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 이메리스 장미

국적없는 꽃들이

이름있는 날의 상징이다

 

'사랑' 은 동사다

지금 막, 활동중이다

 

 

 

 

 

 

 

 

 

 

 

 

 

 

 

 

 

 

 

 

 

 

 

 

 

 

 

 

봄빛

녹두빛보다는 조금 밝은

은행빛, 은행잎이다

 

 

 

 

 

 

 

 

 

 

 

 

 

 

 

새로 움트는 은행잎이다

 

 

모양도 빛깔도 설레인다

나는 이보다 더 작은

이제 막 움터볼까말까 하는

 잎눈이 볼독한 기운을 좋아한다

 

이꽃 저꽃, 봄꽃에 홀려

작은 소녀의 젖가슴처럼

봉긋한 그 잎새의 모습을 놓쳐버렸다

 

 

 

내년 봄을 기대하며

은행잎, 그 빛깔 모양 참 예쁘다

 

 

 

 

 

 

 

 

 

 

 

 

 

 

 

<축복>

 

 

친구가 있다

같이 중국어도 하고 같이 쇼핑도 하고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일년에 대여섯번 만나서 밥을 먹는다

 

 

따로 약속은 없으며

문뜩, 땡기는 날

아침에 연락하고

오전수업 끝나면 휘리릭 날아간다

언제나 반갑게 두팔 벌려 환영해준다

 

 

그녀는 D대학 병원의 의사다

남편도 두 자녀도 다 의사다

어느 곳 한 군데 모자람이 없다

나는 그녀의 완벽을 늘 부러워한다

 

 

그런데, 그 친구는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언제나 자신을 가장 낮은 자리에 놓는다

 

 

금요일에도 그녀가 예약해놓은 이탈리안 음식점에서

방학동안 여행담을(인도 다녀온) 늘어놓았다

그녀는 뻔히 알면서도

"남편이랑 같이 가서 좋았겠네" 부추긴다

나는 "좋았지, 잠자리도 좋고, 짐꾼으로도 좋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녀도 나처럼, 다른 모임없이 남편이랑만 여행을 다닌다

그래 나는 남편이 짐꾼으로 좋은데, 너는 남편이 어때?

순간, 바로 튀어나오는 말 :

 

"나는, 남편이 내 인생의 '축복'이야"

 

 

닭살을 뛰어넘었다

지천명을 넘어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남편을 가리켜 '축복'이라 했다

 

 

나는 망설임없이

선뜻,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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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어르신들 프로를 TV로 본적이 있다

 

남편을 다른 말로 뭐라 하느냐는 퀴즈였던 것 같다

문) 여자들은 남편의 무엇으로 사느냐?

답 : '사랑'이다

할머니는 "등골"

여자는 남편의 '등골'을 빼먹고 산다'고 했다

 

문) 남편은 아내에게 평생의 무엇인가?

정답 : '반려자'이다

할머니는 "웬수"

남편은 여자의 '평생웬수'라고 했다

 

 

 

3월 31일, 오늘은  결혼 31주년이 되는 날이다

나에게 남편은 무엇인가?

 

 

 

 

2013년 3월 26일

 

 

<행운>

 

 

해운대 도서관 장산입구에

봄물소리가 콸콸콸

수업시작하기 20분전, 잠시 걸었다 

풀섶을 헤치니

에구머니~!

네잎 크로버가 벌써 나왔다

희망을 꿈꾸다

 

 

봄햇살 맑다

 

 

 

 

 

 

 

 

 

 

 

 

 

 

 

 

 

경주의 들녘을

온통 가래질을 해 놓았네요

아직, 씨뿌리기에는 조금 이른 듯한

이맘때가

봄중에 저는 가장 좋답니다

 

 

 

 

 

 

 

 

 

 

 

아무것도 없는 듯 하지만

밭 두둑에

달래 냉이 지천으로

잣나물 꽃다지 씀바귀 ....

