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동산의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이 지고나면
아래 할아버지 꽃이 된다.
한 몸에 두가지 성을 가지고 있는
성의 조화가 신비롭다.





4월 마지막 날에 가보니
할아버지 꽃이 되어
흰머리 흰수염 늘어뜨리고 꼿꼿하게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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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중에 가장 좋아하는 꽃이다.
빛깔이 도드라지지않아서 좋다.
모양이 수줍은 듯 소박해서 좋다.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주변에 피어서 좋다.
아무곳이나 마구 뿌리내리지 않아서 좋다.
질감이 고급스런 벨벳소재라서 좋다.
꼬부랑 할미꽃 지고 나면
꼿꼿한 할아버지 수염꽃 다시 피어서 좋다.

이름하여 '白頭翁' 할아버지 꽃이다.
꽃찾아 다시 가보고 싶다.
흰머리 흰수염 보고 싶어서 ^^



까투리   2009-04-20 21:11:06
쌤! 저도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할미꽃 무지 좋아한답니다.
철없이 뛰놀던 어린 시절엔 할미꽃이 할머니 할아버지
영혼이라서 무덤주변에 피어있는줄 알았습니다.
어느듯 저도 할머니가 된 손주가 셌이랍니다.
서산에 기을어지는 해와같이 6시 방향이랍니다.
그치만 할머니란 생각을 뛰어넘어 소녀같은 기분으로
하루하루 즐겁게 살려고 노력한답니다.
선생님도 건강하시구요. 저도 할미꽃처럼
꼬부라지지않고 꼿꼿하고 건강하게 살께요...ㅎㅎㅎ
류창희   2009-04-21 08:10:05
까투리 님
꼬부라지지 않고 꼿꼿하게 사는 방법은
눈만 뜨면 서 있어야해요.
서 있지만 말고 밖으로 나가 걸어야 해요.
빛깔 고운 옷 입고 고운 립스틱 바르고...
그래야 '신상품'이 되지요 ㅋㅋ 벨벳소재의 할미꽃처럼,
집에 있으면 눕고 싶고, 누워있으면 며칠 새로 금방 '이월상품' 되는 것 아시죠?
호미   2009-04-23 17:12:46
아이고~~~
저렇게 귀한 꽃을 어디서 구하셨나요?
저는 저 꽃을 실물로 못 본지가 한참인데....
역시 쌤덕분에 올해도 봄 꽃을 바라보는 여유를 누립니다.
항상 감사하고 그립네요.
쌤도 저 꽃처럼 곱게 곱게 백두가 되실 때까지 건강하세요.
류창희   2009-04-24 20:54:03
옛날 같으면 한송이 꺾어오거나
남들이 안보면 한 뿌리 캐올 욕심을 부렸죠.
요즘은 좋고 예쁘고 귀한 것을 보면 카메라부터 들이대요.
꽃들이 초상권침해로 고발 할라나 ㅋ ㅋ
시민도서관 한번 오세요.
'백두옹'과 인사시켜드릴게요.
까투리첫째손녀   2009-05-16 17:06:33
전 꽃만보이면 휙~ 지나가는데
할미꽃을 보니 할머니의
손길이 느껴지네요
저는 이제야 깨달았네요
세상에는 꽃들이 아주 많다는것,
그리고 제가 그 수많은 꽃들을 지나쳣다는걸
이제부터 꽃을 잘 다루겟습니다
화양연화   2009-05-25 10:22:31
이제사 봤어요 까투리님 첫째 손녀님^^
꽃이 지천이라도 이름 불러줄 때 '할미꽃'이 되지요.
우리가 모든 꽃을 다 이름 불러줄 수는 없어요.
내곁에 있는 내가족 내친구부터 챙기듯,
내 곁에서 나와 눈이 마주치는 꽃
그 꽃들과 함께 피고 지고...
RaRa^~*   2009-08-22 19:40:07
어여쁜 선생님^~*
안녕하세요!!!!!

