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밤새도록 빗소리가 들렸다.
빗소리를 좀더 즐기려고
자다말고 몇번씩
유리창문을 열었다가 창호지문을 열었다가 뒤척였다.
어제 오후에 마신 진한 아메리칸 커피를 탓하지 않았다.

출근하러 나간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차가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베란다에 나가 내다보니 아파트 간선도로에
뒤꽁무니 줄을 이은 자동차 불빛들이 희뿌옇게 붉다.
뉴스특보 - 폭우, 산사태, 침수, 역류, 휴교령, 범람 ,... ...
부산의 서른 몇개 도로가 잠겼다는 뉴스가 나온다.
광안리 해변길, 대연동에 비가 가장 많이 오고 있다고 한다.
차키를 들고 요트장으로 막 출근하려던 아이도 그냥 주저앉는다.
한사람은 도로에
한사람은 티부이 앞에
한사람은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지인들 에게서 핸드폰 문자가 통통 튕겨온다.
'운전하지 마세요' '조심하세요' '부침개 한장' '물폭탄'
여기도 잠겼다 저기도 잠겼다.
사랑의 통신원들이다.

또,
"우루루 쾅쾅!"
번개치고 천둥운다.


7월 16일 오전 10시
난 다행이 이번주 목요일이 휴강이다.



강변학생
  2009-07-16 13:30:49
밤새도록 폭군처럼
바가지로 부었어요
번개번쩍 하늘이 우루루 콰당탕
밤이 길기도하군요
선생님의 방 또방문하고갑니다
류창희   2009-07-16 15:00:04
강변학생님^^
ㅎㅎ
북구는 바가지로 퍼 부었군요.
남구는 하늘이 터졌었는데 ...
이런 날 배신감을 느끼죠.

앞베란다에서 보이는 이기대
뒷베란다에서 보이는 황령산
햇볕이 쨩쨩하답니다.
빙호   2009-07-17 09:53:18
장맛비를 근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는데
뭣에 심사가 뒤틀렸는지 하늘은 댐을 방류하듯이
폭우를 내리쏟아 부었지요.
그 비 그치자 꿉꿉한 날씨가 기분마저도 저기압대를 형성하고 있네요
엊그제 서울서 한 열흘 묵을 때도 폭우가 오락가락 해
빨랫감을 말리느라 목이 빠지도록 하늘만 쳐다보고 왔는데요.
한 날은 미사리까페촌을 거쳐 팔당댐 방류를 구경하는데
소용돌이치는 누런 흙물이 내 안에 갇힌 절망인듯 하여
갈갈이 찢기는 수량을 넋놓고 지켜보면서
저것에 휘말리면 모든게 끝장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단단히 붙잡았지요.
가는 곳마다 연일 물난리가 나니 올 여름은 유난히 어수선합니다.
하늘 가까이 살아 비 피해는 엾겠지요?
작렬하는 태양이 몹시 그리운 날입니다.
류창희   2009-07-17 14:30:54
'저것에 휘말리면 모든게 끝장'
마음을 단단히 잡은 것은 참 잘하셨어요.

하늘 가까운 고층에 살다보니
일부러 안나가면 바깥 풍경을 놓치고 살아요.
수업이 없는 날은
티브이로 라디오로 신문으로 전화로 위급상황을 보고 듣지요.
햇볕이 나면 나는 대로 또 덥다덥다 불만을 말하겠지요.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발자국   2009-07-17 14:45:44
이쯤에서 물러가도 붙잡지 않을 것인데요
류창희   2009-07-24 10:20:44
발자국님^^
휘몰아쳐 부수고 떠내려가게만 하지않으면
촉촉한 마음입니다.



2008 제 8회 수필의 날 (작년 사진)
(전국 수필가 교류 대회 현장 사진)
장소 ; 대구 프린스호텔


수필의 날 선언문

수필은 진정으로 살아있는 음성이다.
진지한 삶의 돌아봄이다.
우리는 수필을 통해 다시 태어날 수 있고,
가슴에 불꽃을 피울 수 있으며,
강과 바다를 찬란히 여울지게 할 수 있다.
인류의 화해와 자연과 신과의 만남도 이를 통해 이룰 수 있다.
지혜화 포용이 그 안에 있다.
또한 무한한 가능성이 수필과 함께함을 확신한다.
수필은 지나간 시간의 기록이 아니라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미래를 향해 펼치는 사랑의 향연이고,
언어의 축제여야 한다.
모든 고뇌와 기쁨이 정제되어
수필의 품에 뿌리를 내릴 때 우리의 삶도 빛날 수 있다.
먼 훗날에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이 날이 온전한 향기로 살아있고,
그때마다 보다 더 큰 빛이 사람들의 가슴을 안온히 휩쌀 수 있기를 소망하며
이에 수필의 날을 제정한다.







스크린으로 '매실의 초례청'이 올라가고 있다.



전국의 수필가들이 500여명 참가했었다.