봄향기 나 풀 나 풀 품어내고 있네요

 

 

 

 

 

 

 

 

 

 

 

벗님네 조촐한 앞마당에

아직은 추운지 따뜻한 벨벳소재의 

꽃이 올라왔네요 

 

 

 

 

 

 

 

 

 

 

 

봄, 이즈음에

 제가 무척 좋아하는 꽃이랍니다

 

 

 

 

 

 

 

 

 

 

 

조신하게

품위있게

고급스럽게

 

 

 

예~ ,

맞아요

 

 

 

나는

할미꽃처럼

그 무엇보다

 

'따 뜻 하 게'

 

늙고 싶어요

 

 

 

아니, 아니

ㅋ 피고싶어요

 

 

 

 

 

 

 

어헛! 이거 짝퉁이구먼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끌리는 디자인이 있다

아마, 샤넬라인 스커트나 투박한 버버리 코트가 그렇지 않을까?

중고등학교시절 운동화와 검은색 캐미슈즈를 벗고

처음 내 손으로 월급을 타서 샀던 세무구두가 있다

그다지 스마트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심플하다

그당시 사귀던 남학생도 그 신발을 신었었다

디자인이 남녀구별이 없는 근사한 신발이다

 

 

어느 날, 아들이 신고 온 신발이 그 디자인의 신발이다

좋아 보인다고 했더니 서울에서 내 것을 사서 보내왔다

생고무 밑창에 산책하기,

아니 가벼운 여행에 자존감 살리기 좋은 신발이다.

 

 

몇 년이 지나니 밑창이 다 닳아 구멍이 났다.

비 오는 날은 못 신고 날 맑은 날만 신고 다니지만,

신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며칠 전, 신세계센텀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다

K제화 R매장에서 그 신발이 눈에 띄었다.

 

반가운 마음에 참 잘 신었는데 밑창이 다 닳았다고 하며 보여주니

가져오면 수선해준다고 하기에, 오늘 들고 갔다

여직원이 살펴보면서 깔창을 한번 갈았느냐고 물어본다

처음이라고 했다.

신발은 자기네 신발모양이 맞는것 같은데 브랜드가 틀린다고 한다

사실 서울에서 산 것만 알지, 어느 매장 건지, 국산인지 수입인지 나는 모른다

 

 

옆에서 지켜보던 50세는 넘었을

나이뿐만 아니라 목소리에 뱃살까지 중후한 남자분이 다가와서 살펴본다

아마, 매장 주인이거나 책임자인 것 같다

매장에는 신학기 세일기간이라 여러 명이 둘러보고 있었다

 

 

“이거, 짝퉁이구만!”

내가 살풋 미소 지으며 바라보니

젊어서 취미로 성악을 했음직한 큰 목소리로

신이 나서 말을 한다

“어헛, 이거 완~전 짝퉁이네...”

나는 더 빤히 그분을 바라보다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고객인데요, 적어도 이런 고급매장에서 일하시는 분이그렇게 말씀하셔서 되겠어요

짝퉁이고 아니고는 말씀하실 필요가 없고요

선생님은 점잖게 ‘저희 매장 제품이 아닙니다.’라고 말씀하시면 될 텐데요”

 

 

사람들이 나와 점원의 한판을 안 보는 체하면서 흘끔흘끔 쳐다본다

그 시선에 더욱 힘을 받은 남자분

“아, 아주머니 이거, 짝퉁 맞습니다”라며 의기양양하게 더 큰목소리로 확인시킨다.

나는 아주 교양있는 목소리로

“예, 여기 제품이 아닌가 보군요

저는 이 신발을 아들에게서 선물 받았습니다

몇 년을 아주 아끼며 신었는데,

그 사연까지 몰아 ‘짝퉁’이라고 단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도 그의 상황을 말했을 뿐이고, 나도 나의 상황을 말했을 뿐이다

구경거리로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는 관람객들 앞에서

나는 신발을 비닐 봉지에 천천히 품위있게 담아

아주 소중하게 품 안에 껴안고 매장을 빠져나왔다

 

지금 아들놈은 하와이에 일하러 나가 있다

아들 보고 싶다

 

 

 

 

 

 

 

 

 

 

 

 

 2012년

메리~ 크리스마스!

