는 중국어회화반에 가야한다.
교재를 찾으려니 어수선한 책상 위, 당체 찾을 수가 없다.
그때 나의 오지랖을 도와주는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급하게 예! 예! 하며 한손으로 전화기를, 한손으로 책을 찾으며, 컴퓨터를 들여다보는데,
네발 달린 바퀴의자가 혼자 미끄러지며 엎어진다.
순간 의자와 책상 밑 사이로 나의 몸이

“꽈당”

눈을 깜빡이는 순간보다 더 짧은 조차의 순간,

나는 ‘知’를 생각했다.
어찌하면 내가 지혜롭게 넘어질 수 있을까?
'뇌진탕'보다는 '엉덩방아'가 낫겠다 싶어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그렇지 않아도 살이 없어 돌출된 엉덩이 꼬리뼈!
앞이 캄캄하더니 머릿속이 하얗다.
어떻게 일어날까.

겨우겨우 엉덩이를 치켜들고 한 시간을 운전하여 도서관으로 갔다.

君子無終食之間 違仁이니 造次에 必於是하며 顚沛에 必於是니라
(논어 이인편 5장 문장)
‘군자는 밥을 먹는 동안이라도 仁을 어김이 없었으니,
황급한 상황에서도 반드시 인에 있어야하며,
넘어지면서도 반드시 仁에 있어야하느니라.

나는 어릴 때부터 정적인 사람으로 仁者에 속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나와 남을 구별하지 않고 내가 다 해야 할 것 같은 仁한(어진) 마음을 가졌으니…
수직으로 위아래 질서나 잘 지키며 조신하게 집안에서 살림이나 살아야 할 성정이,
잘난 체 하며 수평으로 온 동네 싸돌아다니며 기웃거리니,
어찌 마음만 정착을 못하겠는가.
몸도 덩달아 들 떠,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의자 밑으로 나뒹구러졌다.
仁한 마음으로 몸이 가는대로 맡겼어야 하는데, 잔머리를 굴렸더니...
촌음을 아껴 쓰려다가 석삼년 골병들게 생겼다.


08년 10월 17일
(18장 미자편 끝내고 19장 자장편 들어가, 책거리 떡 먹은 날)


류창희   2008-10-18 07:51:25
ps : 도서관에 도착하니
우리반 학우들 송편 두되 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예로부터 '똥통'에 빠지면...'
죽을뻔 하다 다시 태어났다고
백설기 떡해먹었는데
내가 엉치뼈 사고친걸 어찌알고 ... ㅎㅎㅎ

떡 먹어도 "마이아파~"
알밤나무   2008-10-19 13:42:01
엉덩이뼈 잘 다스리세요 칼슘제도 드시고요.케토파인 젤 파스도 발르세요.
쌤 님이 다치시면 울들 공부 못하면
재미없어요. 일상이.........
저도 운이 없어서 2주전에 다쳐서
병원에서 맨날맨날 물리치료 받고있어요......ㅎㅎ

담쟁이

담쟁이가타고 오르는 까닭은
저 하늘에
별을 따려 함은 아닐테고
아마 회색 나무 줄기에
초록 옷 입히려 함일것 같애

또한 담쟁이가
담벼락 타고 오르는 까닭은
저 창안 을
엿 보려 함은 더욱 아닐 테고
아마 잿빛 도시에
초록색 되 덮으려 함일것 같애

그런즉 담쟁이는
긴팔 내 밀어 오르는 까닭이
저 목적지를
성급히 정복함도 아닐테니
아마 서두르지 않더라도
다다름을 보이려 함일 거외다.

글 (한올)
류창희   2008-10-20 11:00:48
담쟁이가 담을 타고 오르는 까닭,
그렇게 예쁜 뜻이...

아유~
하필 이고운 계절에
담쟁이빛 상처를 엉치뼈에 ....
앉아 있거나 누워 자는 것이 불편,
서서 수업하는 데는
괜찮습니다.

