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사월이 추워
 '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같지 아니하더니

오월의 오동꽃 피고 
등꽃 피고 져도
가을바람처럼 봄바람 선들해도

그래도 봄날은 가는 군요.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 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 부산 문화회관 등꽃입니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백설희 조용필 장사익
누구의 버전으로 노래 부르셨는지요?



어느해 봄,
공연장 맨 앞자리에 앉아서
장사익의 '봄날을 간다'를 듣는데
옆에 있는 사람을 
쥐어 뜯고 싶더라구요.

어찌나 쥐어짜면서 노래를 하는지...
가슴이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2010년

사하도서관 고전산책반 (명심보감)
봄학기 종강


한줌의 햇살만 있어도
세상에는 꽃이 핀다.
여러가지 사건 사고로 
봄이 추웠던  봄학기
양지꽃이 되어
고전을 같이 읽었던 님들

여송 안수구  송연 김상연  김순자  해바라기 김연숙  은하수 김은수  공주 김은아
접시꽃 김평순  향기 박미라  백순혜  공자경 송윤경  패래이꽃 윤광미
강태공 윤혜자  아카시아 이수빈  이영경 코스모스 이영숙  훨호 장양근
요염 홍수진  립스틱 정도선  산돌이 정선옥  창산 조영건  채송화 최송자
강창선  김한순  김희영  박시임  안명자  오명옥  황명주 님들

님들을 바라보는 마음
따뜻했습니다.







다 같이 소리내어
종강문구(성심편) 다시 읽어요
 

신종황제가 지은 글에
도리에 어긋난 재물을 멀리하고
정도에 지나친 술을 경계하며
거처할 때는 반드시 이웃을 가리고
사귐에는 반드시 벗을 가리며
질투를 마음에 일으키지 말고
참소하는 말을 입에 내지 말며
동기간의 가난한 사람을 소홀히 대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부유함을 후하게 대하지 말며
자기의 사리사욕을 극복하는 데는
부지런 함과 검소한 생활로써 우선을 삼고
사람을 사랑하는 데는 겸손함과 화친으로으써 으뜸을 삼으며
언제나 지난 날의 잘못을 생각하고
매양 앞날의 허물을 생각하라
만약 나의 이 말에 따른다면
나라와 집안을 다스려서 오래갈 수 있을 것이다.



*神宗皇帝御製曰 遠非道之財하고 戒過度之酒하며
居必擇隣하고 交必擇友하며 嫉妬를 勿起於心하고
讒言을 勿宣於口하며 骨肉貧者를 莫踈하고
他人富者를 莫厚하며 克己는 以勤儉爲先하고
愛衆은 以謙和爲首하며
常思已往之非하고 每念未來之咎하라
若依朕之斯言이면 治家國而可久니라



대나무를 칠 때
스승과 제자사이는 '바람차이'라고 하시더니
시원한 사하구 바람을
통째로 주셨다.







봄 마무리 잘하시고
여름건강 유의하시고
가을학기 선선하게 모두 모두 뵈어요.






부처님 오시 날
집 근처에 있는 '동명불원'에 갔다.
지 지난 해에 갔을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절도 디자인이다.

아기부처님
코끼리 타고 오셨다.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종교가 무엇이냐고?
儒敎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儒學'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럼 불교냐고 묻는다
딱히 불교라고 할 수도 없다.
전에는 친정엄마와 시어머님을 따라 절에 다녔다.
아이들을 위해 남편을 위해
더구나 조국과 민족을 위해
백일기도를 드려본 적도 없으니
나는
'보살'도 못된다.

 







사월초파일이면
연등을 구경하러 간다.
우리가족 이름을 적어
비록, 촛불하나 켜지 못했지만
법당에 들어서면 그냥 두손모은다
그리고 절을 한다.






부처님 앞에서도
차등이 있다.
크기에 따라 모양에 따라

화려하고 곱다
눈이 휘둥그레~~

아,
아,
아직 한번도
이렇게 멋진 연등을 본적이 없다.



전에  
우리 아이들 생일 날,
삼신상을 차려놓으면
시어머님께서 두손을 모아 싹싹 비손을 하셨다.

"동에 가나 서에 가나
남의 눈에 꽃이 되어..." 라고

축원을 하셨다.


정말, 꽃이 되는 이들이 있다























'향원익청'
연꽃향기 멀수록 더욱 그윽하다


화려한 꽃등을 보게 해준
꽃같은 이들에게 감사한다.


그 경지, 따라할 수 없지만,
정말, 아름답다.














법당 밖의 일일등에도 불이 밝다.
아기 부처가 돌아가시는 길
불밝혀 배웅한다.


하늘에 달빛도 별빛도 밝았다
내 마음의 등불에도
심지를 올린다.


(장소 : 부산 동명불원)







어릴 때
엄마를 따라
안양에 있는 절에 다녔다

전철을 타고 산본역에 내려서
절까지 걸어 올라가는 길이
소풍처럼 좋았다.

나는 엄마와 같이 가서 좋았고
엄마는 나와 같이 가서 좋았다





결혼 후
시어머님과 절에 다녔다
큰집어른 찾아뵙듯 의무감으로.

그리고
작은 아즈버님을 절에 모셨다,
어머님도 절에서 보내드렸다.
두분을 위해
울면서 울면서 49재를 올렸다.





그후로
분홍빛 연등보다
'영가등'이 더 익숙하다.

절에서 절을 하면
하얗게
그냥 슬프다.



'極樂往生'이
꼭 슬픈 것만도 아닌데....

08년 사월 초파일
저녘먹고 바람쐬며 걸어 걸어
'동명불원'에 갔다.

'부처님 오신 날'
어쩐지 난
'부처님 가신 날'처럼 여겨진다.