 

 

 

 

 

 

 

 

 

 

 

 

 

 

 

 

 

 

 

 

부라우니도 보고있고

 

 

 

 

 

 

 

 

 

 

 

 

 

 

 

눈사람들도 보고 있네요

 

 

 

 

 

 

 

 

 

 

 

 

 

 

 

 

 

한해동안 잘 살았나

점검받으러 병원에 갔습니다

 

더러더러 보수공사할 곳이

부위별로 나타났지만

키 몸무게 소화기능

12호선 5구간 7번 출구에서 잠시 내려보니

아직은

이만하면 괜찮다고 여깁니다

 

예방주사 세대 맞고

 

 

 

 

 

 

 

 

 

 

 

 

 

 

'열심히 살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카드한장 매달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현관

 

 

 

 

거실

 

 

 

 

 

 

 

 

 

 

 

 

 

 

 

 

 

 

 

 

 

영근이가 만든

크리스마스 꽃장식

 

 

 

 

 

 

 

 

 

 

 

 

 

 

 

 

 

 

 

 

 

 

 

 

 

 

 

 

 

 

 

불 밝히고 이브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나갔습니다

 

 

 

 

 

 

 

 

BIFF광장에서 인증샷 찍었습니다

내 인생은 내가 주인공입니다

 

 

 

 

 

부산 남학생(남편과 친구들)

옛날옛적 여학생들과 몰려다니던

옛 추억을 찾아

 

 

 

버스타고 중앙동 정류장에서 내려

남포동, 광복동, 고갈비 골목, 부평동, 국제시장

원산면옥 할매집 미화당자리 석빙고 미문화원 먹자골목 등등

서로 파트너만 바뀐 체

 

 

 

 

 

 

 

나도

여기가 명동 이려니

여기가 종각이려니

여기가 길음동이려니

여기가 고향이려니

......

발바닥에 열이 나도록 걸었습니다

 

 

 

 

사람들 정말 많이 나와서

신바람 났습니다

 

 

 

 

 

 

 

 

 

 

 

 

 

 

 

 

 

 

 

님들, 고맙습니다

님들의 사랑속에

한해동안 힘껏 열심히 살았습니다

 

 

내년에도 올해만 같은

해피 새해를 기원합니다

 

 

퇴계 종손 이근필옹께서

<譽人造福> '예인조복' 이라 했습니다

 

 

"남을 칭찬하고, 복을 많이 짓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김장

 

 

 

 

 

 

찹쌀 풀

 

 

 

 

 

 

 마늘 생강

 

 

 

 

 

 

 

 

 흑임자

 

 

 

 

 

 

 

 

 고추가루

 

 

 

 

 

 

 

 

 멸치 액젓

 

 

 

 

 

 

 

 

 

 

 

 

 

 

 

 

 다싯물

 

 

 

 

 

 

 

 

참쌀 죽 + 멸치 액젓

 

 

 

 

 

 

무 쪽파 갓

 

 

 

 

 

 

 

 

 

 

 

 

 

 

마늘과 생강은 시아버지 갈았음 (실적)

 

 

 

 

 

 

 

 

 

 

 

 

 

 

 

 

 

 

 

 

 

 

 

 

 

 

 

 

 

 

 

 

 

 

 

 

 

드디어 새댁 영근 등장

 

 

 

 

 

 

 

 

배추 한 잎 한 잎

긴장하여 양념 칠하고 있음

 

 

 

 

 

 

 

콕콕 양념 찍으며

 잘 한다고 칭찬하니

함박 웃음 가득

 

 

 

 

 

 

 

 

 

 

 

 

 

 

새댁답게

얌전하게 한조각 마우리

 

 

 

 

 

 

 

 

 

 

 

 

 

 

 

 

다섯포기

영근이 혼자 다 양념넣고 버무림

 

 

 

 

 

 

 

 

 

 

 

 

 

 

 

며느리 왈 :

"어머님 김치 잘 먹겠습니다

새김치 해서 된장 끓여서 오빠랑 같이 밥 맛있게 먹었어요

냉장고에 넣고 보니 든든해요"

 

 

 

시어머니 왈 :

" 처음이자 마지막,

내년부터는 부르지 않을게....."