수줍은 듯 고개 숙여 핀 흔하지 않은 꽃
소생은 할미꽃을 너무 너무 좋아한답니다...
더러 다른이들이 할미꽃 좋아한다고 놀리도 하였는데...
전 어렸을때부터 할미꽃이 참 좋더라구요.
꽃잎의 색깔이 참 고급스럽잖아요....
늘 얼굴 가득 환한 웃음으로, 때론 소녀같은 수줍은 모습의 선생님을 뵐 수 있어 좋아요~~
선생님의 향기 가득한 글들로 마음이 몽글몽글 행복해요~~~
종종 선생님 뵈러 들를께요~~

할미꽃은

꽃은 4월에 피고 꽃자루 끝에서 밑을 향하여 달리며 붉은빛을 띤 자주색으로 꽃줄기의 길이는 30∼40cm이며 끝에 한개의 꽃이 밑을 향해 달리며, 작은포는 꽃대 밑에 달려서 3∼4개로 갈라지고 꽃자루와 더불어 흰 털이 빽빽이 나며, 꽃받침잎은 6개이고 긴 타원형이며 길이 35mm, 나비 12mm이고 겉에 털이 있으나 안쪽에는 없으며, 열매는 수과로서 긴 달걀 모양이며 끝에 4cm 내외의 암술대가 남아있고,흰 털로 덮인 열매의 덩어리가 할머니의 하얀 머리카락같이 보이기 때문에 할미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답니다. 유독식물이지만 뿌리를 해열·수렴·소염·살균 등에 약용하거나 이질 등의 지사제로 사용하고 민간에서는 학질과 신경통에 쓰인다네요.
전설에 의하면 손녀의 집을 눈앞에 두고 쓰러져 죽은 할머니의 넋이 산골짜기에 핀 꽃이라 한다네요.
류창희   2009-08-27 22:33:25
라라님
저절로 노래가 나올 것 같은 라라님
꽃 취향이 저하고 비슷하세요.
지난 번 '꽃양귀비'를 보던 날
제가 느닷없이 카메라을 들이댔었죠.
그날, 이 귀한 꽃을 아시는 분이구나!
느낌!
확! 꽂혔지요.
할미꽃 ^^
제가 봄을 기다리는 이유중의 하나는
벨벳소재의 할미꽃을 보고 싶음입니다.
벌써 봄이 그립네요.
가을도 오기 전에....




김점선
점과 선으로 이어지는 이름이 '미술적'이다.
김점선!
만나면 그런 여자 쉽게 친해질 것 같지 않은데,
멀리서 메스콤으로 바라보면 그냥 멋있다.





단순한 그림
화사한 빛깔
강렬한 메새지
그 모든 것이 좋다.





그림도 그림이려니,
글도 그림만큼이나 단순하고 좋다.
'늘 밝고 당당했던 여자!'
김점선,

말(馬)을 그렇게 그려대더니
말을 타고 갔나
걸어갔나.





부산에 지금 막,
목련꽃 지는 봄날에 갔다.
또 다른 세상에서 또 다른 그림을 그릴 터~
당분간,
편안히 휴식하기를 ....





삼가 명복을 빈다.







무서운 년

김점선 수필


마흔을 훌쩍 넘겼던 해의 어느 날, 부모님이 우리집에 왔다. 구석방에서 남편을 앉혀놓고 내 이야기를 했다.
나는 관심도 없었다. 부모님이 가고 난 후 남편이 내게 말했다.
"자기는 무서운 년이래"
내가 대학을 졸업하자 아버지는 내게 한 푼의 돈도 더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나는 대학원에 가야겠다고 했다.
아버지는 더없이 완강했다. 아무리 그런다고 내가 포기하겠나. 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동생들을 다 모아놓고 연설을 했다.
"너희들은 오늘부터 다 학교에서 자퇴해라. 너희들의 월사금은 다 내가 쓰겠다.
너희들 중 한 놈도 밤새워 공부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우수한 놈도 없고, 학문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놈도 없다.
미래에 대한 야망도 없는 너희들은 어정쩡한 놈들이다. 그러니 너희가 돈을 쓰는 것은 국가와 민족의 낭비다.
너희들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교통표지판과 날아오는 고지서만 읽을 줄 알면 충분하다.
너희들은 이미 한글을 깨쳤으니 그만 공부해라. 그렇지만 나는 너무나 우수하다.
지금 공부를 중단한다는 것은 민족 자원의 훼손이다. 내 민족의 장래에 먹구름이 끼는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이 더 이상 돈을 안 쓰는 것은 애국 애족하는 길이다."
동생들은 입을 쩍 벌리고 멍하니 나를 쳐다봤다. 그 광경을 부모님이 보고 말았다.
아버지는 아무 말도 않고 내게 등록금을 줬다.
그날 남편은 부모님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다.
나는 그때까지도 부모님이 그렇게 선선히 등록금을 준 이유를 모르고 있었다.
내가 동생들에게 한 일장 연설을 들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부모님은 남편에게 "재는 무서운 년이니까 너도 조심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모님은 남편이 나처럼 무서운 년과 10년이 넘도록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존경과 연민을 표했다.
백수였음에도 남편은 평생 내 부모님으로부터 무한한 동정과 연민을 받았다.
오로지 나와 살아준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김점선

이화여대에서 공부하였으며 1972년 홍익대 대학원에
입학하여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해 여름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 앙데팡당 전에서 제8회 파리비엔날레
출품 후보로 선정되어 화단에 데뷔했다.

