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도원도
그녀가 그려 놓은 공간에
작은 별이 들어와 냉장고 TV 침대 쇼파를 들여놓았다
큰 별이 책상 컴퓨터 오디오 카메라 보드 옷 모자 들어놓았다
그녀가 나서는 길에
그는 그녀보다 먼저 운전석에 앉아
네비게이션을 작동 한다
그는 새볔부터 일어나
그녀가 꿈을 그리려고 들고 온 노트북으로
다음 여행지를 인터넷 검색하고있다,
겨우, 숨어든 공간에서 또 어디를 간다는 말인가
그녀,
그냥, 주어진 공간에서 붙박이인양 풍경화이고 싶은데...
괜히, 눈치보며, 청소하고, 밥하며
그녀 지금 연장 근무하고 있다
한나절, 여유를 꿈꾸는 그녀,
그녀, 몽유도원도를 꿈꾼다
홀로
* 모두 각자 밤하늘의 별들이란 이름으로
자신들의 몽유도원도를 그리고 있다.
나, 그냥
다음날 강의가 없는 저녘무렵,
갈치조림이나 갈치구이 정도를 먹고
설렁~ 설렁~ 산책하고
그리고 한달에 한번정도 영화나 한 프로 보는
문화생활이 좋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한 계절에 1박2일 여행정도는 더 좋다.
좀더 사치를 부린다면
일년에 한번 정도
가까운 이웃나라 나들이는 더 더욱 좋다.
제목에서처럼 '싫다'를 많이 적었는데
한 문단 한 문단 삭제를 하다보니
남은 것이 하나도 없다.
물질의 '富'를 꿈꾸는 순간,
마음은 가난해진다
지금, 나의 곳간에는 풍요가 넘쳐난다
하나씩 들춰보니
구석구석 뭐든지 너무 많아 탈이다.
인 . 생 . 은 . 지 . 나 . 간 . 다.
잘 보이고
잘 들리고
팔다리 힘 있을 때
놀고 싶다.
적게 먹고
조촐하게 '인생' 누리고 싶다.
어머님 기일이었다.
나는 여태까지
젖 떨어지는 어린 아이처럼
2002년도에 돌아기신
어머님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응석을 부렸었다.
어제, 제사지내는 시간 내내
차마, 소리 내지 못하고
손끝으로 장단맞추며 노래했다.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 ~'
비로소,
비로소, 어머님을 보내드렸다.
가셔야 할 그곳으로 ...
비가 온다
밤새도록 빗소리 들리더니
아침에도 오고
낮에도 또 온다.
'그래, 진작에 그러면 되었을 것을... '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