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를 잠시 식히려는지
슬며시 장마가 왔다.

여뀌꽃이 피었다.







그리고, 감꽃이 떨어졌다.
영동 이북에서 태어난 나는 감꽃을 보지 못하고 자랐다.
가끔 글 속에 나오는
'감꽃 목걸이' 상상만 했었다.

접시에 담으니 과자처럼 보인다
감꽃을 한 송이 한 송이
 먹고싶다.








감꽃도 여뀌꽃도
일부러 보지 않으면
먼저 드러내지 않는
소박함이 좋다.

여름, 여름이다.







오늘, 저녁
(2010년 6월 17일)
한국과 아르헨티나 전이 열린다.
우리 시민도서관 고전의 향기반
<논어반>의 수업모습이다.


논어 태백편 14문장
子曰 不在其位 不謀其政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그 정사를 도모하지 아니한다."

좋게 말하면
"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한다."는 소리지만,
또 다른 해석으로는
"내 인생에 테클을 걸지마라"이다.

공자님도 21세기에서 적응하시려면 
월드컵 대한민국을 응원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고전의 향기반에서
얼마나 많이
"공자, 가라사대" 를 읊었던가. 





우리 반 총무님
붉은 악마뿔 씌워주니
바로 "V" 자 긋는다.
오~예!







우리 "충성!" 박회장님,
역시 점잖으신 고로
약간 어색하시다.


그러나 우리 태어날 때부터
30세로 40세로 50세로 태어났나?
다 "응애" 울면서 갓난아이로 태어났다.

나라를 응원하는 데,
나이가 무슨 상관
성별이 무슨 상관
다 한마음 한뜻이다.


이거, 뭐~~~
 바람막대기 시범도 보여야 하고





중요한건, <논어> 본분도 읽어야한다.







이제, 빨대로 바람넣는 요령도 서로 돕는다






대~한 민국
대~한 민국






짜자작 짝짝 !!! !!
짜자작 짝짝 !!! !!






논어반의 열기 고스란히 가지고 가
오늘 저녁, 가족들과 함께
외칠것이다.

"대~한 민국!"
"대~한 민국!"






무조건, 이겼으면 좋겠다
대~한 민국!




 

대 한 민 국
대~한 민국

신났다.
오랫만에 신났다.


2010 월드컵 개막











모여서 보니 더 실감난다
옆에 같이보는 해설가들의 입담으로
또는, 흥분하는 열기로































천암함 사고로
춥고 힘들었던 대한민국의 봄,
정신 집중해도 투표하기 어려웠던 지방선거
쏘아올렸으나 빗나간 나루호
우울한 마음


한방에 날렸다.


한국이 그리이스를  '2 대 0' 으로 완승했다.



  




뭐라더라~
'야드로'라고 하던가.

아래 우아한 세트들이
세계적인 유명브랜드라 하던데...

이름이 어려워 발음하기 어려운
'엔틱' 가구와 그릇이 가득한
이런 집에 갔었다.






그곳에서
예쁘게 일하고 있는 지인을 만났다







우와~
고풍스럽고 화려한
차 스푼들을 보았다

휘둥그레
 눈과 마음이 호사를 누렸다






그리고
집에 왔다 


오래 전,
내가 만든 차 숟가락을 꺼내놓고
혼자, 한나절을 놀았다





속이 텅빈
쭉정이 같은 하루










"차 한잔 하시겠어요?"

손꿉놀이 하던
나의 벗들이 보고 싶었다.



2010년 스승의 날
장소 : 삼성뷔페















아직,
찾아뵐 선생님이 계시다는 것
부모님이 살아계신것과 꼭 같다






세상에
나 같이 바쁜 여자가 또 있을까
뭐가 안되면 손발이 바쁘다더니...
오지랖이 넓다


행사날만 되면
먹어야지
 인사해야지
건배해야지
사진 찍어야지
.
.
.


프로그램 중에
자신의 근황을 자랑 하는 시간이 있었다.

글로 이미 쓴적이 있는데...

'난,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난, 얼굴보다 손이 예쁘다'
또, '자랑질'하면 몰매 맞을 것 같아


차마 내 입으로
'난, 발도 예쁘다' 라고
말하지 못했다. 











아들을 붙잡고
"엄마, 예쁘지?"
"..."
"예쁘지?"
아주 귀찮아 하며

"예, 풍선이 예뻐요" 








지성과 감성을 갖춘 문우들
초상권 말썽이 저어되어
개인의 사진은 각자의 파일에 저장합니다.


어느날 문득,
오늘 같은 날이
그리울 날도 있겠지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밝고 건강하고
지성과 감성이 가득한 날이다.
우리 모두를 사랑합니다.







어느 양지바른 무덤가에
해마다 보랏빛 풀꽃이 핀다






天不生無祿之人
하늘은 녹이 없는 사람을 내지 아니하고 







地不長無名之草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아니한다








조개나물 꽃을 크리스탈 꽃병에 꽂으니
그 또한 어울리는 아침이다


난 오월을 맞아 
어느 그릇에 담기려고 서둘러 나가는가





아파트 단지 안에
흰제비꽃이 많이 피었다.