1983년 이후 20여 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50여 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1987~1988년 2년 연속 평론가협회가 선정한
미술 부문 올해의 최우수 예술가에 선정되었다.

산문집에[나, 김점선] [10cm 예술 1. 2]
[나는 성인용이야] 등이 있으며, 박완서, 황석영,
최인호, 정민 등의 책에 그의 그림을 싣기도 했으며,
최근 신간으로 [바보들은 이렇게 묻는다]이 있다.



2009년 3월 22일 63세로 별세했다.


호수아빠   2009-03-25 11:25:27
문화가산책(?) 리포터일 때 젊은 작가들과 인터뷰하는 모습, 그의 철학이 인상깊은 사람이었는데...봄이되니 꽃이 지네요.
화양연화   2009-03-25 20:20:17
우리 집에 놀러와. 목련 그늘이 좋아. 꽃지기 전에 놀러와. 봄날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화하던 그에게 나는 끝내 놀러가지 못했다. 해 저문 겨울날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나 왔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는 못 들은 척 나오지 않고 이봐. 어서 나와. 목련이 피려면 아직 멀었잖아. 짐짓 큰소리까지 치면서 문을 두드리면 조등弔燈 하나 꽃이 질 듯 꽃이 질 듯 흔들리고, 그 불빛 아래서 너무 늦게 놀러온 이들끼리 술잔을 기울이겠지. 밤새 목련 지는 소리 듣고 있겠지.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그거 너무 일찍 피워 올린 목련 그늘 아래로.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 나희덕
호미   2009-03-25 20:39:52
또 한사람....
친구 같은 아름다움으로 이웃에 있었던 사람이
나는 모르는 곳으로 혼자 서둘러 떠났읍니다.
그가 남긴 발자취들을 지면을 통해 바라보며
내 주변에.....
그저 있는 모든이들이 더욱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쌤.
봄 시샘이 억수로 심하네요.
부산의 봄은 너무 부산스러운 바람땜시 ....
건강 챙기시고 항상 웃는 모습으로 홧팅!!!
류창희   2009-03-30 16:45:39
호수아빠,
봄꽃이 그렇게 빨리 지듯이 빨리 피는 꽃이 빨리 지네.
우리 대기만성형으로 가자구.
가늘고 길게.... 너무 지루한가?
류창희   2009-03-30 16:50:17
호미선배님,
H백화점 칼국수집에 가니
단순하고 경쾌한 그림이 인상적이었어요.
수업전에 그곳에서 자주 국수를 먹으며,
판화인가 했지요.
나중에 보니 모두 김점선 그림이었어요.
물론 진품은 아니겠지만, 늘 명화속에서 끼니를 때우며
그렇게 말그림과 소통했습니다.

부산의 봄
바람이 부산스러워 '부산'이라고 한다네요^^
수윤   2009-04-26 22:31:17 
목련의 의미 꽃말은 자연애의 사랑 , 숭고한 정신 , 우애 라고 합니다.
형제간의 우애 일 수도 있고, 벚 우 의 사랑 일 수도 있숍니다.

백목련의 의미는 이루지 못할 사랑 이라고 합니다.
목련은 꽃이 만개하여 봉우리가 활짝 폈을 때 보다 솜털같이 보드랍게 둘러싸여 잇을때,

겨울에서 초봄으로 넘어가기 이를 시기에 예쁩니다.
목련은 화목한 기운을 불러오기도 하며 헤어진 인연을 가끔 이어주는 꽃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시기와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모든 사람들은 발버둥을 치고 조바심을 냅니다.

하지만, 목련의 살포시 꽃잎을 열기전 그 모습을 스쳐지나가기만 해도.
오히려 피지 않아 더 가치있는 꽃잎 마무새가
더 이쁘지 않나요 ?

