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도원도



그녀가 그려 놓은 공간에

작은 별이 들어와  냉장고 TV 침대 쇼파를 들여놓았다

큰 별이 책상 컴퓨터 오디오 카메라 보드 옷 모자 들어놓았다

그녀가 나서는 길에 
그는 그녀보다 먼저 운전석에 앉아 
네비게이션을 작동 한다

그는 새볔부터 일어나
그녀가 꿈을 그리려고 들고 온  노트북으로
다음 여행지를 인터넷 검색하고있다,


겨우, 숨어든 공간에서 또 어디를 간다는 말인가

그녀,
그냥, 주어진 공간에서 붙박이인양 풍경화이고 싶은데...
괜히, 눈치보며, 청소하고, 밥하며
그녀 지금 연장 근무하고 있다


한나절, 여유를 꿈꾸는 그녀,
그녀, 몽유도원도를 꿈꾼다
홀로



* 모두 각자 밤하늘의 별들이란 이름으로
자신들의 몽유도원도를 그리고 있다.




옥수수 찌고







감자 삶고







오늘, 지나고
내일, 지나면






모래는 '입추'다


여름도
다 가고 있다.






8월 1일 낮,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25층은 증도로 떠난다고 짐을 싣고 있다.
좋겠다라는 부러움 보다는
고생 바가지로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40대 한 부부를 만났다.
선그라스를 낀 나를 보면서
"피서가세요?" 묻는다.
"예~"


그 남자(서울 남자) 하는 말,
모임에서 목소리 크게
"우리집 가자" 외치면
전국친구들이 깜짝 놀라 다 쳐다본다고 한다.
그 간큰 남자는
'경상도 사나이'라고.


또, 한말씀,
전국 모임에서 순간을 참지 못하고
술값 냅다 쏘는 남자도 '경상도 남자'라고 한다.
박력있고 의리있고
'욱'하는 성질있다.



남편의 11팀 친구들
이기대 섶자리 4시까지 '번팅이란다.
섶자리 - 구름다리 - 어울마당 - 농바위 - 신선대






전화로 모으느라 바쁘다








모이기 시작했다




어울마당에서  합류









농바위 초소가 있던 자리에서
총들기에는 한물 갔다.
손가락이나 치켜들고









오륙도가 보이기 시작
슬슬 눈이 풀린다
지친다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숨은 차고
땀은 줄줄 비맞은듯 흐르고
이러다 나 죽겠다.

쓰러지기 일보직전!






일본 나고야팀도 날아와 합류하고






염천 더위에
철모르는 코스모스 한들거린다
오륙도 등대고 보이고...

더워도 친한 척!
(ㅋㅋ 의전용 아니고 진짜 닭살이다)






식당으로 향하여


부부동반
'남존여비'
남자의 존재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하여
"위하여!"


창문이 환한 곳에서
나의 남편이 나를 잠시 보자고 손짓하여 불러낸다.


"어머! 나 뽑혔어!"
살랑대고 나갔다.
모두 내다보는데...  
남편이 폭탄을 한방 터뜨렸다.


"어이! 친구들!"

"..."

"우리집에 가서 한잔하자!"








마음에 켕기는 것은 있는지
친구들 보고
"야~야 !, 우리 마누라한테 한잔 따라라!"







우리집 가자고 한 이유
간단하다
"우리집에 에어콘 있다"

ㅋㅋㅋ 에 . 어 . 콘 !
95년도산 에어콘 있다.







간 큰 남 자
내짝지,

V자긋고
신바람났다


세상에, 친구만한 빽이 또 어디 있겠는가 


<친구>
참 좋다


'모이자' 한 마디에
한사람도 빠짐없이 모인 22명 


겁날게 무엇인가
친구들이 옆에 있는데,...







바늘 가는데 실간다
ㅎㅎ 술취한 친구가
찻상을 세워놓고 찍었다.






"아!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지만(生我者父母),
나를 알아주는 자는 포숙아 아닌가(知我者鮑叔).”


그들은 
친구다


<관포지교>
남자들 우정 멋지다












아침에
전화 한 통 받고
거울 앞에서 분도 바르지 않고






편안한 긴치마 치렁치렁 걸치고






맨발로






다섯 발가락 다 내 놓고







봉숭아 꽃물 손톱으로

 
함께
밥먹고
차마시고
이바구 저바구 주절주절 대며
한나절 놀 수 있는 벗,








연두빛 차 맛보다 
지란지교의 벗이 더 향긋하다.






수국빛깔 곱던 날 

연차를 마시다.





나, 그냥
다음날 강의가 없는 저녘무렵,
갈치조림이나 갈치구이 정도를 먹고
설렁~ 설렁~ 산책하고

그리고 한달에 한번정도 영화나 한 프로 보는
문화생활이 좋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한 계절에 1박2일 여행정도는 더 좋다.


좀더 사치를 부린다면
일년에 한번 정도
가까운 이웃나라 나들이는 더 더욱 좋다.