2009년 7월 15일
제 9회 수필의 날에




지성과 감성반에서
'문학작가 파견사업'을 축하한다고
노란 장미를 보내왔다.





희아님께서, 꽃등잔을 ...
'수필의 방'에 불을 켤일이다.





빨리 어두워야 불빛이 환 할텐데...






야아~ 드디어 어두워졌다.
아이 예뻐!





벽에 비친 꽃 그림자






보석같지 않나요?















그림자 놀이 밤이 깊어 가고...










꽃과 등잔
꽃과 등잔보다 더 예쁜 그대들의 마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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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까마득하게 까먹고  다른 짓을 할때
일깨워주는 벗들이 있다.

때론, 잠수함이라도 타고 숨어들고 싶을 때도 있지만.
글을 끊을 수도
그렇다고 글벗들의 인연을 끊을 수도 없이
'종신형'에 묶여 버거울 때도 있다.

난, 때때로 반성한다.
좁고 이기적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오늘 같은 날이 그렇다.
수업끝나고 잠시 얼굴이라도 보고와야 하는데,
지각하고 ... 변명하고 ... 번거로움을 핑계로 곧바로 집으로 왔다.

지성과 감성반에 스승같은 글선배들이 많다.
단지, 용감하고 겁이 없어 먼저 나섰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나는
얼마 못가서 금방 지치거나 넘어질지도 모른다.

수업에 결석을 하게된 나를
벌을 주어야  마땅한데...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보내왔다.
이렇게 혼자
'화사한 감동'을 누려도 되는지.

희아님은
꽃등잔을 손수구워 보내주셨다.
마음 차분하게 촛불 켜고 글이나 쓰라는 뜻인데...

어두운 밤,
창밖에 비가 온다.
남편하고 나는
꽃그림자 비춰보며
저녁내내 불장난을 했다.

불타는 오늘 밤,
오줌 한바가지 쌀일이다.



수선화   2009-06-10 16:34:09
본지 오래됩니다.
그렇찮아도 바쁜데 더 바쁘게 생겼구먼요.
맛있는 떡 먹고 손뼉도 한번 쳤는데 귀가 간지럽지 않았나 모르겠네요.
사진 보니까 꽃보다 사진이 더 이쁩니다.
장미와 불빛이 어우러져 환상적입니다.
밤에 오줌 좀 싸도 괜찮을 것 같네요.
그렇게 되면 그것도 얘기 해주시고요.
silbeay   2009-06-10 16:36:35
비오는 날에 불장난은 위험하지 않아서 좋아요.
실제 꽃보다, 꽃향로 보다 더 아름답고 감미로운 분위기를 담은 사진이군요.
그것이 창희씨의 마음이랍니다.
작은 것에도 크게 감사하는 당신이지요.
오늘 당신이 행복해하니 나도 우리 모두도 행복합니다.
언제나 행복한 당신이길 ......
능금   2009-06-10 16:38:01
꽃등잔, 너무 멋져요.
노란 장미와 잘 어울리네요.
노란 장미와 꽃등잔 불을 앞에 놓고
함초롬히 앉았을 창희님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바람행인   2009-06-11 16:29:30
그래서 오줌은 싸셨나요?
연가   2009-06-11 16:45:33
나도 오줌 쌌는가 그것이 궁금합니다.
밤에 놀러가고 싶네요.
소꿉장난 하는 것 같아요.
발자국   2009-06-11 20:13:17
슨으로 개도 만들고 고양이도 만들고 그림자놀이 해본지 오래되었습니다.
재미있게 잘 노시네요.
채송화   2009-06-12 08:33:20
ㅋㅋㅋ
ㅋㅋㅋ
은하수   2009-06-12 22:18:57
정말로 이뿌네요.
오늘 섭섭했지요.
끝까지 남아야 했는디...
죄송해요.
내내 열씸히 건강도 챙기시고
가끔 들릴께요.
한학기동안 감사드립니다
류창희   2009-06-15 20:06:37
은하수님^^
은하수님. 님을 보며 섭섭한 마음은 조금도 없어요.
단지 미안하지요.
늘 고맙게 챙겨주시는데, 그 마음 보답을 못 하고 있답니다.
벌써, 우리 인연 얼마나 오랜가요.
한결 같이 와주시는 것으로만도 저는 감읍입니다.
방학 잘 챙기시고 건강하십시요.
류창희   2009-06-15 20:07:12
채송화님^^
ㅋㅋㅋ
ㅋㅋㅋ
류창희   2009-06-15 20:08:57
발자국님^^
어릴 때, 등잔불 앞에서 많이 놀았어요.
"멍멍" 개소리 내면서,
그 시절처럼 재미있었습니다.
류창희   2009-06-15 20:10:58
연가님^^
'소꿉장난' 밤에 놀러오세요.
일렁이는 불 앞에서 장난치게.
류창희   2009-06-15 20:11:47
바람행인님^^
제가 꼭 오줌쌌으면 좋겠어요?
김선미   2009-06-22 18:13:19
아름다운 불빛 환상적입니다. 꽃등잔도 그림자도 환상적입니다.
류창희   2009-06-22 19:08:59
저녘마다 켠답니다.
아로마향과 일렁거리는 꽃 그림자
빗소리와 함께 여름밤의 운치 '만땅'입니다.
나그네   2009-06-29 10:04:34
그래서 오줌 쌌나요?
류창희   2009-06-30 09:41:55
아직 방광이 튼튼하답니다.
꼭 내가 오줌 쌌으면 좋겠어요?
ㅎㅎㅎ
청록   2009-07-10 18:42:35
"샘" 모처럼 방에 들렀읍니다, " 샘" 너무 반갑읍니다.
너무이쁘네요, 한상적인, 밤이네요.
: 좋은 : 나날 되세요, 항상 건강하시길'''''''''''''''
류창희   2009-07-10 20:59:59
ㅎㅎㅎ
청록님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름, 장마.
잘 지내고 계시지요?
그래도 이런 달이 남몰래 뭐 집중하기는 좋은 달인 것 같습니다.
자주 오세요.
님들께서 찾아주시는 것이 제게는 힘입니다.