마음의 눈을 자..이제 떠보실까요
류창희   2009-04-27 15:54:22
목련꽃 그늘 아래서 시인은 '조등'으로 보고
수윤님은 형제간에 혹은 벗들간의 우애로 보고
이해인 수녀님은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처럼 / 가슴을 활짝 열고 / 하늘을 담네...'
그토록 우아하고 아름다운 눈빛에 그만 주눅이 들어 어쩔줄을 몰랐다고 합니다.

'어진 눈빛의 여인'이라 하는데,
수윤님의 감성은 여인이신가요?
아님, 남정네이신가요?
화양연화   2009-04-30 15:55:09
파우스트 - 화가 김점선님의 부고소식을 어제 들었습니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단백하고 거침없는 입담에 반했었는데..
깔끔하게 그림과 글을 정리해 주셔서 잠시나마 그녀를 위한 애도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09.03.25 02:34
花樣年華 - 파우스트님, 이제야 봐요.
정말 멋있는 여자였죠.
저와 코드는 완전히 다르지만, 김점선 같은 여인이 있어 여자의 위상이 바로 섭니다. 나도 애도-_-:: 15:35

길뫼 - 우리 집에 놀러와. 목련 그늘이 좋아. 꽃지기 전에 놀러와. 봄날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화하던 그에게 나는 끝내 놀러가지 못했다. 해 저문 겨울날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나 왔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는 못 들은 척 나오지 않고 이봐. 어서 나와. 목련이 피려면 아직 멀었잖아. 짐짓 큰소리까지 치면서 문을 두드리면 조등弔燈 하나 꽃이 질 듯 꽃이 질 듯 흔들리고, 그 불빛 아래서 너무 늦게 놀러온 이들끼리 술잔을 기울이겠지. 밤새 목련 지는 소리 듣고 있겠지.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그거 너무 일찍 피워 올린 목련 그늘 아래로.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 나희덕) 09.03.25 08:13
花樣年華 - 눈물 한 방울 같은 시입니다.
왜 우리는 꼭 지고나서야 조등으로 사람들을 만나는지 ...
살아생전 밥 한번 먹기가 ... 아름다운 시 고맙습니다. 15:37

이을규 - 아름답고 모진 이야기 그림 이야기 목련은 지는데 3월 마지막 밤에 09.03.25 22:39
花樣年華 - 3월의 마지막 밤이라고 올리신 글을 4월의 마지막 날에 답을 합니다^^ 15:38

나너하하 - 목련과 동백은 꽃이 너무 커요. 그냥 그렇게 '툭'하고 떨어지기에... 09.03.26 21:31
메이넬 - 그쵸!! 하얀 목련이 꽃잎을 축 늘어 뜨릴때 부터 웬지 일켜 세워주고 싶다니까요^^ 09.04.27 22:52
花樣年華 - 누가 목련꽃 꽃봉우리를 똑똑 따서 연꽃차처럼 우려 마신다고 하더군요.
너무 잔인하지 않나 말해놓고...
꽃봉우리 낮은데 있으면 똑 따고 싶은 마음으로 훔쳐보고, 보고, 또 보고 ... 15:41

이재선 - 동화같고 밝은 색체감의 그림도 좋고 저 세계도 저리 아름답다면 좋을까?
길뫼님의 글도 좋은데 나희덕 님의 시는 좋아 눈물 나요. 09.03.27 01:08
花樣年華 - 이재선님하고 마음일치, 가슴이 다 먹먹하답니다. 15:42




3월 8일
친정어머니 생신이었다.
다행스럽게 일요일이라 대소가가 모여 식사를 했다.
관악드림타운에 동생을 내려주고
막 경부고속도로로 올리려고 '예술의 전당앞'을 지나는데
클림트 현수막이 보여 우회전하여 들어갔다.
이미 오후 5시가 넘어 관람은 포기하고
자판기 커피나 한잔하려고 했는데
관람시간이 저녘 8시까지라고...
웬 횡재!






어때요? 위의 사진,
조금 핼쓱해 보이지 않나요?

며칠전, 필리핀 전지훈련에서 돌아온
집의 작은 놈이
외삼촌이 곡차를 즐기는 것을 빙자하여
필리핀럼주를 차에 실어주었다.
색은 좋으나 향이 없는 80도가 넘는 독한 '럼주'를
남편과 동생을 제끼고 거푸 거푸 1등으로 마시고는
밤새도록 울렁거리며 흔들렸다.