오늘 북쪽에는 함박눈이 내렸다고 한다.
5월에 함박눈이라니...
부산도 춥다.



08.05.12. 동명불원 영가등 그윽하게 곱다.



오월이 행복한 건
풀꽃들이 풍성해서 일것이다.

토끼 풀꽃이다














내가 잘하는 것 중에 하나는
네잎 크러버를 잘 찾는 것이다.

작은 유리 꽃병에 꽂아놓고
한나절이 지나면
꽃도 잎도 해를 향하여
발돋음 한다.





그런데,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잎이 중요한가?





꽃반지나 화관을 만들 수 있는 
꽃이 중요한가?

 




꽃과 잎 둘다 중요한가?





 촛점을 어디에 맞출까?

매일 무엇이 중요한지 몰라
이랬다 저랬다

꽃 이야기 하는 동안
봄날은 간~~~~다









 



어렸을 때, 아이를 뚝배기 같다고 했다.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누가 대형마트에서
스쳐지나가는 아이를 보았는데
나는 그 자리에 없었다.

그런데
내 아들인 것을 금방 알았다고 한다.

'똑 같다'라고 했다.
서로는 안 닮았다고 하는데
남들은 꼭 닮았다고 한다.
내 아들 맞다.



 




 

謹弔燈 을 켜다

 

 

 







이응백 선생님
원로국어교육학자
서울대명예교수
저서 : 국어교육사연구, 자료를 통해 본 한자 한자어의 실태와 그 교육,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서, 한자를 아는 것이 국력이다
수필집 : 기다림, 우리가 사는 길, 묵은 것과 새것,
수필문화진흥회 회장, 한자교육활성화추진회 회장,
한국어문회 이사장을 역임하셨다.





(08년 수필의 날 대구에서 이응백선생님과)



글을 쓰고 한문을 공부하는 우리에게는
큰 어른이셨다.


특히, 에세이문학 수필문화진흥회 우리의 수장이시다.
2010년 3월 29일 어제 (87세) 돌아가셨다.



춤추는 것 좋아하시고
요즘피는 하얀 목련처럼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귀여우셨다.

햇살 환하던 그날처럼
'노들강변' 선생님의 애창곡을 흥얼거려 본다.



그리고 보니 밑에 계신
문학평론가이며 대학명예교수를 지내신
장백일 선생님도 지난해 가셨네요. 

어른들 우리 곁에 계실 때
자주 만나 놀아드려야 한다.


 

(2009년 에세이문학 가을세미나장 이응백선생님과 장백일선생님)



 

(아우님 펜문학회 은사님이라는 댓글보고 장백일 선생님 올립니다)


 
천안함 사건으로 나라 안이 침통합니다

봄꽃들이 앞다투어 피는 것도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마음 속으로
근조등 하나 켭니다


그분들의 유지를 받들어
책상 앞에 앉아야겠습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2010년 2월 19일 금요일
부산교대부속 초등학교
졸업식장











조카딸  민지공주 (김민지) 졸업했다.





"민지야 축하 축하해"





할아버지 큰큰아버지 큰아버지 큰큰엄마 큰엄마 민지가족 총출동 





우리 도련님 가족(김병진 안녕아 김재환 김민지)
 참 보기 좋다





우리아버님의 손자 다섯 손녀 하나
무사히 초등학교를 다 마쳤다.
앞으로 증손들의 초등학교 졸업식을 기다린다.










무슨 초등학생이 큰엄마보다 더 크다.
하긴 내가 작기야 작지만 ...





건배는 해도 해도 기분 난다





아버님 옆에서 사진 찍으면
그냥 쨘~하게 기분 좋다.

오늘 같은 날,
민지 할머니 계셨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사랑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류창희 드림








 메트로시티 쌈지도서관
명심보감 반입니다.
 







종강날 파티가 준비되어 있는 줄 몰라
눈치없게 너무 길게 수업하였습니다.
맛있는 떡복기 떡 과일 과자,
특히 제가 좋아하는 술, 거한 자리였습니다. 
사진에는 없으나
6개월 동안
함께 하셨던 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예쁜 카드를 준비하셔서 읽으시는 이명희님


'류창희 선생님
명심보감을 만나서 의미가 깊고 줄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문학작품이나 철학책에서 깨닫는 삶의 통찰을 명심보감에서 재삼 느낍니다
그 오랜 옛날과 21세기 우리 생의 고민이 다르지 않음이 놀랍습니다.
새봄에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바라시는 모든 소망을 꼭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2009년 12월
이명희'









뒤 돌아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두터운 외투속에
오카리나 연주를 위해
의상과 악보 스피커를 준비하셔서
고운소리로 들려주신 숨어우는 바람소리 바위섬 등 등 
명희님 빗소리님
감동먹었습니다.



개인적인 사진이라 올리지는 못했으나
허춘님의 오솔레미오 청산에 살어리랏다
성악에 펜클럽도 결성해야겠습니다








화답으로 답가한다고 나가
<개똥벌레> 오카리나 반주에 음을 잡지못해
노래는 커녕 목소리도 안 나와
웃음보 터져 버렸습니다
전송진숙관장님 도와주러 나오셨다가
ㅋㅋㅋ
내가 하두 못하니

가만히나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고 했나요









아래계신 이분들
12월의 멋진날을 불러주신 합창단원들이라고 하시던데...
믿어야 되겠지요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동안
매주 월요일 저녘
제게 나눔의 기쁨을 알게 해주신 님들께
감사인사드립니다.
긴긴 겨울 방학동안 건강하시고
새봄 새학기에
개나리 꽃빛깔로
만나뵙겠습니다.
안녕히^^
 




사진 제공해주신 조애순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