금요일 아버님과 식사후 도착하니
옆집에서 조명까지 설치 해줬다.










채씨가 잡아 채피리다.
몇시간 완상하다 방생했다.





신불산 휴양림이 무슨 번화가 처럼 북적이고 번쩍인다.





강아지 두마리 들어가면 꽉 찰만한 방





안개속에 앉아 '깐마늘 영화제 황금 종지상' 후보상 찍는 것 같다.









여자들 밥을 안하는 것은 좋다.





남편들 산뽕나무에서 오디도 한 사발 따다 준다.





가끔은 다람쥐도 사람구경 나온다.





계란 휘젓는 손은 나의 남편 손이다.
기특하여 한장 찍었더니
후라이팬에서 뒤집다가 땅 바닥에 떨어뜨렸다.





옆사람들 럭셔리 불 켠다
에구~ 보름달 좋고 하늘 한가득 별 쏟아지는데
환하게 불 켜려면 뭣하러 산속에 왔는지...





밤은 깊어가고 캠프파이어 장작이 탈때
불똥 튈까 겁나 텐트 얼른 걷어 짐꾸렸다.











-------------


지난 늦가을 문 닫은
'무지개팬션'이 5월 중순 개장을 했다.

남편 친구들이 부부동반 등산을 즐기는데,
그중 산대장을 맡은 치과의사님 산에서 먹는 음식을 갈때마다
메뉴 바꿔 손수 진두지휘 요리까지 책임져
붙은 별명이 '무지개 식당'이다.

한술 더 떠 여름철이면 주말마다 텐트치고 잠을 자
'무지개 팬션'이 되었다.
계곡의 물소리 산새소리 공기좋고 바람좋고
그중 가장 좋은 것은 산속에서 친구들과 나누는 이야기다.
아침먹고 산에 올라 저녁까지 산에서 해결하고 돌아온다.

사실 난 쫓아다니기 버겁다.
산속에서 눈 뜨는 기쁨을 맞이하기 위해 치뤄야하는 댓가가 심하다.
청소년도 아니고 텐트에서 잠자기,
온 몸이 배기고 춥고 서글프다.
따뜻하고 넓은 집 놔두고
이 나이에 뭣하러 밖에서 생고생을 하는지 ...
빨리 서리 내리는 가을이고 싶다.
주말이 겁난다.

그래도 가자고 하면 또 따라 나선다.
난 남편 '바지랑대' 옆에 '고추잠자리'이기 때문이다.



  


류권현   2009-06-08 10:44:32
캠핑 장비들이 정말 럭셔리 하네요. 요즘 캠핑 붐이 불어서인지...피라미가 아니라 버들치로 보이는데요. 아무튼 산바람 강바람 쐬고나면 기관지가 펑 뚤리죠. 누님과 저는 그런 공기를 주구장창 마셔줘야 합니다. 매형 열심히 따라 다니세요.
바지랑대   2009-06-08 12:13:03
처남! 고마우이. 맑은 공기 많이 마셔줘야 한다고 진실을 말해줘서 *^^*
황동램프는 '버너사랑'동호인들이 애장품을 서로 가져와 불 밝히는... 매니아들의 장난감. 재밋고 신기했어요
류창희   2009-06-08 20:58:36
류권현님^^ 가재는 게편이라 하더니,
남자끼리 편 들어주고 그러는 군요.
매형은 처남의 말 한마디가 천군만마를 얻은듯 좋겠지만,
나는 집이 좋아요.
책이 좋고, 컴이 좋고, 누워 뒹구는 것이 좋고 ...
지난 주는 새로운 침낭도 또 하나 구입하더구만,
난, 그래도 집이 좋아요.
류창희   2009-06-08 21:01:46
바지랑대님^^
당신은 좋으시겠어요.
얼마나 좋았으면 이 공간에 다 쳐들어 왔겠어요.
걱정일랑 하지 마세요.
가자고 하면, 따라 나설게요.
나는 당신의 '고추잠자리'
가을여자   2009-06-09 09:10:15
7080 답게 낭만적으로 사시는 군요.
류창희   2009-06-09 15:52:38
낭만이 좀 추워요. 마음은 풍요로운데...
바람행인   2009-06-11 16:32:39
기타들고 텐트 들고 캠핑 많이 다녔는데, 옛추억입니다려.
요즘 캠핑이 유행이라는데, 체력될때 많이 다니십시요
연가   2009-06-11 16:47:24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 건너서...
캠핑가면 연가 노래 불러야 하는데요.