관심과 사랑 감솨 ~ ^^*
이미자   2008-10-20 11:46:22
ㅋ선생님도 그럴때가 있군요~
아침에 한가한시간이라서 잠시 다녀갑니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구여...오지랍.....그거 누가시켜서되는게 아니더라구여
아카데미   2008-10-20 13:19:01
아카데미 하우스의 단풍빛깔 많이 담아가시고
엉덩이 꼬리뼈의 희생을 잘 치료해주세요.
또 어디선가 만나집시다.
바람행인   2008-10-20 13:33:31
엉덩이 뼈는 좀 어떠세요?
향기   2008-10-20 15:32:24
꽁지뼈는 잘 다스려야 해요.
호미   2008-10-20 20:47:05
어머나!! 우째 그런일이....
아차! 하는 순간에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머리보호는 참, 잘하셨네요. 부산 시민들을 위해서
- 이 대목에서 크게 웃으시고 행복한 엔돌핀 쏟으셔야 빨리 낫습니다요.

병원엔 들리셨나요?
저도 오래전에 인라인 스케이트 배우다가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넘어져 그 곳을 다쳤는데
가끔은 요즘도 허리가 ....

다쳤을 임시에는 얼음 찜질이
24시간 이후엔 뜨거운 찜질이 좋다더군요.
허리 강화를 위한 운동도 많이 하시고
케켈운동도....

쌤의 빠른 회복을 위해 이 밤엔 엄청 큰 기도를 할랍니다.
쌤, 건강 하이소!!!!
김옥경   2008-10-21 10:02:26
선생님~~
이날 하루는 머피의법칙에
걸리셨네요^^
꼭 그런날이 있는것같아요
그러나 샐리의 법칙의 날이
더많은것같아요
매일매일 샐리의법칙이
죽~~ 이어지세요
쟈우요!!
푸른바다   2008-10-21 15:28:47
꽁지뼈 어찌 되었나 궁금해서...
잘 다스려야 하는데요.
빨리 쾌유하세요.
풍경   2008-10-21 18:17:22
아이구 세상에나 그 아픈 꽁지뼈.
그거 무지 아픈데.
지금은 좀 나았나 궁금해서 ....
빠른 쾌유를 빕니다.
류창희   2008-10-21 18:48:00
이미자님,
아카데미님,
바람행인님,
향기님,
호미님,
김옥경님,
푸른바다님,
풍경님,

아휴~
하두 까불고 돌아 다니니,
좀 자중하고 쉬라고 신의 계시가 있었나봐요.

조금 돌출되어
아프지요.
"마이아파"

근데, 뼈는 안 다쳤어요.
사진에는 멀쩡하여
매일 물리치료받고 주사맞고 약먹고 조리하고 있어요.
다행히 서서 하는 것은 할 수 있어
'신상품'으로 사는데는 지장없어요.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람이 워낙 진화가 덜되어
덜 떨어지다보니
하필이면 꽁지뼈가 희생을 당했네요.
모두 '꽁지뼈' 소중하게 보호하세요^^*
각시꽃   2008-10-22 08:02:00 
엉덩이 치료는 잘하고 있는지 빨리 낳아라
멋진하루 되길 ... 엄마가
류창희   2008-10-23 07:53:49
각시꽃 울엄마
누구 딸인데 ...
거뜬 하다우^^*
잔물결   2008-10-26 11:47:46
중2때 영어선생님댁에 친구들과 놀러갔었는데 따뜻한 밥상이 들어와 맛있게 먹고있었다
처음본 찬들이 너무 많아 정신없이 먹고 있는 나에게 사모님이 참 인자하게 생겼다 하셨습니다
인자가 무엇인지 몰라도 나쁜소리가 아닌지는 알았습니다 집에와서 아버지에게 물었더니 좋은소리라고만 말쓰하셨지요 이제 선생님에게 仁을 배우게 되었는데 仁은 좋은것입니까? ..........
선생님 람사르 잘 다녀오세요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류창희   2008-10-26 15:41:59
'仁 & 知'
저에게 한학을 전수하신 서당선생님께서는
제 호를 仁義禮智 의'仁智'라고 지어주셨습니다.

저와 같이 동문수학을 한 분들은 저를
아직도 '인지선생'이라고 부릅니다.

거실에도 '인의예지'라는 액자가 중앙에 자리잡고 있고요.

'仁'
인은 참 좋은 거죠.

그런데 어느날 부터
유학적인 본성이
감히 따라갈 수 없음에...
실천할 수 없음에 ...
부담스럽게 여겨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로 자유롭게
'화양연화'로 불리기를 바라지요.

'인'은 제 고향과도 같이
늘 내 마음속에 자리잡고
제가 착해져서 돌아오기를 기다린답니다.

말하자면 '기준' 하면서 외치고 있습니다.
종국에는
저도 선배님처럼 '인자한 사람'이 되는 것이
삶의 완성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