낮에는 작은집과 외갓집식구들이 모여
엄마생신 축하주로 '조니워커 불루'라는 술을 땄다.
술집에서는 무지 비싼 술이라는데...
친정식구들은 보리차처럼 '낯술'로 마셨다.
술기운 이기지 못해 화장실 들락날락 ~
그래도 또 따라주면 또 달게 마신다.





즉음과 성, 에로스로 상징주의와 팜파탈으로
당시 유럽 전체를 사로잡았던 유딧1 앞에 섰다.

관람시간 중
발광금지로 사진을 찍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 재미있어
남들처럼 나도 카메라를 들이대었다.




















클림트 그림에서 처럼
눈을 지그시 감고 에로틱한 표정을 연출해야 하는데...
남편 앞에 플래쉬 블빛이 어색하여
활짝 웃고 말았다.

다시 태어나도
클림트의 '연인'은 되지 못 할것 같다.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
대머리에 멀뚱한 모습
내 눈엔 별로 매력도 없어보이누만 ㅋㅋㅋ

어머니와 누이들과 평생을 살면서
한번도 결혼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평생 수 많은 여인을 사랑했으며 그렸으며
13명의 자녀를 두었다고 한다.

사람들 모두
그런 사랑을 꿈꾸는지
아니면 일요일 저녘이라 그런지
관람객이 대부문 청춘 남녀들이었다.





호수아빠   2009-03-20 10:28:19
구스타프 클림트....색의 마법사.....이 사람 그림은 눈을 크게 뜨고 촛점을 맞추어 볼수 없죠.....지그시 감고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환상적인 색의 사용으로 유명합니다. 여성 그림은 관능적이고 자연을 주제로한 그림들은 정열적이죠. 서울 오셧었나보네요...
류창희   2009-03-20 19:41:08
우리 남매 연달아 이틀동안 '럼주와 조니워커불루' 마시고
난 클림트 보는 동안, 아우님은 직원들과 또 들이키고
건축가동생, 디자인 공부하는 큰놈
예술인들끼리 같이 보았으면 더 좋았을 걸하며
서로 아쉬워하던 그날 저녘 이야기^^
정 세 나   2009-04-18 09:58:42
류창희 선생님 정말 오래만에 뵈오니 예쁘지시고 세련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류창희   2009-04-18 21:52:26
정세나 선생님^^
멀고 어려운 걸음 하셨군요.
분홍색 진한 몽환적인 분위기
선생님께서 그리신 복숭아꽃이 떠 오르는 군요.

시와 그림과 수필을 넘나드는 정세나선생님의 예술의 세계
클림트 코너에서 만나는 건 당연하겠지요.
선생님의 시, 그림, 수필
저희집 엽서한장에 걸어주세요 ㅋㅋㅋ
화양연화   2009-04-30 16:00:14
이을규 - 오!! 댕큐!! 09.03.24 23:55
답글 花樣年華 - 좋죠? 15:43

콩세알 - 하하~ 너무 재밌어요. 클림트 그림의 주인공 ^^ 소문은 들었어도 그닥 내키지 않았었는데
이제 봄이라 그런지 사진을 보니 클림트의 색속으로 풍덩 빠지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저런풍의 스카프 하나 두르고 거리를 헤매고 싶은 바람난 여심! ^^ 09.03.25 07:14
답글 花樣年華 - 콩세알님,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냥 슬쩍 봐서는 안 그럴것 같은데...
속은 여리고 따끈따끈 하시죠? 15:45

카이트 - 정말 좋은 작품이 많네요! 4월에는 꼭 클림트 전시에 도전해보렵니다~ ^^ 09.03.25 09:09
답글 花樣年華 - 오늘이 4월의 마지막 날인데, 어찌 다녀오셨는지요? 15:45

나너하하 - 클림트 보셨네요....부러워요 09.03.26 21:29
답글 花樣年華 - '관람운' 이라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기회가 꼭 닿는 순간들이 있어요. 저도 제가 부러워요.
그 순간의 선택이... 15:47

이재선 - 봤는데 봤는데 저 그림들~ 어디서 많이 봤는데~ 크림트라는 사람의 작품이었구나.
부산은 언제 놀러온데요. 글쎄~ 09.03.27 01:10
답글 花樣年華 - 좋은 것은 마중가야지... 올때 기다리면 영영 가버려요. 그리고 저 그림! 에어콘 선전으로 많이 나와요. 부부 침실에 주로 있어요. 열애중에 꼭 필요한 물건 ㅋㅋㅋ 진했나? 15:49