혁명시대의 문학

혹자는 문학은 궁할 때 탄생한다고도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오히려 궁할 때는 문학이 탄생하지 못합니다.
곤궁해지면 사방으로 돈 구하러 다니느라
글이라곤 한 자도 쓸 수 없었습니다.
월급을 받게 된 다음에야 책상에 앉아 글 도 쓸 수 있었습니다.
바쁠 때 역시 문학은 나오지 않습니다.
짐을 진 사람은 짐을 내리고서야 글을 쓸 수 있고,
인력거꾼은 인력거를 놓고서야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노신 1927-




류창희   2009-06-02 22:58:56
벌써 몇개월째,
내가 무슨 '혁명시대'를 사는 것도 아니고,
이젠 더이상 어떠한 핑계를 대어서도 안 된다.
글쓰는 이의 소임을 다 해야만 한다.
호수아빠   2009-06-03 17:23:32
리영희선생께 삶의 전반에 걸쳐 사상적 영향을 끼친 그 분....
류창희   2009-06-04 21:47:48
왠지 요즘 노신이 '땡기네" 한잔해야겠나 ㅎㅎㅎ


조화석습 (朝花夕拾)

꽃이 떨어졌다.
꽃이 귀하던 시절이 있었다. 온기라고는 아랫목이나 화롯불 밖에 의지할 곳이 없던 시절, 이들도 서캐도 겨드랑이 털 밑에 서식을 하던 엄동설한, 오죽하면 반가움의 극치를 동지섣달 꽃본듯이 라고 했을까.
요즘 꽃들은 철도 없다. 온기만 있으면 헤프게 지조 없이 몇 번이고 피어낸다. 온천지 지천 인 꽃. 꽃 한 송이 졌기로서니, 바람을 탓해 무엇 하랴.
어느 풍류객은 비단주머니에 꽃잎들을 담아 흙속에 묻어주었다지. 비록 시 한수는 건지지 못했으나 홀로 꽃 무덤 앞에서 곡 한번은 하였을 터….
난데없이 웬 꽃 타령인가.
전직 최고의 통치권자를 부엉이 바위에 오르게 했다. 샛길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전전직, 전전전직, 전전전전직, 전전전전전직 큰 어른들이 길을 닦아 놓지 못했다. 그는 막다른 절벽으로 치달았다. 쥐를 쫓아 낼 때에도 쥐구멍은 있게 마련이건만, 벼랑위에 핀 무궁화 한그루 송두리째 뽑히고 말았다.
‘님아님아 별사람이 별의별소리를 다해도 곧이듣지 말고 짐작하여들으소서’ 여러 사람이 다 좋아해도 그들에게서 살필 것이며, 여러 사람이 다 미워해도 그들에게서 살필 것이라 했거늘. 굳건하게 견디어내지 못하고 역사의 한 페이지에 오점으로 남겨졌다. 내가 감히 무엇을 옳다고 하고 무엇을 그르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먼 훗날에도 또 다른 시각으로 구설에 구설을 달아 주가 주를 낼 것이다. 통곡은 어디 갔던지 조등하나 켜지 못하고 조문마저 지켜볼 뿐.
조금만 가려워도 잠시를 참지 못하고 건조한 마음으로 서로 긁고 상처를 낸다. 활짝 핀 꽃을 예쁘다며 환호하던 마음, 떨어졌다고 곧바로 쓸어버리는 야박한 인심.
날 때는 어느 곳에서 왔으며, 갈 때는 또 어느 곳으로 가는가. 생과 사가 한조각 구름으로 피었다가 스러지듯, 그렇게 공수래공수거로 마감하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야 ‘삶과 죽음이 하나가 아닌가’ 라는 유언을 남겼겠는가.
그러나 아니다. 죽음은 둘이다. 그래서 혼한테 한번 백한테 한번, 두 번을 절하지 않던가. 절 두 번 하면 끝나는 것이 인생이다. 그는 ‘너무 슬퍼하지 마라’고 했다. 그래도 슬프다. 귀한 생명의 스러짐이 슬프고, 전직 대통령이라서 슬프고, 극단의 선택으로 내몰린 분노로 더 더욱 슬프다.
혹 아니면 백, 우 아니면 좌, 여 아니면 야, 중간 지점의 유연함이나 너그러움은 아예 없는듯하다. 본래 법이란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사이의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방법이지 않던가. 왜 우리는 나와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는지. 어디 나라의 일뿐만 이겠는가.
아쉽다. 김수환추기경은 ‘아쉬울 게 없다’고 했다. 아쉬울 것이 없어야 삶 앞에 당당할 수 있다. 성직자처럼 그렇게 오르지 담박한 삶을 살아내지 못하는 나로서는, 이미 떨어진 꽃을 매정하게 쓸어버리는 조급함이 아쉽다.
어떤 상황에 즉각 대응하지 않고 꽃이 다 떨어진 저녁까지 기다린 다음에 쓸어내는 현명함을 노신(魯迅)은 조화석습(朝花夕拾) 즉, ‘아침 꽃을 저녁에 줍는다.’ 라고 했다. 올 봄에 떨어진 절망의 꽃은 분명, 거름이 되어 내년에 다시 방방곡곡 희망의 꽃 대궐을 이룰진대.
나 또한, 서둘러 꽃을 줍고 있다.