사월의 봄이 추웠다.
비도 많이 내렸었다.
어제 강원도 지방에는
눈이 내렸다고 한다.

예로부터 산에 흰달래 꽃이 피면
나라 안에 변고가 있다고 했다.









2010년 4월 28일 오전 10시
오늘 고전의 향기반 (논어) 시간에
우리는 천안함 희생자 46명을 '묵념'으로 보내드렸다.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이천십년 사월의 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한 걸음 한 걸음
다시
걸을 것이다.



차가운 물속에서 순국하신
 대한민국 해군용사 님들,
부디, 부디
분단없는 좋은 곳,
따뜻한 곳으로 가시기를 바랍니다.







제비꽃 한송이





2월의 탄생석은 자수정이다.
이월이 생일이신 친정엄마는
자수정 반지를 좋아하신다.

요즘, 나는
엄마가 해 주는 밥이 그립다. 


 
올봄,
몸의 바란스가 흔들린다.
자꾸 힘이 빠진다.






'밥이 보약이다'

밥가지고는 안되는 상황이라
한의원에 가는 길
주차장 앞에서
제비꽃 한송이가 나를 아는체 했다.


차 안에서
 혼자 반지놀이하며 놀았다.










꽃 그늘 밑에 손가락처럼
나른하게 눕고 싶다.





 네잎 크로바

아직 봄바람이 찬데
'토끼풀꽃' 을 데리고
너무 일찍 나왔다

성질급한 '행운'


(이기대 입구 아파트 잔디밭)



오늘, 그랬다.


오전에 남구 문화원 논어 수업이 끝나고
차안에서 간단하게 쿠키와 우유 한 병을 마시고
어진샘 문학교실로 이동중이었다. 

항상 월요일이면
점심 저녘 먹을 시간도 없이 쫓긴다.
다 --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밥도 못 먹어가며 이 무슨 짓인가 싶어 서글픈 날도 있다.

누가 시키면 하겠는가.
지 좋아 하면서 엄살을 떤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광안대교를 쌩쌩 달리고 있었다.
천안함사고로 온 국민이 우울한데
사흘이 멀다하고 꾸물대던 날씨가
오랫만에 화창하다
광안리 바닷빛깔과 하늘 빛이 맑다.
거리에는 벚꽃이 화르르 화르르 피어올라
온천지가 꽃구름이다.

12시 30분에 수업시작이다.
화창한 날씨도 화사한 꽃들도
야속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노래가 흘러 나왔다.

가사와 박자가 기교없이 정직하다
양희은의 목소리가 힘차게 들렸다.
얼른, 라디오 볼륨을 높이고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조금 씩 점점크게 ... 


바닷물이.. 하늘이.. 앞차가 뿌옇게 앞을 가려
보이지 않는다.

창문을 열었다.
그러나 광안대교 위에서
속도를 낮추거나 차를 세울수가 없다.
겨우겨우 4절까지 들으며 톨게이트에 닿았다.

창문을 내려 요금 징수원을 바라보지 못했다.
혹시, 눈 마주치면 '라디오'때문이라고 말하려고 했다.
그리고 어진샘 지하주차장에 도착하여 
한참을 컥컥 울었다.
물론 수업에 지각했다.

저녘에 쌈지도서관 명심보감 수업에 갔다
의자와 책상이 모자라 뒷분들이 우왕좌왕 서성인다
수업이 자꾸 중단되었다
주위환기를 위해
반주없이 가사없이
수업중 나는 큰 소리로 노래했다.


(내 노랫소리는 책 읽는 수준이다)

몇몇 여자 분들이 고개 숙이며 눈물을 닦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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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군인의 노래 (양희은)


나 태어난 이 강산에 군인이 되어
꽃피고 눈 내리기 어언 삼십 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 죽어 이 흙 속에 묻히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아들아 내 딸들아 서러워 마라
너희들은 자랑스런 군인의 아들이다
좋은 옷 입고프냐 맛난 것 먹고프냐
아서라 말아라 군인 아들 너로다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내 평생 소원이 무엇이더냐
우리 손주 손목 잡고 금강산 구경일세
꽃피어 만발하고 활짝 개인 그날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이 내 청춘 다 갔네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푸른 하늘 푸른 산 푸른 강물에
검은 얼굴 흰머리에 푸른 모자 걸어가네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우리 손주 손목 잡고 금강산 구경가세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분단국가 대한민국에서
 군인의 가족이 아닌 자가 있겠는가
내아버지도 내남편도 내동생도 내아들도
다 한 때, 대한민국 군인이었다.




(2010년 4월 5일자 00신문 사진을 찍었다)
'영웅을 보내다  UDT사나이들 눈물의 군가'
故 한주호 준위 영결식 사진




아래 주소 : 늙은 군인의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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