개나리

이해인

눈읏음 가득히
봄 햇살 담고
봄 이야기

봄 이야기
너무 하고 싶어
잎새도 달지 않고
달려나온 네 잎의 별꽃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을
길게도
늘어뜨렸구나

내가 가는 봄맞이 길
앞질러 가며
살아 피는 기쁨을
노래로 엮어 내는
샛노란 눈웃음 꽃



진달래 꽃                  
        
- 김소월(金素月)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류창희   2009-02-25 17:46:32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
가득가득 세봉지나 담았더니
에스카레타에서 자꾸 기울어 쏟아질것 같아 엉거주춤 서서 바로 세웠다.
누가 뭐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아 두리번 거렸는데,
아마도 내가 그녀들의 진로를 방해했었나보다.
깜짝 놀라 비켜서서 오뚜기 자세로 서너번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
눈물이 다 핑돈다.
이젠 마트 가는 것도 무섭다.
콩콩나무   2009-02-25 18:37:53
샘예 우리동네 메가 마트에 가면요. 장바구니 가져 가면 50원 빼 주는데요....
그 동네는 엄서요?
오드리   2009-03-04 06:10:45
아니, 전부 눈들이 멀었나 연화님 가녀린 몸을 보고도 그런단 말이예욧? 말도안돼! ㅎㅎ
류창희   2009-03-05 12:26:28
콩콩나무님^^
우리동네 메가마트에도 50원 빼 줘요.
느닷없이 서둘러 장에 가는 날은
장바구니를 깜빡*
잘 지내시지요?
류창희   2009-03-05 12:29:31
오드리님^^
가녀린 몸매는 '공공의 적' ㅎㅎㅎㅎ
제가 한동안 정신을 빼 놓고 몸만 허우적거렸거든요.
야단맞을 짓을 했어요^^*
이제 정신 차려야지요.





조이클럽 뮤직양상블

JOY클럽 뮤직양상블의 연주자는, 지적장애를 가진 청년들이다.
프로로서 연주활동을 하면서 자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순수하게 음악과 마주하는 그들이 표현하는 음악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준다.
15년 전 지적장애를 가진 젊은 청년들의 작은 도전이 일본 전 열도를 감동과 용기를 불러일으켰다.
그들의 무대가 '부산 & 후쿠오카 우정의 해 기념'으로 부산에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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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문외한인 나는 공연보다 친구부부들과의 교류가 우선이었다.
연주가 시작되자 호기심으로 보던 마음은 사라지고 앞줄 악기의 연주에 진지한 친구들,
뒷줄의 드럼과 리듬을 타 제멋에 겨워 춤을 추는 친구를 보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참을 수 없었다.
줄줄 눈물이 흘렸다.
귀에 익숙한 철새는 날아가고 고향의 봄과 아리랑 겨울연가와 호흡을 같이했다.
큰 울림은 그들이 들려준 아름다운 선율보다 그들의 당당한 모습이었다.
그 당당한 모습에 모두 일어났다. 남편과 남편 친구는 벌떡 일어나 아예 객석 뒤로 나갔다.
기립박수에 인색한 부산시민들도 다 일어났다. 그들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모두 한참이나 서서 박수를 쳤다.
그리고 공연장을 나올 때, 그들이 두 줄로 서서 관객들을 배웅하고 있었다.
우리네 어깨만큼도 안 되는 작은 키와 외모, 어쩜 그리도 왜소하고 천진하고 어눌하고 수줍어하던지…
무대 위의 그들은 프로다. 음악이 직업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당당함!
그 모습, 그 소리, 오래도록 가슴에 새겨지고 울림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동생의 댁인 호수어미와
조카인 호수가 어학연수를 떠나는 것을 보며
물론 잘 적응 하리라 생각은 했었다.

벌써, 현지의 풍경화를 그려내고 있다.
실시간,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







호수가 보내온 내용 [펌]

아빠 잘계셨어요? 저는 자전거도샀고 자전거여행도 하고 학교인터뷰도 하고 바쁜1주일을 보냈어요.