*朝花夕拾 : 당장 서두르지 말고 한참 여유를 두면 일이나 문제를 더 잘 마무리 할 수 있다는 뜻으로 魯迅이 사용한 글귀다.



호미   2009-05-28 20:47:33
조화석습........
또 한번 가슴에 새기며 내일을 일깨워야 할 말씁입니다.

삼가 조의를!!!
화양연화   2009-05-29 08:57:14
11시 영결식 지켜보지 못하고
출근합니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강변   2009-05-29 20:18:14
세상인심 그 누가 알리오
하늘도 땅도 모르는데
하물며 인간이야
그무었을 헤아리겠는가
꽃인지 열매인지
노란 잎인지
무심이 유심이요
유심이 무심이지요
논어학생   2009-05-29 21:12:42
괜찮으신지요? 묵념시간 고마웠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무암(無菴)   2009-05-30 08:34:52
우리를 미망과 혼돈에서 빠져나오게 한 것은 역설적으로 바보의 죽음이었습니다.
화양연화님 반갑습니다. 두분 잘 계시죠. 나날이 좋은날 되세요.
바람행인   2009-05-30 09:32:03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오늘도 날이 맑습니다.
5월이 가고 6월이 옵니다.
신록의 계절 벌써 덥네요.
골목길   2009-05-30 15:21:01 
좋은 곳으로 가시기를.... 뒤돌아 보지 않도록 고이 보내드립니다.
류창희   2009-05-30 22:47:12
요번 주 내내 그랬습니다.
허탈하고 우울하고 ...
수업하는 곳곳에서 묵념도 하고 조사도 읽고...
사람들 마다 다 각각 생각이 틀리다 보니, 아주 민감한 반응들이 ...
가신님을 되 돌아오게 할 수는 없고요.
교훈으로 삼아 희망의 싹으로 발아하리라 믿습니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와 맡은바 일에 충실해야겠습니다.
님들 고맙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경기도 정교분실초등학교
4학년때 담임 박상룡 선생님이 계시다
도시학교와는 달리 일가(가족) 같이
거의 피붙이 수준이다,
오래된 인연이지만, 일년에 한두 번 연락을 하며 살고 있다.
나는 해마다 '스승의 날' 편지 한통을 보내고,
년말에는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고향(충청도) '광천김'을 보내주신다.

지난 번, 현대수필문학상를 타면서 연락을 드렸더니
시장식 장에 초등동창 부부를 데리고 오셨다.
저녘식사 시간에는 기분이 좋으셔서
부산의 우리 문우들에게 술을 한잔씩 권하기도 하셨다.
내 남편과 엄마에게
"쟈 국어를 내가 갈쳤는디~ ..."
상을 타는 공을 생색내시며 기뻐하셨다.
그리고 내 손에 봉투 하나를 건네주고 가셨다.
수표가 한 장 들어있었다.

난감하다
이건 아닌데, 절대 아닌데...

스승의 날이 다가왔다.

'선생님 넥타이 하나
사모님 스카프 한장
등산용 목도리
나의 인터뷰기사가 실린 책한권'을 보내드렸다.

며칠이 지나, 방금 전화가 왔다.
"나가 그렇게 가르쳤단디~"
" ...  ..."
"무신 사제지간의 정이..."
"... ... 아유~ 선생님, 그게 아니고요 ..."
내말은 들어보시지도 않고
"펀지 한통이 귀허지..."
서운함과 화가 가득한 목소리로 야단을 치셨다.

순식간에 거리감이 !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나는, 내 마음 편하자고
'요따위 짓'을 했을까.
정 똑 똑 떨어지는 . 

'사제지간의 정'을 저울질한
막 되먹은 제자가 되어버렸다.


09.5.18.