제목에서처럼 '싫다'를 많이 적었는데
한 문단 한 문단 삭제를 하다보니
남은 것이 하나도 없다.


물질의 '富'를 꿈꾸는 순간,
마음은 가난해진다
지금, 나의 곳간에는 풍요가 넘쳐난다
하나씩 들춰보니
구석구석 뭐든지 너무 많아 탈이다.


인 . 생 . 은 .  지 . 나 . 간 . 다.

 
잘 보이고
잘 들리고
팔다리 힘 있을 때
놀고 싶다.


적게 먹고
조촐하게 '인생' 누리고 싶다.



 


어머님 기일이었다.


나는 여태까지
젖 떨어지는 어린 아이처럼
2002년도에 돌아기신
어머님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응석을 부렸었다.


어제, 제사지내는 시간 내내
차마, 소리 내지 못하고
손끝으로 장단맞추며 노래했다.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 ~'


비로소,
비로소, 어머님을 보내드렸다.
가셔야 할 그곳으로 ...



비가 온다
밤새도록 빗소리 들리더니
아침에도 오고
낮에도 또 온다.

'그래, 진작에 그러면 되었을 것을... '

좋다.



약속
새끼 손가락을 걸듯,








지금,
제 컴퓨터 상단에는 몇달전부터
이런 쪽지가 붙어 있어요.



"매일 약속하라,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그 '약속' 이라는 것이
꼭 찍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몰라요.
더구나 '성공'이라는 단어가 거슬리죠.
'지킬것이다.' 쯤으로 여겨주세요.


상황에 따라 지킬것이
수시로 바뀌지만,
예를 들면


'설거지를 하고, TV를 보자'
'운동화 신고 30분이라도 걷고, '세계테마기행' 보자'
'단 몇줄이라도, 글을 쓰자.



불개미 한 마리처럼,
아주, 미...미... 한 것들이죠.


하지만,
자신에게 매알 약속한답니다.
"오늘은 비가 와도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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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에 예쁜 꽃입니다.

지금, 체육공원에 한 가득 피어있는
'타래란'

타래에 댕기까지 두리우니
새 색시처럼 고와요.
우리집 식탁위에 피었어요.


























아~ 아름다운 세상


느닷없이, 왔다.
내게 온 손님이다.
플랜카드 치켜들고 맞이 할만한 손님은 아니다.
초대하지도 않았다.


눈 앞에서 자꾸 알찐거려
손으로 쫓으려고 애를 썼다.
처음에는 한 마리인것 같더니
더 여러마리가 무리지어 날아다닌다.


보지 않으려고
한나절 눈을 감고 누워있었다.
"눈 감으면, 떠 오르는 모습~"
눈을 감아도 어둠 속에서도 보인다. 
' 첫사랑 님'과 똑 같다.
좀더 가까히 보고 싶지만
눈을 마주칠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가혹한 만남이다.
이 떨쳐버릴 수 없는 성가신 인연.


어느 날, 문우 '빙호'가 
자신에게 비문증이 있다고 말했다.
'비문증'이 뭐냐고 물으니
눈 앞에 나비가 날아다닌다고 했다.


'飛蚊症'
이름에 잠시 매료되어
노랑배추꽃과 보랏빛 무꽃을 연상했다.
'문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 정도 아름다운 병명은 있어야 하지않나.'
은근히 비문증을 동경했었다.







노랑 배추꽃




연보랏빛 무꽃





그저 그러려니, 4~5 개월 익숙해지면
한평생 같이 살수 있다는데...
이놈의 행적은
스토커보다 더 무섭다.


마음을 다 잡는다.
플래시 불빛처럼
천둥번개에 벼락맞는 속도감보다 낫다고.
은빛 번쩍이는 '섬광중'보다는 훨씬 낫다고.


치자꽃 향기 좋은 계절에
내 눈속에서
'설중매' 꽃잎이 화르르 화르르 피어난다.
아~ 아름다운 세상.



장다리꽃들이 화사하게 곱다.
그러나
내 눈속의 꽃들은 무채색이다.






비가 온다
어제 오늘 ...
장마철이라도 산과 들에는 꽃이 핀다

비가 오면
문득, 보고싶은 꽃들이 있다.






까치수염






꿀풀



비가오면
산과 들로 산책하고 싶다.
꼭, 비 때문에 못하는 것 같아서.... 


누구 때문도 아니다.
다 나 때문이다.








달개비꽃은
비오는 날
 빗물과 함께 바라보면
꽃물이 뚝뚝 떨어지는데요
잉크빛처럼 보입니다. 

유월 장마에 예쁜 꽃입니다.







향수를 쓴 시인 정지용이
달개비꽃을 으깨어
펜촉에 찍어 편지를 썼다지요.


달개비 꽃만 보면
보랏빛 사연 가득담아

콕 콕 콕

파란색 잉크로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