사진 처음부분에는 엄마랑 함께 TRAFALGAR PARK에서 하는 오페라 공연을 보러간 것이구요
그다음장면은 성당을 방문한 사진,그 다음은 베이컨 먹다가 비계만 먹는 사진,
그 다음은 우리집 마당에서 자두,레몬 따는 모습 다음은 자전거 산날 부둣가,PIONEER PARK,
그리고 학교에서 찍은사진,다음은 잘때 무서워서머리맡에 두는 우리집 완벽 보완경비시스템(?)이구요,
다음은 인터넷으로 체스를 배우고 체스게임을 사서 엄마랑 요즘은 판당 20c씩 내기 해요

이 후의 사진들은 모두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 장소에요
TRAFALGAR PARK에서 프라연습,TAHUNANUI BEACH에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아참,그리고 여기서도 쏘랜토차가 있어서 찍어봤어요.
다음 주 에는 개학을 하기때문에 엄마랑 많이는 못 다닐것 같아요.
아빠도 건강하시고 진지 잘챙겨 드세요.


호수아빠   2009-02-02 12:01:45
국내 정세가 암울하다 보니 집사람과 호수가 해외에서 호강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그런 것이 아닌데...
삶이란 지구촌 어디에서나 자기개발의 열정이 만드는 것인데....
류창희   2009-02-02 12:52:31
풍경이 좋고
호수와 지숙이 인물이 출중하다보니 ㅋㅋㅋ

오늘 아침, 지구촌 뉴스!
성욱이놈 요트 전지 훈련가서
콘테이너는 한달만에 도착했으나
바람이 불지않아
'호비'는 못타고 '말'타고 있고,

재환이 민지는
설날 아침 떡볶기와 삼겹살 먹다가
민지 배탈나 이국땅에서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하고,

우리나라를 빛낼 꿈나무들
물설고 낯선 곳에서 전투 중^^*




호수와 호수어미의 1년간
뉴질랜드 생활을 위하여

'위하여!'을 위하여
84산 와인을 호수아빠가 준비했다




호수가 엄마를 도와 안주를 만들고 상을 차렸다





그리고
1월 15일 뉴질에 도착하여
집 외부를 공개했다








창이 넓고
양쪽으로 탁 트인 공간이
식당 방 이라는데
보기만 해도 너무 좋다
바로 이웃이면 좋으련만...
너무 먼곳에 있다^^*




호수가 뉴질랜드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참 좋은 세상이다
현지에 가보지도 않고
한국에 앉아서 학교와 거처할 집을
다 택하고 떠났다.

또 다른 경험으로
또 다른 세상을
또 다른 꿈을 이루고 있는 중이다

호수네 가족^^*

사진: 호수아빠 류권현


호수아빠   2009-01-29 05:09:19
한국에서는 도저히 꿈꾸지 못한 순수한 자연세상. 컴퓨터게임과 멀어지는 세상. 뛰어 놀 수 밖에 없는 세상.
류창희   2009-01-29 09:44:31
어린시절,
잊혀지지않는 기억들이
내 평생의 정서가 되듯이
의식속에 깊이 자리잡을 터!
초록 평화 따뜻함
엄마 아빠 사랑속의 호수^^*
































개강날이면
숙제를 해오라고 말했지만
10년 넘어 한번도 검사한적이 없다.
이번 학기 처음으로
카메라에 담았을 뿐
검사하지는 않았다.

류창희   2008-12-24 12:48:47
님들, 어쩌지요.
노트가 100 여분이 넘는데
뭔가를 잘못 건드려 더이상 올릴 수가 없어요.
복구되는대로 노력할게요.
혹시 내것은 왜 안올리나 항의하실까봐^^
다 잘 지내고 계시죠?
하오하오   2008-12-29 10:52:34
에구머니~
내것이 잘려서 천만다행입니다.
근데 왜 저렇게들 열심히 한대요.
숙제검사도 안하는데....
태공   2008-12-29 19:56:13
태공의 노트도 없어서 다행이다 싶은데, 섭섭도 합니다.,
방학하니 글씨 쓸일도 없이 벌써 봉학기가 기다려집니다.
류창희   2008-12-30 08:51:12
하오하오님
하오하오님은 더 열심히 하시면서...
한문이 마약성분이 좀 있는 것 같아요.
한결같이 못 끊는 것을 보면^^*
류창희   2008-12-30 08:54:09
태공님
노트에 이름을 적지않아 어느 분 것이 어느 분 것인지.
아직 사진첩에 가득인데... 용량이 너무많아 자꾸 멈춰버려요.
봄학기에 다시 시작할게요^^*
방학에는 무조건 놀아요. 다 잊어버리고!
이미자   2009-01-05 18:01:20
ㅋㅋㅋ 정말 그때가 생각나네요~
역쉬 선생님 제자분들 열띠미시네요~
새해복마니받으세요~
류창희   2009-01-06 17:19:44
이미자님
ㅋㅋㅋ 정말 그때가 생각나지요?
전 정자님이 구워오던 통밀 카스테라도 그리워요.
아 ~ 열심히 했죠.
지금 다른 분들도 모두 열심히 해요.
나만, 놀고 있네요^^*
사과   2009-01-30 22:59:17
선생님의 열정이 이곳에도 가~아~득 하네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화양연화   2009-04-04 12:01:01
이렇게 들어 오신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
사과님, 사과드려요.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어요.
님도 복 많이 많이 ^^