호수아빠   2009-05-21 10:19:53
요즘은 스승의 날 풍속이 많이 바뀌었나 봅니다. 선생님이 제자의 발을 닦아주는 뉴스를 보았어요. 공교육이 무너지니 스승이라고 학원선생을 찾아가는게 맞는 것인지....누구든 살아 가면서 여러 스승을 모시게 되지요. 학교 선생님뿐 아니라. 살아가면서 깨달음을 준 모든 사람들이 스승이지요. 나이에 상관 없이....격식에 상관 없이...내가 누군가를 스승으로 기억하는 것 만으로도 그 누군가는 행복하실 것 입니다.
류창희   2009-05-22 08:09:48
그러게 말야. 제도권만을 칭하지는 않지.
'스승의 날 축하합니다 저는 잘 치료받고 있습니다'
' 다음 학기에는 꼭 가겠습니다'
8번 항암치료를 받은 분이 이런 문자를 보낼 때,
마음을 같이하며 울컥하지.
연가   2009-05-25 08:39:11
선생님이 노하셔도 선생님을 찾아주는 것
선생님들에게 힘이 아닐까요.
선생님에게 제자는 보약인것 같아요
류창희   2009-05-30 22:08:20
연가님, 보약이면서도 가장 큰 손님이지요.
제자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 만큼 조심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요.
그 힘이 자존심이 아닐런지요?




09년 5월 17일
한물결 총 동창 체육대회





우리 18기^^
선수들 입장
남45명 여30여명










여학생들 음식준비로 바쁘고





아직도 숨어 담배피는 남학생들





윷놀이 말이 되어 뛰어봤자 예선 탈락





이럴때는 힘을 기르기 위해
조개구이 장어꼬리 먹는 것이 최고





학교 다닐 때 공을 차면 바다로 떨어졌다나.
(믿거나 말거나 통신)
그때 차낸 공 찾으러...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를 유인하는 기술은 아직도 최고!





땡땡이 치고 놀았었던 곳에
여학생까지 데리고 가니 경치 더 좋다.





너무 멀리까지 절영도 한바퀴 걷는 바람에
올때, 택시타고 돌아왔다.





단체사진 찍으려고 하는데...
"둘이 어디갔었어"





남자 학교에서 여학생들 왜 사진 찍는데....





경품추천시간,
ㅎ씨는 트럼 세탁기, ㅂ씨는 냉장고
우린 TV가 없는데, 번호 쳐다보며 조마조마

우리 18기 선풍기 한대 밖에 안 걸렸다





황도사 꽹과리소리
온 기운 다 모으고
운동장의 가장 활발한 꽃
치어리더들 까지 와서 응원해준다.

아직은 십팔기운 '대략왕성'
왕성한 기운으로 올한해
또 힘차게 뛰어보자





내년을 기약하며
09년 집행부들 주차장에서 안녕~
수고들 많았습니다.
"18! 18! 만만세!"


한물결 가족 체육대회 끝나면,
벌써 또 반년 쑥 지나간다.





가을여자   2009-05-25 12:13:54
부산은 학교옆에 정말 바다가 있네요. 신기합니다. 일무러 여행가지 않아도 사계절 바다를 볼 수 있다니 부럽습니다.
류창희   2009-05-30 22:05:42
가을여자님,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그학교출신 남학생들이요.
모두 장가를 잘 갔는데요.
모두 바다를 그리워하는 여자들을 유인했어요.
'바다를 보면서 호연지기'를 키웠다'고... ㅋㅋ




출근 길,
광안리 은빛 바다옆을 달리다가
멈짓, 차를 세웠다.
그리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오월의 햇살, 반짝이는 바다,
하얀 바닷가에 한 수녀님이 걷고 있었다.





하늘에 천사가 있다면
바닷가에 한 수녀님이 있었다.
그림 같은 풍경에 끌리어,
멀리, 차안에서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았다.

바다와 하늘과 회색 수녀복과 흰두건
수녀님은 혼자 천천히 걸었다.
문자를 보내는 것도 같았고
서다 걷다 때로는 멈춰서서 바다를 바라보다 조가비를 줍는 것도 같았다.







참으로 색다른 광경이었다.
아침바다를 혼자 산책하는 수녀님은 어떤 분일까.
감성 짙은 소녀수녀일까.
또는 무슨 사연 있을까.

삼삼오오 바쁜 걸음으로 다니는 수녀님만 보았지.
저렇게 호젓하게 홀로 느린걸음으로 ...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눌렀다





선뜻 다가가기에는
찻길과 바다가 너무 멀었다.
출근 시간이 임박하기도 했지만,
다가가면 그 분께 방해가 될것만 같았다.
그모습 내모습과 겹쳐 마음에 담았다.

해운대도서관 논어수업에 갔다.
'스승의 날' 행사를 한다고 은미씨가 나와 꽃다발을 줬다.
그리고 다 같이 일어서서 숙연하게 '스승의 날'노래를 불렀다.

나는,
스승도 선생도 아니라며, 수업시작하기 전,
장영희님의 '괜찮아'를 답례로 읽어줬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광안리에서 본
'어느 수녀님의 모습'을 이야기 했다.