 

 

 

 

 ㅋ 새댁이 김치 다섯포기나 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김장 실습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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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김치 (2012년)

배추 10포기 기준

무 4개

갓 2단

쪽파 2단

양념 (하룻저녁 숙성)

고춧가루 2근 (1.2키로)

마늘 1키로

생강 300그람

검정깨 1컵

김장 다싯물 (멸치 다시마 황태머리)

찹쌀풀 1컵

젓갈 3컵 (새우젓 1컵)

* 새우살, 생굴

 

 

 

 

해운대 도서관 논어반

종강을 했는데도

내년 봄까지 기다리기에는 우리 회원님들은 아쉬움이 남는가보다

 

 

나는 산을 무서워한다

목표가 있어 기어 올라가기는 잘하나

높은 곳에서 내려올 때,

한 걸음 한 걸음 받쳐주는 손이 없으면

절절 매는 까닭이다

 

이런 나를 비아냥거리는 말이 있다

"진짜, 공주병이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남편 뿐이지만, ...

언저리 소풍산행은 혼자서도 잘한다

 

 

 

 

 

 

 

 

 

 

 

 

 

 

장산 입구에서 모였다

수업시간에는

내 잘난척에 내가 왕이지만

나는 밖에 나오면 한 줄 한 마디도 못한다

'칠판증후군'이다

 

 

 

 

 

 

 

 

 

 

 

 

 

 

 

 

 

 

 

 

 

 

 

 

 

 

 

 

 

 

 

 

 

 

 

 

 

 

 

 

 

 

 

 

 

 

 

 

 

 

 

 

 

 

 

 

 

 

 

 

 

 

 

 

 

 

 

 

 

 

 

 

 

 

 

 

 

위의 작품은 이승화님의 작품이다

요즘, 따님들의 출산으로 수업에도 못 나오시는데

오로지

따뜻한 차 한잔 올리고 싶어

밑에서 부터 바랑에 뜨거운 물, 차도구 찻잔,

다식,

무엇보다 처녀가 머리 올리는 제식처럼

'보리순' 첫차 시음을 하는 찻봉지를 개봉하는 순간,

신선이 따로 없다

바위에 앉아 '풍즐거풍'이다

 

 

 

 

 

 

 

 

 

 

 

 

 

이모든 차 공양의 행진의 시발점은

우리반 팀장이신 김영순님이 수업시간마다 준비한다

 

가끔 차 공양을 위해

붓꽃 인동초 패랭이꽃과 함께

박수정님도 준비한다

 

 

그런데, 초겨울 삭풍에 이승화님이 산차를 준비하셨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감동에 ...

시 한 수 까지 창으로 읊어주시니

그 앞에서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6년근 도라지차, 초코릿, 떡, 과자, 파전, 국수,

차 준비해주시고 함께 해준 님들

 

 

 

 

 

 

 

 

 

 

 

 

내년 봄 <논어 에세이> 수업을 기약하며

감사합니다

해운대 도서관 논어반 학우님들이여

 

 

 

에세이 부산 & 지성과 감성

 

 

 

 

 

 

 

 

 

 

 

 

 

 

 

 

 

 

 

 

 

 

 

 

 

 

 

 

 

 

 

 

 

 

 

 

 

 

 

 

 

 

 

 

 

 

 

 

 

 

 

 

 

 

 

 

 

 

 

 

 

 

 

 

 

 

 

 

 

 

 

 

 

 

 

 

 

 

 

 

 

 

 

 

 

 

 

 

 

 

 

 

 

 

 

 

 

 

 

 

 

 

 

 

 

 

 

 

 

 

 

 

 

 

 

회비 열심히 냈더니

한 해가 또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