또, 한해가 간다.




김장하고



쌀 콩 조 팥 보리 오곡을 준비했다

노란 은행잎과 코스모스꽃잎 두어장 말려
창호지 문 바르고 문풍지 붙이면
겨울이 왔다.

연탄 100장 들이고
김장 100포기 하고

길음동 시절
엄마가 매해 겨울이면 하던 일이다.
그시절 엄마나이보다 지금 내 나이가 훨씬  위가 되었다.


이제 나도, 엄마흉내를 내며
겨울을 맞는다.






빙호   2008-12-24 10:51:29
대추 빛깔이 너무 곱습니다. 붉은 색이 전하는 안온함 속으로
침잠하고 싶어집니다. 패트병마다 잘 익은 가을을 들여놓고,
쭉정이가 아닌 알곡을 건사하는 야무진 손끝을 쳐다보면서
오곡백과 같은 추억을 갈무리하는 당신은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류창희   2008-12-24 12:51:42
대추차 끓여먹으며
찹쌀로 팥으로 콩으로 좁쌀로
허기진 몸과 마음을
통통 살찌우려고요.

그리고,
거실로 들어오는 겨울햇살 맞으며
실컷 뒹굴뒹굴
겨울 속에서 빈둥거리려고요.

"꿈도 야무지지요?"
알밤나무   2008-12-29 10:25:47
저도 당장 집에와서 쌀을 병에..ㅋㅋ당근이랑 무우랑도 나 따라쟁이지요....~~~
하오하오   2008-12-29 10:54:38
소꿉놀이 같아요
저도 이제부터 패트병 모아두어야지
보기만 해도 부자같아요
채송화   2008-12-29 20:03:08
동화속 엄마같아요 그렇게 하면 썪지않나요?
곳간이군요. 전 그때그때 사다먹는데 재밌어요.
류창희   2008-12-30 08:57:40
알밤나무님
저는 살림이 큰 살림이 아니라서...
공기돌만하게 깎뚝썰기해서 동글린 당근과 무는 정말 먹기좋죠?
우리 중년들 간식으로 강추!
류창희   2008-12-30 09:05:00
하오하오님
부자 같은 것이 아니라 정말 부자인데요.
벌써 패트병안에 곡식 반도 안 남았어요.
지도 얻었으면서
차곡차곡 담아서 다 나눠주는 것이
제 '취미활동'이라서...
그러고 또 내~ 얻어먹죠. 측은한 표정지으면서...
소꿉놀이 재미있어요
류창희   2008-12-30 09:08:21
채송화님
벌레가 침입을 못해서 좋아요.
그러나 저는 벌레보다 쳐다보는
재미가 더 좋거든요.
그때그때 사야 신선하고 좋은데,
괜히 종종걸음치면 마음이 바빠서리...
게으른 사람의 변입니다.
리지앙   2009-01-01 10:58:13
패트병넣어 뒷베란다두면 되나?
곰팡이는 안생기고?
언제까지 보관하지?
딴건 필요없고 좁쌀 한병 얻으러 방문할게요.
류창희   2009-01-03 23:19:56
리지앙님
좁쌀?
노란 색만큼 맛은 더 샛노랗답니다 ㅋㅋ
소문내지 말고 몰래 오이소^^*
가을여자   2009-01-13 15:46:25
곳간의 곡식 누가 다 먹어요?
담았다가 쏟았다가 심심하지는 않겠어요.
살림이 귀찮지도 않나요?
류창희   2009-01-15 17:26:43
가을여자님
우리 집에는 영식이도 있지만
두식이도 있고
운동선수도 있고요.

병에 담는 것은 두식님이 하고요.
전 흘리지말고 잘 담으라고 호되게 지시만 한답니다^^*