이시대의 진정한 스승은 바로 이런분들이라며 ...
장영희교수와
투병중이신 이해인수녀님을 이야기했다.
누군가 질문을 했다.
수녀님은 건강하신지, 지금 어디에 계신지?
다같이 '괜찮다" 힘내라는 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


집에 돌아와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냈다.
나 : "수녀님, 류창희입니다 오늘 오전 광안리 바닷가 걸으셨나요?"
잠시후, 문자가 왔다.
수녀님 : "네- 사월말 부산와 지금은 피정중인데
죽은 '장영희' 생각하며 아침바닷가 갔는데 보셨나요?"
나 : "예, 수녀님, 그렇게 걷고 계시니, ... 참으로 고맙습니다."






(작년 08년 6월 4일 수녀님 생신날 찍은 사진)

이해인 수녀님
수녀님 서울 병원에 입원하시기 전,
냉면 먹다 만나서 사진 찍던 그날처럼,
환하게 웃으며 우연히 마주치고 싶다.


09년 5월 13일 수요일


류창희   2009-05-15 16:54:22
나는 사진을 찍고
수녀님은 故장영희의 '추모시'를 쓰고 계셨네요.
부전   2009-05-16 08:42:08
아름다눈데 눈물이 나요
류창희   2009-05-19 16:19:05
눈물도 잘 흘리면 꽃이 된다고
이해인수녀님이 '눈물꽃'을 노래했어요.
맑게 울면 마음도 눈도 맑아져요.
에세이   2009-05-19 16:24:41
김윤정 - 수녀님이 걷고 있는 바닷가도 멋지고, 세 분 웃는 모습이 너무도 편안하여 저도 웃음이 절로 납니다.....^^* 09.05.14 16:52
류창희 - "예쁘게 찍어줘요" 그러시더라구요. 그래서 웃었어요. 모두 편안하게 그렇게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09.05.15 08:03

서장원 - 이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있나요. 어떤 각본에 의헤 짜여진 작품만 같네요. 그야말로 끌리네요. 09.05.14 22:51
류창희 - 달리는 차속에서 '그 장면'에 끌리어 정지할 정도로 아름답더라구요.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았답니다. 09.05.15 08:04

서장원 - 류창희선생님, 지난번 에세이문학 시상식때 완료추천 상 받으려고 옆자리에 혼자 앉아 있던 서장원입니다. 그날 선생님의 멋진 재치가 지금도 선하네요. 09.05.14 22:52
류창희 - 아하 서장원선생님이 그분이셨군요. 지금도 바로 옆에 계신듯 09.05.15 08:05

김경애 - 류창희님, 멋진 사진입니다. 포착하는 센스도 좋구요. 09.05.15 00:35
류창희 - 느낌이 순간! '풍경' '광경'에 압도 되고 말았습니다. 09.05.15 08:06
김경애 - 고민하시는 수녀님인가 했더랬습니다. 09.05.15 10:28
에세이스트   2009-05-19 16:29:10
조정은 - 정말? 이해인 수녀님이셨군요. 적요한 풍경입니다. 09.05.14 11:01
류창희 - 저도 몰랐습니다. 그 풍경이 하두 예뻐 차 세워놓고 한참을 그렇게 바라봤습니다. 09.05.14 18:01

귀걸이 - 철이 들었는가 보다. 배가 불둑한 수녀님이 우습지가 않고 왜 눈물이 나오려는지. 09.05.14 12:15
류창희 - 그러게요. 그래도 추기경님도 보내드리고 김점선님도 보내고 장영희님도 보내드리고, 우리 곁에 계신것만 해도 ... 09.05.14 18:02

정호경 - 울고 싶은 사람은 울어버려야 배가 들어갑니다. 09.05.14 14:57
류창희 - 그래서 정호경 선생님은 똥배가 없구나. 잘 울께요. 잘 울어야 눈물도 '눈물꽃'이 된다고 해인수녀님이 시로 쓰셨습니다. 09.05.14 18:05

안동댁 - 류창희샘 축복 받으셨네요. 그런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하시다니.. 09.05.14 15:10
류창희 - '축복' 맞아요. 축복이죠. 참 근데 , 안동댁 안녕하시죠? 09.05.14 18:07

심정 - 이해인수녀님과 류선생님이 연이 있나봅니다. 지나가다 찍은 사진 한컷이 평생 간직할 애장품이 되었으니........ 09.05.14 16:09
류창희 - 그날 꿈을 꿨어요. 바닷가에 문어 몇마리와 전복이 있었는데, 제가 커다란 전복을 두손으로 가져나왔어요. 전 딸 낳는 태몽인줄 알고... 남편에게 합방하자고 했는데.. 먼발치 해인 수녀님을! 09.05.14 18:11

정승미 - 회색 수녀복이 바다빛깔과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름다운 인연에 찡해지네요. 09.05.14 17:25
류창희 - 그러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수녀복 디자인과 빛깔 그리고 바다입니다. 그 광경 실제 봤다면 승미님도 매료되었을 텐데... 09.05.14 18:13

김대원 - 의미있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16-17일 부산에서 베트남 땅 맹호사령부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전우들이 모였습니다. 부산까지 갔으니 전화라도 한 통 드릴까 하다가 그냥 왔습니다. ㅎㅎㅎ. 09.05.14 23:53
류창희 - 다음엔 전화나 문자 주세요. 그래야 광안리 해변가에 발자국 남거든요 09.05.15 08:00


영희를 보내며

이해인

그대가 어느 봄날
나에게 그려준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맑게 밝게 순결하게 살아온 영희

'수녀님의 축시를 받기 위해
결혼을 할까보다'라고
웃으며 고백했던 영희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명랑소녀'로
씩씩하게 살아가자
함께 약속했던 영희

이렇게 먼저 가버리면
어떡하냐고 원망하는 나에게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다 말고
'미안해요!' 하며 잠시 뒤돌아 보는 영희

그대가 남기고 간
글속의 향기속에
슬픔 중에도
위로를 받으며
그리움을 달래네요

'잘가 영희야,
그리고 사랑해!'
나직이 말하는 나의 곁에
어느새
꽃을 든 천사로
꽃을 뿌리는 영희

오늘은 영희를 생각하며
바닷가에 나가
영희의 세례명인
마리아! 를 크게 부르겠어요
수평선에 눈을 씻으며
늘 푸는 엄마 성모님께
영희를 잘 부탁한다고 기도할게요
이 세상에 영희를 닮은
희망의 사람들이 더 많아져서
아름다운 세상이 올 수 있도록
영희와 함께 기도 할게요. 안녕!

2009년 5월 13일
부산 광안리
바닷가 수녀원에서


* '민들레의 영토'에서 수녀님 시를 베꼈습니다.


오드리   2009-05-22 18:33:48
마실왔다가 차나 한잔 마실가 하다가 차보다 훨씬 향기로운 시와 귀한 사진으로 마음을 씻고가네요. 연화님 마음 또한 맑고 높아서 수녀님 거니는 장면도 눈에 잡히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류창희   2009-05-22 23:29:34
시간이 많이 갔어요. 5월이잖아요.
저보다 제 짝지가 가끔 '오드리님'은 잘 있어?
물어봤는데... 제가 좀, 쫌, 그랬어요
지금은 마무리 단계로 이제 차분해 지려고요
모란도 장미도 지고 있어요
신록이 왕성해 지겠지요
무성보다 연록이 좋은데... 세월을 붙들어 둘 수 없으니
오면 또 맞이해야겠지요



5월 9일 (음력 사월보름)
파도소리 출렁이는 곳에 교교한 달빛
'오륙도'
다섯섬, 취하여 바라보면 여섯섬.






이기대 섶자리에서 바라본 광안대교
멀리 해운대 불빛풍경
바다 섬 산 도시가 다 갖춰져있다.
때로는 잊고 살지만.
걷기 좋은 봄밤,
어제 오늘 이틀을 달빛 샤워를...




무암선생이 아드님 결혼식 뒷풀이로
팀을 초대해 주셨다.
무암선생의 친구분 동재선생은 현직 체육교사이면서
부산문화회관에서 서예전시회를 열었다.





'다반향초'
차는 반쯤 마셔도 향기는 처음같다는 추사의 시구다
풍류로 겉멋으로 좋아하는 문구를 만나 기쁘다.
우리들의 모임도
반쯤은 늙고 반쯤은 시들한 것 같아도
만날때 마다 반가움과 즐거움은 처음과 같다.




먹고 사는 일이 아닌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열정에 고개 절로 숙여진다.
그 정열 배우고 싶어 경배하는 의미로
눈까지 감고, 기를 받고 있다.





자! 무암선생님 댁^^
며느리 본다고 수고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건배!!

9팀 부부가 만나 회기애애
깊어가는 밤의 흥취를 이기지 못해




마음이 시어머니 너무 젊은 것 아닌가 ㅋㅋ
좋다고 '씨익' 웃는다.

남의 혼사에 괜히 뿌듯한 마음
그 흥취 이기지 못하고 ...
달밤에 체조를!
아~ 달빛좋다.




오륙도




멀리 보이는 영도의 밤




SK뷰



사월보름
달빛샤워를 하러 갔다.

오륙도 달빛
어제도
오늘도 환상적이다.




무암(無菴)   2009-05-11 11:05:26
''당신 흰머리가 브릿지처럼 예뻐!'' 내말을 미용실에서 확인받은 모양이다.
순남이는 아마 염색하지 않을 것이다.
반백이면 어떠랴 향기는 처음과 같거늘...
화양연화님 머리결을 옆지기 몰래 잠시 훔쳐봤습니다.
역시 브릿지가... '내추럴' 좋잖아요.
류창희   2009-05-11 22:21:31
순남씨나 저나 아무렇지도 않은데,
주위 사람들이 자꾸 뭐라하네요.
'흰머리소녀'
'내추럴' 제가 추구하는 삶인데...
언제까지 당당할지 자신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